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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관세 대응 차원으로 브라질 대두 수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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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관세 대응 차원으로 브라질 대두 수입 급증

저우산항 4월 브라질산 대두 하역량 전년 대비 32% 증가
미국산 대두에 추가 관세 부과하며 수입 다변화 가속화
한 농부가 4월 파라과이에서 콩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미국산 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브라질과 같은 국가로부터 더 많이 구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농부가 4월 파라과이에서 콩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미국산 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브라질과 같은 국가로부터 더 많이 구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고조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줄이고 브라질과 같은 대체 공급국으로부터의 대두 수입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중국 국영 방송사와 제휴한 소셜 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Yuyuantantian)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중국 저우산항에 약 40척의 브라질 대두 선박이 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수치로, 이 항구에서는 이번 달에 총 70만 톤의 브라질산 대두를 하역할 전망이다. 하역량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규모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미국산 콩에 대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브라질을 비롯한 다른 국가로부터의 수입을 늘려왔다. 특히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이후, 중국은 이에 대응해 미국산 대두 수입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며 수입 다변화를 가속화했다.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중국은 트럼프의 '호혜적' 관세 정책에 맞서 미국산 모든 수입품에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의 대두 공급원을 미국에서 브라질 같은 다른 국가로 더욱 빠르게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의 2분기 대두 수입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4월 10일까지의 주간 구매량은 7만2800톤이었으나, 4월 17일로 끝나는 주에는 겨우 1800톤으로 크게 줄었다.

농산물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장기적인 수입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특히 브라질은 남반구에 위치해 북반구인 미국과 수확 시기가 반대되어 연중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으로, 주로 사료용과 식용유 생산을 위해 대량의 대두를 수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식량 안보를 국가 안보의 중요한 축으로 간주하며, 농산물 수입 다변화를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남미 국가로부터의 농산물 수입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농업 협력도 강화하며 수입원을 다양화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 농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두는 미국의 주요 수출 농산물 중 하나로, 특히 중서부 농업 지역의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상실은 이 지역 농가들의 수입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국가들은 중국의 수요 증가로 인해 대두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아마존 우림 지역의 농지 전환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환경적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중국의 농산물 수입 구조 변화는 더욱 굳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농산물 무역 지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