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조업시간 감소 및 수요량 증가로 유럽 물류가격 상승에 영향 -
2021년, 이탈리아 소비심리 회복 및 시장 성장 중
대 이탈리아 수출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1년 1월은 전월 동기대비 -10.2%(3.09억 불)를 기록하였으나 2월은 2.9%(3.18억 불)로 수치상으로도 점차 회복세를 되찾고 있다. 현업의 목소리는 조금 다르다. 수출이 더 크게 증가할 수 있음에도 구조상으로 수출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탈리아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 심리로 인해 대 이탈리아 주요 수출품목인 철강, 원사, 화학 제품 등 주요 산업재 원재료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였고 오히려 이탈리아 현지의 수요에 비해 물류나 기타 여러 요소로 인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출액이 적게 표시되고 있다. 물류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수요가 높아 많은 기업은 제품 생산과 컨테이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21년 상반기 내 이어질 전망이다.
물류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서 밀라노 무역관 공동물류센터 파트너사를 인터뷰하고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면서 또한 주의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서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ACC Cargo의 대표 박광일이라고 합니다. 1997년부터 한국 물류회사에서 근무를 해 오다가, 2009년 처음 이탈리아 물류 기업인 C사로 이직하여 이탈리아에서 한국 물류를 취급하다 2011년부터 회사를 설립하여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한국 중견, 중소기업의 물류를 취급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로의 수출과 이탈리아 제품을 한국으로 수입하는 물류업 등을 모두 취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밀라노 무역관 공동물류센터의 협력사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화상인터뷰 장면
자료 : KOTRA 밀라노무역관 자체촬영
Q2. 수행하시는 업무 비중을 설명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탈리아에 법인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은 물류를 직접 처리하기 때문에, 주로 한국 중견 및 중소기업의 물류를 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한국 물류 수요는 대부분 이탈리아 제품을 한국으로 운송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이탈리아 명품 의류, 가방, 신발 등 패션 제품과 이탈리아 식품에 대한 국내 수요가 높아서 국내 소규모 수입 업체부터 규모 있는 기업들까지 다양한 업무의뢰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한국 내 이탈리아 식당 및 이탈리아 식품을 수입/공급하는 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어서 최근에는 이탈리아 각지의 파스타와 스파게티, 캔 토마토 및 다양한 치즈 등 식재료와 관련된 업무의뢰가 많은 편입니다. 또한 이탈리아가 커피 로스팅 등에 강점을 지녀 커피도 많이 취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오일 같은 이탈리아가 원산지이면서 수요가 높은 소비재 제품에 대한 의뢰도 많습니다. 저희는 이런 한국 수입 수요에 대해서 컨설팅과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식품 수입과 명품의류 수입의 비중이 높지만, 건설자재 수입도 꾸준한 편입니다. 이탈리아 기업들이 만드는 교각용 앵글 및 H빔 제품 등을 찾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많아서 철강 제품과 관련된 물류의뢰도 꾸준히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처음 핸들링 시에, 한국에서도 이러한 우수한 건설자재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탈리아 제품을 구매하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한국으로의 수입업무가 업무 비중이 높아서 수입을 먼저 설명드렸고, 한국에서 이탈리아로 수출하는 제품 중 저희 회사에서 지원해드리고 있는 부분은 대체로 원자재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비철금속 제품을 주로 지원해드리고 있으며, 국내 섬유 기업의 원단 수출 수요도 높아서 원단 및 원사에 대한 이탈리아 수출 물류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는 COVID-19 이전에는 전시회 등이 많이 어렸는데, 전시회 관련 조각/금속작품 수입/통관/운송 등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ACC Cargo s.r.l. 전경(창고 및 사무실)
자료 : ACC Cargo s.r.l.
Q3. 코로나 이후로 물류 상황은 어떻게 변화하였을까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난 2020년 초기에는 교역수요가 급감하였기에 많은 선사들이 선복량을 줄여왔습니다. 물류 수요 감소에 따라서 취항하는 배편이 적어졌는데, 20년 하반기부터 그간 제품을 구매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의 보복소비 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데, 선복량이 적다보니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선복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배편이 중국을 출발하여 한국을 거쳐 유럽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에서 부족해진 선복량을 미리 선점하여 한국 기업들의 수출에 지장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물류가격은 한국 발 물류 가격이 컨테이너당 1,000불 수준이었다면 현재는 3~4천불 수준으로 급증하였습니다. 기존에 유럽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물류 비용은 100~200불 수준으로 저렴했는데, 현재 전세계적인 물류비용 증가로 유럽 발 한국 물류도 가격이 1천불 수준으로 상승하였습니다. 기존에 이탈리아 제노바 항으로 오는 배편이 주에 2회가 있었지만 현지 주 1회로 줄다 보니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부족하여 물류 가격은 단기간에 안정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노바 항구 전경
자료 : Western Ligurian Sea Port Authority
Q4. 코로나 사태가 물류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을까요?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항구 노동자들의 가용인력이 많이 감소했습니다.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교대근무가 확대되고 현장 직원 감소로 인해서 비단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항구의 물류처리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발 물류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 중 하나인 로스앤젤레스 항 롱비치 항의 경우, 늘어나는 물동량에도 불구하고 항구 노동 가용인력 감소로 인해서 선박들이 제때 하역을 못하고 외항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류 순환이 지연되다 보니, 제품을 수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더 많은 비용을 치러서라도 물류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지연되는 선박들도 물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5. 이탈리아 물류과 관료제로 애로가 많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공공 행정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하실 정도로 물류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나라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물류 현업에 종사하고 다양한 제품의 수출입을 지원해드린 입장에서 이탈리아 수출 시 요구되는 서류만 완벽히 갖추면 그렇게 큰 물류상 지연은 없습니다. 다만, 발송 전에 통관사와 긴밀히 협의하셔서 필요한 인증과 서류를 잘 갖추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이탈리아 수출, 수입 시에 까다로운 제품 중 하나가 식품인데 한국산 제품을 이탈리아로 수출 희망 시 요구되는 서류가 라벨부터 다양한 편입니다. 처음 수출을 진행하시는 분들은 처음에 요구되는 자료가 많아서 준비에 오래 걸리지만 물류업체와 긴밀히 협의하시고 처음에 준비를 잘 해두시면 그 이후 지속되는 수출에서는 무리 없이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고, 잘 준비하면 그 다음부터는 쉬워집니다. 서류가 부족해서 지연된다 하더라도 지연은 1~2일 이내에 서류를 갖추면 일정상 무리 없이 진행되니 항상 관련 서류를 잘 준비하시고 물류업체와 긴밀히 협의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Q6. 이탈리아 남부는 수출이나 수입을 할 때 어려움이 많을까요?
항상 이탈리아 남부를 떠올리시면 범죄나 마피아 이런 것들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즘은 남부 상황도 많이 개선되었고, 지하경제도 많이 양성화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나폴리나 남부 이탈리아 기업들과 거래하실 때에는 주의 하셔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다만 거래가 성사되고 행정 절차상으로 제품이 선적되어 통관이 이루어지는 단계에서는 추적이 가능한 구조로 되어있어 물류 상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이탈리아 남부 기업의 제품을 수입하실 때에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믿을 만한 기업이 아닌 곳과 거래를 하다가 제품이 아닌 엉뚱한 물건을 넣어서(벽돌 등) 발송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예전 이야기이지만 첫 거래에는 제품이 온전히 선적되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품이 올바로 선적된다면 그 이후 물류에 대한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Q7. 그 외 한국에서 어떤 부분에 대해서 많이 질문을 받으시는지요?
사실 이탈리아 명품 제품이나 식품 등에 대한 개별고객의 배송대행 가능여부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많은 한국 소비자들이 알고 계신 것처럼 독일이나 영국은 목록통관이 가능하여 배송대행업체(배대지)들이 많아서, 쉽게 통관/배송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탈리아는 개개인의 목록통관이 아닌, 회사 또는 개별 인보이스 또는 PROFORMA INVOICE로 정식통관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배송대행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무역/수출회사나 개인 PROFORMA INOVICE를 통해서 진행을 하기도 하는데, 한 두 건이 아닌 많은 화물을 묶어서 진행을 해야 통관비용 등을 SAVE할 수 있기 때문에, 직구나 구매대행과 관련된 회사만이 가능한 현실입니다. 매입이 없고 매출만 있는 상황이 발생되기 때문에, 일반무역회사가 대행을 해 주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이탈리아 기업들이 영어가 잘 되지 않아서 무역을 대행해줄 수 있는 지에 대한 문의도 많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무역을 하는 기업들을 대부분 어느 정도 영어를 할 수 있는 인력을 채용하여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니 너무 염려하지 마시고 기업들을 직접 접촉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영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기업규모가 작다면 거래를 시작하실 때에 신중하게 접근하시기 바라며, 한국물류회사에 협조를 요청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시사점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의 물류 상황은 회복세를 보이는 유럽의 소비심리와 작년부터 이어져 온 물류 서비스 공급 감소로 인하여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물류가격 상승에도 대 이탈리아 무역은 금년도 회복세로 전환 중인 상황이며, 물류가격은 금년 8월 이후에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는 물류가 어려운 나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선적 이전에 필요 서류를 면밀히 확인하고 신뢰도 높은 거래처와 거래를 한다면 이탈리아 물류가 어렵다는 것은 하나의 고정관념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 기업과 첫 거래 시에는 이탈리아 기업에 대한 면밀한 조사도 필요하며, 관련 금액을 송금하거나 중요 서류를 다룰 시에는 이메일로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유선 등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류는 통관사 등을 통해서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준비해야 이탈리아로 제품 수출 또는 수입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자료: ACC Cargo Europe s.r.l. 대표 인터뷰, 제노바 항만청, 무역협회,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