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신규주문 급감하며 PMI 49.0 기록...3월 50.5에서 후퇴
트럼프의 145% 관세 압박으로 수출 중심 성장에 빨간불
트럼프의 145% 관세 압박으로 수출 중심 성장에 빨간불

중국 국가통계국이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을 기록했다. 이는 3월의 50.5에서 하락한 것으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예측한 중앙값인 49.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PMI 지수 50은 성장과 수축을 구분하는 기준선으로, 이번 수치는 중국 제조업이 2개월간의 확장에서 다시 수축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신규 수출 주문 지표의 급격한 하락이다. 이 지표는 3월 11개월 최고치인 49.0에서 4월 44.7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발표한 '호혜적'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미국과 중국은 보복 관세 사이클에 진입했다. 미국은 중국 제품에 14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이에 대응해 미국 제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러한 무역 긴장은 중국의 주요 성장 동력인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 경제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하며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보였으나, 2분기 들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위기 속에서 내수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수출은 중국 경제의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3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는데, 이는 미국의 고율 관세를 예상한 많은 기업들이 주문을 서둘러 처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4월 PMI 지표는 이러한 '선적 서두르기' 효과가 사라지고 실질적인 수출 타격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연간 목표로 설정한 5% 경제성장률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 진작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자 신뢰 약화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해 내수 회복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145%의 관세가 "실질적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중국과의 대화 의지를 시사했다. 그러나 중국은 모든 논의가 동등한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두 경제대국 간의 무역 갈등이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경제국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자국 수출 산업이 받을 수 있는 간접적 영향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 PMI의 하락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공급망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추가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국제 무역 환경과 글로벌 경제 전망에 중요한 시그널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