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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들, '강달러 시대' 연내 종료 전망...유로화가 '기축통화' 지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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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들, '강달러 시대' 연내 종료 전망...유로화가 '기축통화' 지위 위협

유럽연합, 유로화와 유럽 자산에 투자금 몰릴 것으로 기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28일(현지 시각) 관세 전쟁 등으로 인해 미국의 달러화가 연말까지 지속해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28일(현지 시각) 관세 전쟁 등으로 인해 미국의 달러화가 연말까지 지속해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기축통화 지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유로화가 달러화 지위를 위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럽연합(EU)은 달러화가 안전자산 명성에 상처를 입었다며 유로화가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 시각) “지난주에 미국의 달러·주가·국채의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유럽에 기회가 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주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 참석한 유럽 측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유로와 유럽 채권 등 유럽 자산에 투자자들이 몰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전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집행위 커미셔너는 지난주에 열린 IMF 관련 회의에서 “우리의 안정성, 예측 가능성, 법치주의 존중이 이미 힘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유로화 자산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NYT는 “유럽으로 자산이 빠져나간 가장 광범위한 증거로는 4월 이후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가 5.4% 상승했고, 1유로가 1.13달러에 거래돼 2021년 말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유로화 가치 상승과 유럽 자산 투자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유로화가 세계 기축통화로서 달러화를 대체하는 장기적인 변화의 시작인지 정책 결정권자와 투자자들이 모두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화는 현재 20개 회원국이 사용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의 외화보유액에서 유로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가량이다. 세계 무역에서 50% 이상이 달러화로 결제되고 있으며 유로화의 비율은 30%가량이다.

NYT는 “유럽 채권 투자 수익률이 미국에 비해 더 높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자의 신뢰가 쌓였다”면서 “이에 따라 유로존의 한 나라가 경제적인 혼란에 빠지면 그 영향이 유로 자산 전체에 미치는 위험이 최소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로화가 최근 모멘텀을 잡았지만, 달러화를 대체하는 기축통화 자리를 차지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CNBC와 한 인터뷰에서 무역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유로가 강세를 보이는 데 대해 “유럽 국가가 패닉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이) 유로 가치를 되돌리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유럽인들은 유로 강세를 원하지 않고, 우리는 강달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들은 당분간 달러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주요 IB들은 대부분 달러 약세 전망으로 돌아서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구조적인 달러 하락 추세를 예상했다. 도이체방크는 향후 5년간 유로-달러 환율이 1.30달러 수준으로 치솟아 강달러 시대가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들어 8.3% 하락한 달러인덱스의 내림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미국 자산 예외주의가 퇴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최근 발생한 미 자산 매도세의 대부분은 유로존 투자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유로-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9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대비 달러 가치가 3.5% 추가 하락한 수준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