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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美 제품 가격 인상 불가피...트럼프 관세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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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美 제품 가격 인상 불가피...트럼프 관세 여파”

27일 런던 마라톤에서 에티오피아의 티그스트 아세파가 여자 마라톤 레이스에서 우승한 후 세계 기록이 적힌 아디다스 신발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7일 런던 마라톤에서 에티오피아의 티그스트 아세파가 여자 마라톤 레이스에서 우승한 후 세계 기록이 적힌 아디다스 신발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스포츠웨어 기업 아디다스는 2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자사의 미국 판매 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CNBC 등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성명을 통해 "더 높은 관세는 결국 미국 시장에서 모든 제품의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아직 가격을 얼마나 인상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디다스는 특히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무역 갈등으로 인해 연간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은 보류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145%에 달하는 관세율과 관련해 "백악관의 대(對)중국 관세에 '어느 정도 노출돼 있다'"고 인정했다.
아디다스는 "미국과 주요 수출국 간의 협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불확실성이 커, 최종 관세가 어떻게 결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아직 어떤 최종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아디다스는 또한 "높은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은 결국 자사 제품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그 영향을 정확히 수치화하거나, 소비자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디다스는 현재 미국 내에서 자사 제품을 거의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슈퍼스타, 삼바, 스탠 스미스, 가젤 등 대표적인 운동화와 스포츠웨어로 잘 알려진 아디다스는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는 현재 미국과의 무역 협정 부재로 최대 40% 이상의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이다.

아디다스는 이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과 소비자 수요 감소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CNBC는 아디다스의 이러한 고민이 초저가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부터 고급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에 이르기까지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대부분의 소매업체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아디다스는 미국발 관세 위험이 없었다면, 강력한 주문량과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시장 반응에 힘입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그렇지만 기존 실적 전망을 유지하면서 “예상 가능한 결과의 범위가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아디다스가 이날 발표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5% 급증한 4억3600만 유로(약 4억9650만 달러·약 7100억 원)를 기록했.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3억8300만 유로를 웃도는 수치다.

회사의 분기 매출은 12.7% 증가한 61억5000만 유로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도 3.8%포인트 상승한 9.9%로 집계됐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아디다스가 모든 부문에서 진전을 보이며 안정적인 실적을 발표했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들어 아디다스가 전 지역과 유통 채널에서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미국의 관세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기를 아디다스는 바라고 있지만, 향후 영향을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