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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아프리카 케냐, 코로나19 시대에도 여전히 주목 받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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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아프리카 케냐, 코로나19 시대에도 여전히 주목 받는 시장

우만권 대표이사 에어텍엔지니어링서비스(주)





'아프리카' 하면 사람들은 무더운 기후와 가난을 떠올린다. 동아프리카 케냐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더는 우리가 막연히 두려움과 부정적 선입견을 품던 그런 곳이 아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도 서구 열강의 방역 수준에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여느 국가처럼 케냐 경제도 지난 3월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봉쇄정책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았으나 3분기 이후 반등 조짐을 보인다. 주요 수출품인 화훼를 비롯해 차와 커피도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또한 Glovo, Jumia 등 온라인 쇼핑 및 상품 배달·배송 업체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케냐 스타트업 기업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운영자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케냐 금융혁명으로 불리는 모바일 결제·송금시스템인 엠페사(M-Pesa)는 현금 사용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일일 거래액이 미화 5억 달러(한화 5560억)를 상회하고 있다. 또한, 건강·보건 부문도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많은 병동이 대대적인 의료진 교육을 진행하고 ICU(중환자 병동) 수를 대폭 늘리는 등 혁신을 이루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국제유가 급락으로 경제가 침체한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국가와는 달리 자원의존 경제가 아닌 케냐는 코로나 사태 이후 복원력이 클 것으로 기대되며 경제 회복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은 올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경제성장을 –1.6%로 예상한 가운데 케냐는 +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은 해외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출지원기관들이 마련한 해외시장개척 화상상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케냐의 바이어들은 요즘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KOTRA 나이로비 무역관과 경기비즈니스센터(GBC)가 마련한 화상상담에 초대되어 국내 기업들과 수출입 상담을 연일 진행하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마케팅이 직접 방문 및 현지 전시회 및 상담회보다는 효과 면에서 열위에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제품 설명 동영상, 이미지 파일 등을 통해 바이어에게 시각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며, 마케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냐 바이어들도 재택근무가 늘면서 대면상담보다 화상상담을 선호하고 있으며 Zoom, Teams 등 화상 통화 프로그램이나 기기 조작 스킬도 점차 향상되는 모습이다.

또한, 최근 국내 기업의 수출업무 담당자들은 대부분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어 이중으로 시간이 소요되는 통역 개입 없이도 일대일 상담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 거래처와는 자체적으로 온라인 상담을 수시로 진행하는 등 비대면 시대에도 최대한 대면 효과를 거두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간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과거 식민 종주국이던 영국,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선진국들과의 교역 비중이 높았으며 이어진 값싼 중국 제품의 물량 공세에 우리 수출 중소기업들은 진입 여지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비대면 마케팅 시대를 맞아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진 국제 무역환경을 온라인상에서 충분히 활용한다면 물리적 거리가 먼 케냐 바이어들과도 얼마든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의 수출 지원기관은 우리 기업을 대신해 바이어를 직접 만나 설득, 협상, 홍보 등 기업이 수행하지 못하는 대면 접촉 마케팅 과정을 수행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한국의 방역 수준이나 진단키트 등이 세계적인 관심을 끌면서 케냐인들도 한국이라는 나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인회와 대사관이 하나 돼 모금을 통해 국내기업의 코로나 진단키트, 마스크 등 K-방역물품을 현지 보건부에 기증하고 우리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설명하는 등 한국의 국가이미지 홍보에 큰 역할을 했다.

한국 정부·한인회, 케냐에 K-방역물품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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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케냐 한국 대사관

최근 우리 중소기업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 제품은 아닐지라도 대기업 제품에 못지않은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금껏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케냐 시장에서 주목받았다면 이제는 기술력과 수려한 디자인 그리고 사용자 편리성까지 두루 갖춘 제품 개발에 노력해 온 우리 중소기업들이 그 진가를 발휘할 때다.

또한 소량 다품종 오더 수용, 가격 할인, 기술교육, 애프터서비스, 불량품에 대한 보상 등 적극적인 마케팅 자세로 우리 기업의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인지도를 꾸준히 쌓아가야 한다. 아프리카 최대 온라인 쇼핑몰 "주미아(JUMIA)" 등 온라인 플랫폼과 까르푸 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온·오프라인 시험 판매도 시도해 볼만하다.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제품을 다시 찾게 하는 체험형 마케팅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케냐는 청년층 증가, 민간부문 활력, 고급 기술인력, 인프라 개선, 물류허브로서의 지정학적 위치 등으로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중산층이 해마다 10% 늘어 이들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청년과 중산층의 기호에 맞는 제품에 대한 수출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 중국과 동남아에서 바람을 일으킨 우리의 한류 붐이 케냐라고 불어 닥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미 케냐 나이로비 국립대학에는 한국학과가 인기리에 개설돼 있고 케냐타 국립대학에는 한국어·한국문화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이 운영 중이다. 수도 나이로비 인근 마차코스 지역에는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1000억 원이 투입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모델로 한 케냐 카이스트 건립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수도와 지방 도시의 도로 건설사업에는 우리 기업들의 설계·감리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수출 중소기업들도 지구상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특히 우간다, 탄자니아, 르완다, 부룬디, 남수단 등 인구 1억5000만 명의 동아프리카 5개 배후시장을 거느린 물류 중심국 케냐에 주목해야 한다.

케냐 등 발전 가능성이 높은 아프리카 국가에 주목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다면 우리 수출 중소기업의 미래 먹거리는 언제나 풍성한 만찬이 될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