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21개 작품이 다음 달부터 미국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전달된다(일본과 북미 제외).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는 그동안 DVD를 구입하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만 볼 수 있었다. 즉 지브리 영화가 가져올 궁극의 현실도피가 작품을 아직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2003년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등도 포함된다. 16세 때부터 ‘지브리의 팬’이라는 사라 테일러 씨는“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유명한 수많은 명작을 많은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볼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트위터에는 “넷플릭스에서 이 같은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의 전송이 시작되면 나는 1주일 동면할 것”이라는 글도 있다. 다른 사람은 “모두 디즈니 플러스(디즈니의 동영상전달 서비스)는 잊어 버려. 왜냐면 넷플릭스가 스튜디오 지브리를 전달하니까. 이럴 수가”라고 썼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1985년에 애니메이터인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가 설립한 세계적인 명성의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다. 미야자키는 2002년 ‘MIDNIGHT EYE’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의 힘을 믿고 있다. 이야기에는 인간형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 듣는 사람을 자극하고 기겁하게 하고 고무시키는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 넷플릭스 송신은 팬들에게 어떤 의미?
우리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열광적인 팬 3명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3명 모두 전달의 발표에 흥분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라 테일러가 처음 지브리 영화를 알게 된 것은 일본인 룸메이트가 계기가 됐다. 그는 “그녀의 방 벽에 걸려 있는 여러 가지 일러스트를 보고 '이게 뭐야, 대단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라는 BBC 라디오1의 프로그램 ‘뉴스 비트’에서 영화를 보고 푹 빠졌어요. “지브리 영화는 떨리는 마법의 요소를 도입하고 일본의 생활을 소개했다”며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애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한다고 하면 다들 어이없어 한다. 애니메이션을 다소 본 적이 있고 뭔지 아는 사람 말고는. 그냥 카툰(어린이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지브리 영화는 어른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 지브리의 작품들은 ‘궁극의 현실도피처’
또 다른 광팬은 금세 발견됐다. 로라 베일리는 ‘애니메이션 팬’으로 ‘뉴스 비트’ 부서에서 모퉁이를 돌자마자 거기에서 BBC라디오 프로그램 ‘1엑스트라’의 어시스턴트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그는 “지브리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니 최고다.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대로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되니까. 이 명작들을 많이 보면 왜 지브리가 이렇게 소란스러운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애니 팬이란 이런 것이라는 스테레오타입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AJ 트레이시 같은 래퍼도 애니메이션 애호가임을 공언하고 있고, 내가 어렸을 때만큼 애니메이션 팬에는 이상한 오타쿠만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은 궁극의 현실도피다. 일본 판 디즈니 같은 카툰을 보고 자란 사람이 지브리를 보면 다른 세계로 끌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환경과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메시지
제이크 커닝햄은 단 1년 반 전에 처음 지브리 영화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지브리에 대한 팟 캐스트 ‘지브리 오버 테이크 팟 캐스트’ 공동사회자를 맡고 있다. 커닝햄는 매주 열광적인 지브리 팬의 공동사회자를 맡으면서 “지브리 영화 1작품이 제목으로 주어지면서 이를 감상해왔다. 이제는 모든 작품을 제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학습 체험이었다. 지브리영화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완벽한 영화뿐이다”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는 DVD디스크 자체를 살 필요가 있었는데 이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모두가 지브리 영화를 봐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모두 아름다운 영화이기 때문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이와 함께 “1년 반 전에 발표해 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중략) 그렇게 됐으면 아마 조금은 돈을 절약할 수 있었는데!”라며 일말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커닝햄은 최근 팟 캐스트 녹화 차 일본을 찾았다. 원하는 지브리 영화의 일본 포스터를 찾으러 갔다고 한다. 그리고 “스튜디오 지브리는 세상에 있는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와는 완전히 별개라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에나 너무 많은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2월부터 미국, 캐나다,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서 지브리 작품을 전달한다. 제이크 는 이에 대해 “지브리 작품이 얼마나 시대를 앞서왔는지 이번 기회에 대세가 이해할 것”이라며 “지브리 영화는 환경문제와 개인의 정체성 등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서방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20년 만에야 겨우 따라잡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라고 말을 맺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