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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트럼프 관세發 ‘전자제품 대란’ 우려…대만 페가트론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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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트럼프 관세發 ‘전자제품 대란’ 우려…대만 페가트론 경고

퉁츠셴 페가트론 회장. 사진=CNA이미지 확대보기
퉁츠셴 페가트론 회장. 사진=CN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 전자제품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대만 페가트론이 경고했다.

28일(이하 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퉁츠셴 페가트론 회장은 이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로이터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페가트론은 대만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전자제품 수탁생산 업체로 글로벌 전자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공급망 역할을 하는 대기업이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조립업체 가운데 하나로 잘 알려져 있고 델·HP 같은 글로벌 기업에도 노트북, 태블릿, 서버 부품 등을 납품하고 있다.

퉁 회장은 "2개월 안에 미국의 상점 진열대가 제3세계 국가처럼 비어 있을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상점에 가도 상품이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워싱턴이 관세를 부과하거나 철회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미국 소매업체들의 결정이 혼란에 빠졌다"면서 "이로 인해 물류체계가 중단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등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부과하려던 관세를 일시 유예했지만 미국으로 수입되는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10% 관세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퉁 회장은 "관세 유예가 이뤄졌다고 해도 수입업자들이 물량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않을 수 있다"면서 "10% 관세가 철회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현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인 '원활한 물류 흐름'을 교란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다만 퉁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인상한다고 해서 세계 다른 지역이 똑같이 움직이지는 않는다"면서 "대만계 수탁생산 업체들은 기존 해외 생산계획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조 기지를 세우는 것은 2~3개월 관세 변동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장기적 계획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페가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이후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멕시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해 왔다. 퉁 회장은 "어디에 공장을 세울지에 대한 결정은 대만 업체가 독자적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들과 협의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