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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美, 특정국에 관세협상 시한 연장할 것"...日·佛·남아공 등에 협상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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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美, 특정국에 관세협상 시한 연장할 것"...日·佛·남아공 등에 협상 자문

특정 국가와 협상 타결해도 몇 개국과 묶어 일괄 발표 예정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일본,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와의 관세 협상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일본,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와의 관세 협상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일본,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남아공 등의 대미 관세 협상에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제시할 유인책과 미국의 무역 정책, 대미 협상 전략, 미국과의 관계 개선 방안 등에 관해 이들 국가에 조언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정부가 상호 관세 시행을 7월 8일까지 90일간 유예하고, 현재 주요 국가들과 협상하고 있으나 관세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졌다고 판단되는 특정 국가에 대해서는 이 시한을 연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WSJ가 지적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모든 관세 협상은 개별 국가를 상대로 각각 진행되고 있어 국가별로 미국 정부의 대응이 달라진다.

미국 정부는 특정 국가와 합의에 이르러도 이를 즉각 발표하지 않고, 다른 몇 개 국가와 함께 동시에 발표할 것이라고 미 정부 측이 금융기관 관계자들에게 설명했다. 미 정부는 오는 7월까지 일주일에 6개 국가씩과 협상할 계획이라고 WSJ가 전했다.

이 신문은 “크고 작은 나라들이 월가의 은행들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 전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미 은행들이 무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면서도 백악관에 정치적 또는 상징적으로 양보로 비칠 수 있는 이슈로 트럼프 정부와 협상하라고 조언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일본의 세금 시스템이 미국 제조업에 불이익을 준다는 트럼프 정부의 주장에 어떻게 대응할지 골드만삭스에 자문했다. 일본 정부는 이 은행과 협의에서 미국 정부를 만족시키려고 세금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남아공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외교 갈등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의 토지 정책이 백인을 차별한다는 이유로 올해 11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토지 몰수와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가 핵심 논의 주제인 상황에서 우리가 남아공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 어떻게 참석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지난 1월 공익적 상황에서 국가가 개인의 토지를 보상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에 서명했다. 이는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 정책) 이후 토지 개혁 차원에서 나온 정책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3월 미국 주재 남아공 대사를 추방했으며 미국이 남아공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에 31%의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밝혔었다. 남아공은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에 서둘러 자문을 요청했다.

블룸버그는 27일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에서 서방 들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7월 초 '90일 유예'가 끝나기 전에 소규모의 잠정 합의가 이들 국가에 더 유력해 보인다"면서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파괴적인 무역 정책의 빠른 성공을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일본은 무역 협상을 이끄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며칠 내 두 번째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아마 인도가 대미 무역 협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정부가 관세 협상 시한인 오는 7월 8일까지 한국을 비롯한 75개 국가와 협정을 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주 초 JP모건 체이스 은행 주최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중국과의 협상에 2~3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27일(현지 시각) A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는 "우리가 협상 중인 17∼18개 국가와의 중요한 무역 협정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무역 협정은 수개월이 걸릴 수 있지만 원칙적 합의를 하고 무역 파트너들이 협정 범위 내에서 행동하고 관세를 다시 인상하지 않는다면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