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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카나 AI, 미·중 갈등 속 국방 분야 진출 기회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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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카나 AI, 미·중 갈등 속 국방 분야 진출 기회 포착

엔비디아 투자 받은 스타트업, 자국 개발 AI 솔루션 수요 증가 예상
"미국 정책 예측 불가성, 일본 방위·정부 분야 국산 AI 필요성 높여"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사카나(Sakana) AI는 국내에서 개발된 AI 솔루션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사카나(Sakana) AI는 국내에서 개발된 AI 솔루션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AI 스타트업 사카나 AI(Sakana AI)가 미국의 예측 불가능한 외교 정책으로 인해 일본 국내에서 개발된 방위 관련 인공지능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30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AI 칩 선두기업 엔비디아(Nvidia)의 투자를 받은 사카나 AI는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사카나 AI의 다니구치 히로키 비즈니스 개발 관리자는 "미국과 중국에는 수많은 AI 회사가 있지만 일본 기업은 세계 무대에서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며 "우리는 특히 정부 기관들 사이에서 국내에서 개발된 AI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니구치 부사장은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주로 정부와 금융 기관에서 사카나의 기술을 활용하는 5~10개의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카나 AI는 지난 3월 일본과 미국 국방부, 일본 조달기술군수국, 미국 국방혁신부가 공동 주최한 스타트업 홍보 행사에 참가한 두 개의 일본 기업 중 하나였다. 이 자리에서 사카나는 생물 보안 위험과 허위 정보에 대처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특히 인간 행동에 대한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빠르게 확산되는 질병의 원인을 추적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개인의 특성이나 선호도를 시뮬레이션에 통합함으로써 감염 확산 패턴을 더 잘 이해하고 발병 원인을 감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카나 AI의 데이비드 하 CEO는 "특히 세계가 탈세계화를 향해 나아가고 미국이 더 예측할 수 없는 외교 정책을 추구함에 따라 방위 응용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들은 정부와 국방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지출을 늘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동맹을 거듭 비판하며 미국이 안보조약과 관련된 부담을 불공평하게 짊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본 주재 미국 대사 조지 글래스는 지난 3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일본을 찾아가 미군 주둔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정부도 첨단 AI 개발자 대부분이 실리콘밸리 출신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더 많은 국내 역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2024년 발간한 경제 안보 보고서는 AI 및 첨단 반도체와 같은 기술 분야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와의 협력 외에도 기술 통제를 강화하고 구조적 과잉 의존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7월에 설립된 사카나 AI는 엔비디아의 대규모 투자로 다른 일본 기업보다 빠르게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주로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었던 사카나는 이제 방위·정부 분야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고 있다.

안보 환경이 불안정해지고 미·중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사카나 AI는 일본 국내에서 개발된 AI 기술에 대한 정부와 기관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이를 중요한 비즈니스 기회로 삼고 있다. 특히 국방, 생체 보안, 정보 방어 등의 분야에서 자국 기술 확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일본 정부의 관련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