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DP·고용 지표 등 주목...달러 약세 물결 재개 전망 확산

이날 미국의 제조업 활동 보고서가 실망스럽게 발표되면서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며 달러화 매도 빌미가 됐다.
이번 주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지표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이달 초 급락 이후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선 달러화의 후속 향방에 투자자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실제 미국 경제 지표에 미칠 영향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현재는 폭풍 전야 상황"이라며 "이번 주에 진짜 중요한 지표들이 나오는데 지금까지는 주로 약한 심리지표만 확인했지만, 1분기 GDP와 같은 실물 경제 지표에서도 약세 신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이번 지표는 본격적인 관세 부과 이전의 수치"라고 덧붙였다.
이날 달러화는 엔화 대비 1% 하락한 142.24엔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또한 월간으로 엔화 대비 약 2년 반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달러화는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서도 1%가량 하락한 0.8208프랑에 거래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약 0.58% 내린 98.68로 주저앉았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4% 상승한 1.1411달러를 기록했다.
JP모건체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과 중국에 대한 거친 수사로 인해 달러 약세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의 미라 찬단 글로벌 외환 전략 공동 책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여러 분기에 걸쳐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는 달러 약세의 두 번째 물결이 일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1월 20일 이후 이날까지 달러화는 약 9%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73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첫 100일 동안 달러화가 8.1% 하락한 데 이어 대통령 취임 후 첫 100일 동안 거둔 최악의 성과다.
JP모건의 찬단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시장을 지탱해 왔던 주제인 ‘미국 예외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찬단은 "미국 성장의 두 기둥인 이민과 재정이 긴축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실질 정책금리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면서 더 마이너스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유로화가 연말까지 달러 대비 1.2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또한 다음 달 2일 발표 예정인 4월 미국 고용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일자리 증가세가 여전히 예상되지만, 한 달 전보다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달러화 약세와 맞물려 금값은 이날 다시 상승 시동을 걸었다. 금값은 지난주 트로이온스당 35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고점 대비 5% 넘게 하락하며 조정받았으나 투자자들이 다시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며 재상승했다.
금 현물 가격은 이날 뉴욕 시장 후반 3338.28달러로 0.6%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도 1.6% 오른 3349.60달러를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