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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 항구, 미·중 무역전쟁 속 페루와 직항로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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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 항구, 미·중 무역전쟁 속 페루와 직항로 개설

미·중 무역 긴장 속 라틴아메리카와 유대 강화 전략
"21세기 해양 실크로드" 청사진 일환...물류비 20% 절감 효과
중국 광동성에 있는 광저우 항구. 이 새로운 노선은 중국 가전제품, 전자 제품, 가구 및 자동차 부품의 남미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광동성에 있는 광저우 항구. 이 새로운 노선은 중국 가전제품, 전자 제품, 가구 및 자동차 부품의 남미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
중국 남부 최대 해상 허브인 광저우 항구가 4월 29일 페루 찬차이 항구와 직항로를 개설했다고 중국 국영방송 CCTV가 보도했다. 이번 항로 개설은 미국과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원이 풍부한 라틴아메리카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리마 북쪽에 위치한 찬차이 항구는 최근 남미 태평양 연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아시아를 오가는 논스톱 항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CCTV에 따르면, 300미터 길이의 코스코 볼가호는 광둥성에서 생산된 냉장고, 가전제품 부속품, 자동차 부품 등을 담은 40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싣고 첫 항해를 시작했다. 이 직항로를 통해 약 30일 만에 페루에 도착할 수 있으며, 물류비용을 약 2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개설된 항로는 광저우 난사항과 멕시코 만사니요 항구, 칠레 샌안토니오 항구 등 라틴아메리카 주요 항구들과의 연결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의 가전제품, 전자제품, 가구, 장난감 등의 중남미 수출이 확대되는 한편, 태평양 연안의 고품질 과일과 해산물, 안데스 산맥의 레드 와인 등이 중국에 더 빠르게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찬차이 항구의 첫 번째 단계는 중국 국영 해운기업 코스코가 14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했으며, 지난해 11월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의해 공식 개통되었다.

당시 시진핑 주석은 15개 선석을 갖춘 이 심해 항구가 "21세기 해양 실크로드"의 성공적인 시작이자, 고대 실크로드 무역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고 선언했다.

중국과 페루는 각각 베이징과 리마를 아시아와 남미 사이의 주요 운송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수십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직항로 개설은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새로운 시장과 자원 확보를 위해 라틴아메리카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로 양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무역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항로 개설이 단순한 무역 확대를 넘어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와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장기적 전략의 일부라고 분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