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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 이후의 물류변화와 대응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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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 이후의 물류변화와 대응방안

정태형 KYL LOGISTICS 카자흐스탄 법인장


2020년 전례없는 팬데믹인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가 다양한 도전과 변화에 직면해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수십년간 전 지구적으로 진행된 글로벌화가 깨지면서 이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물류업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세계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 전 세계적 공급망의 붕괴와 재편, 4차 산업혁명 가속화 등으로 대변되는 이런 큰 변화가 물류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안을 알아보고자 한다.

코로나19가 물류 산업에 가져온 변화

코로나 19의 확산은 WHO에 의한 팬데믹 선언을 가져왔으며 2019년 12월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북미를 거쳐 이제는 아프리카와 남미까지 단 10개월여 만에 전 세계 거의 모든 대륙, 국가, 지역에 감염의 공포를 안겨주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무역 규모가 전년 대비 최소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물동량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강화된 방역 조치에 따라 각종 규제, 지연, 비용 상승등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이 예상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더 나아가 결론에서는 대응 방안까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운송지연
전반적인 경기 위축에 따라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고 선사들은 물류 합리화를 위해 선복량과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 실례로 한미간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항만별로 다르지만 전년 대비 평균 20~30% 정도 감소했다고 한다. 따라서 선적 일자 지연이 전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지 방역 사정에 따라 특히 유럽 등지에서는 선적 이전에 국내 물류마저 원활치 않아, 지연된 선적 일자도 못 맞추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2. 검역에 따른 시간과 비용 상승
각국에서는 코로나의 유입을 막고 방역 당국에 시간적인 여유를 주려는 목적으로 확산 초기에 강력한 봉쇄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경기에 치명적인 영향이 미치면서 봉쇄 수위를 조절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반입되는 화물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의 새로운 검역기준을 적용하고 이로 인해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귀항하는 선박의 경우 14일간 접안을 제한하는 조치를 한 바도 있다.

코로나로 인한 검역 강화로 카자흐-중국 국경에서 정체 중인 화물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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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inform.kz

3. 글로벌 공급망 변화
지난 20여 년간 지속적으로 진행된 글로벌화에 의해 다국적 기업들은 각국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제품을 공급받아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을 발전시켜왔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각국의 공장이 셧다운 되는 상황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생산 지연, 중단의 문제를 맞닥뜨리게 했다.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중국으로부터 지나치게 부품을 많이 의존해 온 산업의 경우, 더더욱 대처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를 다변화하고 또 일부는 국내로 공장을 유턴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의료, 방역물품의 경우가 가장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한때 생산의 혁신이라 간주했었던 JIT(Just in time, 적기공급생산)와 같은 무재고 운영을 지양하고, 전통적인 안전재고의 개념이 생산에 다시 도입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국제물동량의 감소와 국내물동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4. 유통시장 온라인 집중
최근 5년 동안 급속히 성장한 온라인 유통업계는 2020년 한해 동안 앞으로 5년 동안의 예상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한다. 온라인 쇼핑의 주요 소비자인 20~30대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오프라인의 주 고객인 50~60대 이상까지 빠르게 온라인으로 유입되면서 유통의 무게 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종말이 오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앞당겨질 것이고 한편으로는 직구와 역직구가 각광 받으면서 특송물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대폭적인 여객기 감편으로 인해 화물기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면, 중소 특송업체들은 도태되거나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업체들에 M&A되는 운명을 맞게 될 수도 있다.

5. 물류의 뉴노멀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는 물동량 감소로 인한 해운 운임의 하락(현재는 컨테이너 수급 불균형과 선복 감축으로 인해 치솟고 있음.), 여객기 감편으로 인한 항공 운임 인상이 지속되고 이것이 뉴노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추후에 경기가 회복되면 역설적으로 붕괴된 시스템으로 인해 해운 운임은 인상되고 항공 운임은 하락할 것이 예상된다.

6. 물류와 관련 산업의 통합
팬데믹으로 인해 인력의 국가 간 이동이 제약되면서 물류사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현지 업무를 대행하게 하려는 수요는 전보다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물류업과 포장, 통관, 창고업 등 관련 산업의 통합 기조는 있었으나 2020년을 기점으로 출장을 가기 어려운 현실로 인해 원산지에서의 업무뿐만이 아니라 도착지에서의 업무도 대행하는 트랜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물류 운송사가 도착지에서 화주사 대신 화물을 직접 통관, 운송, 납품 심지어 수금까지 대행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7. 물류 자동화, 무인화
국내 코로나 19의 확산은 온라인 쇼핑몰의 물류창고에도 예외가 될 수가 없었다. 쿠팡, 마켓컬리 등 국내 유수의 온라인 쇼핑몰이 운영하는 물류창고에서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던 동료들이 감염되었다. 더 나아가 고객들은 택배 상자가 감염의 매개체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심을 갖게 하였다. 이에 따라 AGV(Automated guided vehicle, 자동안내 차량)또는 무인 운반 로봇 등을 이용한 물류의 자동화, 무인화는 더 가속화될 수 밖에 없으며 가능한 최대한 인력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을 최소화함으로써 숙련작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일정한 작업속도를 유지할 수 있고, 콤팩트한 사이즈로 진화하고 있는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공간 효율화까지 꾀할 수 있다.

아마존의 물류창고 자동화 로봇 KI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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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roboticsandautomationnews.com

물류 산업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

1. 장기 물류육성 정책
우리가 지난 몇 년 간 한진 사태에서 깨달은 바와 같이 물류업 특히 해운업은 공급이 비탄력적인 대표적인 산업이다. 경기에 따라 물동량은 변화의 폭이 크지만,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는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린다. 이런 물류업의 특성, 그리고 수출 지향적인 국내 산업구조를 생각하면 물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물류업이 위기를 잘 넘기고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도록 각종 정부의 지원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일례를 들어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물류기업들에 장기 저리 대출을 해준다든지, 세제 혜택, 항만 사용료, 임대료 등의 일시적 감면을 해주는 것이 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 각국의 검역 정보 공유
코로나의 감염 정도와 이에 미치는 사회적 파장이 각양각색인 만큼 이에 대처하는 각국의 반응도 모두 다르다. 그러나 결국 물류는 각국의 서로 다른 시스템을 고려하고 검토하여 이뤄지는 만큼 상호 간의 보다 긴밀한 정보 공유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종국에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검역, 방역의 기준이 세워지고 이를 물류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끝을 알 수 없는 팬데믹 상황이 아직도 진행 중인 만큼 현 상황에서는 각국이 서로 요구하는 기준을 투명하게 밝히고 이를 무역 당사국에 공유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감염 관련 상황에 따라 물류 정책의 변화를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플랜 A, B, C를 만들고 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면 무역 관련 주체들이 물류 대란을 피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3. 국제물류의 자동화, 무인화
온라인 쇼핑몰 관련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감염 사태는 전술한 바와 같이 필연적으로 물류의 자동화, 무인화를 이끌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은 단지 국내 물류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19가 앞으로 더 심각한 위기를 가져오거나 혹은 이후에 더 파괴적인 팬데믹이 인류에게 도전장을 던진다면 이때에는 인력에 의존해 과거의 방식대로 운영되고 있는 CFS, 에어카고 터미널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LCL, 에어카고로 선적될 화물들이 FCL 위주로 재편되면서 과도한 물류비 증가로 귀결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국제화물 운영에서도 자동화 설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4. 노선의 다변화
앞으로 코로나와 관련한 예상치 못한 각종 비관세 장벽이 앞으로 등장할 것이고 이런 것들은 때에 따라 등장과 소멸을 반복할 것이다. 이에 따라 물류 기업들은 다양한 우회로와 대체수단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위해 Sea+Air, Sea+truck 등 복합운송의 사용빈도 역시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한편, 화주사들은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물류환경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복수의 물류기업과 거래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회피할 필요가 있다.

5. 새로운 기회
기존 질서의 재편은 항상 파괴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작금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특수를 누리는 분야는 있게 마련이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 특수를 누린 방역물품들이 그 일례가 될 것이고 앞으로는 백신과 치료제가 그 뒤를 이를 것이다. 또 큰 흐름으로써 언택트 시대를 이끌 컴퓨터와 주변기기, 각종 IT장비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의 흐름 역시 전통적인 거대시장인 중국, 미국의 비중이 줄어들고(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미·중 무역갈등은 이 경향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대륙 간 이동보다는 역내 무역이 늘어나는 경향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회사들이 등장할 것이다.

미래 물류 산업의 방향

1. 물류에 필요한 혁신
지역별 물류 전문가를 육성하고, 물류 관련 자료 Data base 통합화 – AI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역별로 특화되어 있는 물류체제, 관련 법규, 관련 회사들을 잘 이해하고 국가별, 언어별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선별 육성하여야 하며,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자동화,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2. 주4일 근무제 도입에 대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격·유연 근무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시점에서 이미 러시아 정부는 2020년 초반부터 주4일 근무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때 대부분의 대기업이 재택근무 등 유연한 근무제도가 끌어내는 높은 생산성을 경험했고, 그 결과 주4일 근무제 도입이 장려되고 있다. 이는 실업자 감소 등으로 경기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여가시간이 늘어 소비를 진작하고, 이는 내수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따라서 물류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도 주4일 근무제 도입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자료 : inform.kz, roboticsandautomationnews.com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