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 세계적 K-POP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소재로 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의를 빚은 것은 현지시각 4월 10일 저녁에 방송된 ‘Mi Barrio’라는 프로그램에서의 짧은 콩트로 미국 토크쇼를 흉내낸 듯한 세트에서 개그맨들이 진행자와 방탄소년단의 멤버로 분장해 콩트를 벌였는데 한국어를 조롱하는 모습이 여럿 있었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를 요구받은 멤버가 한 사람씩 ‘김정우노’ ‘김정도스’ ‘김정트레스’ ‘김정콰트로’라고 대답해 나갔다. 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이름을 빗대면서 스페인어로 1~4를 뜻하는 우노, 도스, 트레스, 콰트로를 붙인 것이다.
게다가 한국어를 선보여 달라는 요구엔 엉터리 발음으로 웃음을 터뜨리려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를 보고 격분한 ‘아미(BTS 팬클럽)’는 곧바로 이 프로그램을 외국인 혐오와 미국에서 퍼지는 아시아계 혐오범죄와 관련지어 강력하게 항의했다. 해시태그 ‘#Racism Is NotComedy'(인종차별은 코미디가 아니다)’는 11일 밤 미국에서 트위터 트렌드 1위에 올랐다고 미국 일간지 ‘에스콰이어’는 전했다.
BTS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아직까지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의 급증으로 얼마 전 공식 트위터에 발표한 성명에는 “우리는 자신들이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받았던 차별의 순간을 떠올리고 있다. 이유 없는 욕설과 비웃음을 참아왔다. 아시아인인데 왜 영어를 하느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며 자신들이 받은 차별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우리는 인종차별에 맞설 것이다. 폭력을 비난한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맞서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