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글로벌 경제위기와 저유가 장기화로 전체적인 교역규모 감소 -
대표적 산유국인 사우디는 유가의 등락에 따라 국가 경제가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빈 살만 왕세자는 ‘SAUDI VISION 2030’으로 대표되는 국가 개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비석유부문 육성과 산업 다각화, 국가 제조업 기반 구축 등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매년 유가에 따라 국가 경제 희비가 선명하게 갈리고 있다. 실제로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와 저유가 장기화로 인해 실질 GDP 성장률은 -3.7% 기록했으며 교역액 및 무역수지도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며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사우디 통계청(GASTAT)에 따르면 사우디는 전체 GDP의 약 46%를 글로벌 교역에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수출의 경우 주요 수출국가 10개국 중 아시아권 국가가 5개국으로 전체의 약 48.5%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 일본, 한국이 각 1, 2, 4위를 기록하며 사우디 수출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수입의 경우, 주요 수입국가 10개국 중 아시아권 국가가 4개국으로 전체의 32.25%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국이 약 20%를 차지하는 등 중국과의 교역관계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2020년 한국은 사우디 전체 교역의 6.3%를 차지하며 사우디의 대세계 교역국 중 8위 자리를 차지했다. 사우디의 국가산업 구조 특성 상, 수출은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치우쳐져 있고 수입은 공산품에 집중돼 있어 수출입의 주요 국가가 일부 다르다. 2020년 한-사우디 교역을 살펴보고 2021년 우리 수출기업에 시사하는 바를 알아봤다.
2019~2020년 사우디 국별 수출 동향
(단위: 백만 달러, %)
순위 | 국명 | 2019년 | 2020년 | ||
수출액 | 수출액 | 증감률 | 비중 | ||
| 총액 | 261,603 | 175,348 | ▲32.9 | 100.0 |
1 | 중국 | 47,912 | 31,967 | ▲33.2 | 18.2 |
2 | 일본 | 26,764 | 16,640 | ▲37.8 | 9.4 |
3 | 인도 | 26,854 | 16,274 | ▲39.4 | 9.2 |
4 | 한국 | 20,841 | 14,723 | ▲29.3 | 8.4 |
5 | UAE | 13,073 | 12,069 | ▲7.6 | 6.8 |
6 | 미국 | 13,496 | 8,620 | ▲36.1 | 4.9 |
7 | 싱가포르 | 8,730 | 5,347 | ▲38.7 | 3.0 |
8 | 이집트 | 6,878 | 5,056 | ▲26.4 | 2.8 |
9 | 네덜란드 | 7,328 | 4,832 | ▲34.0 | 2.7 |
10 | 바레인 | 7,247 | 4,633 | ▲36.0 | 2.6 |
소계 | 179,123 | 120,161 | ▲32.9 | 68.5 | |
기타 국가 | 82,480 | 55,187 | ▲33.1 | 31.5 |
2019~2020년 사우디 국별 수입 동향
(단위: 백만 달러, %)
순위 | 국명 | 2019년 | 2020년 | ||
수입액 | 수입액 | 증감률 | 비중 | ||
| 전체 | 153,163 | 131,354 | ▲14.2 | 100.0 |
1 | 중국 | 28,152 | 26,511 | ▲5.8 | 20.1 |
2 | 미국 | 18,940 | 14,056 | ▲25.7 | 10.7 |
3 | UAE | 10,615 | 8,980 | ▲15.4 | 6.8 |
4 | 독일 | 7,373 | 6,809 | ▲7.6 | 5.1 |
5 | 인도 | 6,627 | 6,367 | ▲3.9 | 4.8 |
6 | 일본 | 6,765 | 5,661 | ▲16.3 | 4.3 |
7 | 이탈리아 | 4,412 | 4,077 | ▲7.5 | 3.1 |
8 | 프랑스 | 5,433 | 4,055 | ▲25.3 | 3.0 |
9 | 한국 | 4,135 | 3,820 | ▲7.6 | 2.9 |
10 | 영국 | 3,204 | 3,006 | ▲6.1 | 2.2 |
소계 | 95,655 | 83,842 | ▲12.3 | 63.4 | |
기타 국가 | 56,709 | 47,512 | ▲16.2 | 36.5 |
2020년 한국-사우디 전체 교역액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0년 한국-사우디 간 총교역액은 192억82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대비 24.5%가량 감소했다. 대사우디 수출액은 총 33억2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0.7% 감소했으며 수입액은 159억8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6.8% 감소했다. 양국 간 교역은 2018년 300억 달러를 돌파한 후 2019년 유가하락 여파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의 경우 사우디 내 경기 침체로 인한 프로젝트 중단과 구매력 감소로 인해 수출·수입·교역액이 모두 두 자릿수 이상 큰 폭으로 감소를 보였다. 2021년 1, 2월 수출 및 수입 역시 유가 회복세 및 시장 회복세 둔화로 전년대비 감소세가 지속되었다.
2018~2021년 한국-사우디 교역액 변화
(단위: 백만 달러, %)
구 분 | 2018 | 2019 | 2020 | 2021.1.-2. | ||||
금액 | 증감률 | 금액 | 증감률 | 금액 | 증감률 | 금액 | 증감률 | |
총교역 | 30,283 | 22.4 | 25,538 | ▲15.7 | 19,282 | ▲24.5 | 3,308 | ▲49.7 |
수출 | 3,952 | ▲23.2 | 3,697 | ▲6.4 | 3,302 | ▲10.7 | 466 | ▲11.5 |
수입 | 26,336 | 34.4 | 21,841 | ▲17.1 | 15,980 | ▲26.8 | 2,841 | ▲24.5 |
수지 | ▲22,384 | ▲5.0 | ▲18,144 | 18.9 | ▲12,678 | 30.1 | ▲2,375 | ▲52.5 |
2020년 대사우디 수출 상위 품목 동향
대사우디 수출액 상위 품목들 중에서는 승용차, 타이어, 합성수지가 1~3위를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했으나 모두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열연강판, 무기류, 기타 정밀화학제품 등이 큰 폭으로 수출액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대사우디 주요 수출품목 20선
(단위: 백만 달러, %)
순위 | 품목(MTI 4단위) | 수출액 | 증감률 | 2019년 대비 순위변화 |
1 | 승용차(7411) | 1,091 | ▲21.5 | 변동 없음. |
2 | 타이어(3203) | 135 | ▲25.6 | 변동 없음. |
3 | 합성수지(2140) | 103 | ▲8.9 | 변동 없음. |
4 | 열연강판(6132) | 94 | 125.3 | 17위 → 4위 |
5 | 무기류(9701) | 86 | 244.2 | 31위 → 5위 |
6 | 건설중장비(7251) | 77 | ▲16.5 | 4위 → 6위 |
7 | 축전지(8352) | 73 | 8.6 | 7위 → 7위 |
8 | 접속기 및 차단기(8413) | 68 | 22.6 | 12위 → 8위 |
9 | 화물자동차(7412) | 63 | ▲13.8 | 6위 → 9위 |
10 | 자동차부품(7420) | 61 | 25.5 | 14위 → 10위 |
11 | 공기조절기(7131) | 57 | ▲11.5 | 9위 → 11위 |
12 | 중후판(6131) | 54 | 0.7 | 13위 → 12위 |
13 | 기타 정밀화학제품(2290) | 51 | 1,075.9 | 84위 → 13위 |
14 | 펌프(7112) | 44 | ▲46.0 | 5위 → 14위 |
15 | 아연도강판(6134) | 43 | 0.9 | 15위 → 15위 |
16 | 변압기(8412) | 43 | 17.4 | 22위 → 16위 |
17 | 기타 플라스틱제품(3109) | 43 | ▲4.1 | 18위 → 17위 |
18 | 기타 석유화학제품(2190) | 39 | ▲29.2 | 11위 → 18위 |
19 | 화학기계(7216) | 36 | ▲12.9 | 16위 → 19위 |
20 | 아연괴 및 스크랩(6261) | 33 | ▲19.9 | 19위 → 20위 |
먼저, 2020년에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와 저유가 외에도 사우디 내 부가가치세율이 5%에서 15%로 인상되면서 내수시장이 상당히 위축되고 고가 사치품에 대한 수요가 많이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부가가치세 급등으로 인해 가격 부담이 소비자로 전가되면서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프로젝트 중단에 따른 건설중장비의 수출도 두 자릿 수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2021년 유가 회복세와 함께 프로젝트 재개 등을 토대로 내수시장이 일부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이외에 대형 프로젝트와 인프라에 필요한 접속기 및 차단기, 철강, 정밀화학제품 등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무기의 경우, 기존에는 미국산 무기가 사우디 시장을 대부분 차지했으나 최근 사우디 정부에서 공격용 무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산 무기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였다. 중동지역 맹주 자리를 두고 이란과 지속적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이며, 예멘 내전 등으로 당분간은 무기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보여 수출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열연강판, 중후판, 아연도강판 등 철강제품도 전반적으로 수출규모를 늘리며 주요 수출제품으로 자리잡았으나 최근 시장 내 중국산 철강에 대한 주문이 증가하면서 어려움 타개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대비 우리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하며 위치를 확보해 왔으나 고부가가치재에 대해서도 중국산의 침범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 상기 테이블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최근 사우디로 한국산 화장품의 수출도 규모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한류열풍과 K-Pop으로 이어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 기초화장품 및 색조화장품으로 번져가며 2018년부터 상당히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2019년에는 2017년 대비 약 3배의 수출 규모를 기록했다.
2020년 대사우디 수입동향
사우디에서 수입하는 품목의 경우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 특성상 전체 수입 중 광물성 연료(원유 등)의 비중이 과거 4년 평균 약 95%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수입액 역시 국제유가 등 광물성 연료 가격과 연동되어 등락을 보이고, 2020년에는 저유가 장기화로 인해 전체 수입액이 전년대비 약 26.8% 감소를 보였다.
2017~2021년 한국의 대사우디 광물성 연료 수입 동향
(단위: 백만 달러, %)
구분 | 2017 | 2018 | 2019 | 2020 | 2021.2. |
총수입액 | 19,590 | 26,336 | 21,841 | 15,980 | 1,569 |
광물성 원료(원유 등) | 18,405 | 25,050 | 20,927 | 15,163 | 1,496 |
비중(%) | 93.9 | 95.1 | 95.8 | 94.8 | 95.3 |
이처럼 광물성 연료를 제외한 품목의 경우 대부분 소량으로 수입하며, 거래 형태에 따라 일시적으로 수입량이 증감하는 경향을 보인다.
2021년, 양국 교역 확대에 중요한 시점
사우디는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25위 수출 대상국인 동시에 8위 수입 대상국으로, 교역액 기준으로 9번째 교역 대상국이다. 과거에는 교역액 대부분이 광물성 원료의 수입으로 자리를 잡아왔지만, 사우디 정부의 적극적인 개방정책과 국가 개발정책을 주도하는 지금이 수출규모 확대에 중요한 시점이라고 평가된다. 이를 반증하듯 한동안 새로운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GCC 사무국에서 2021년 초부터 주요 교역국들을 대상으로 FTA 협상 재개를 논의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국가 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우디의 'SAUDI VISION 2030'을 주요 국가와 협업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한국과도 '한-사우디 VISION 2030' 협업 의제를 정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단순한 건설 프로젝트 외에도 새로운 도시를 구축하는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관광단지 건설 프로젝트, 교통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방면에서 수요가 있으며 이런 수요들은 한국이 강점을 보여온 산업과 관련이 깊다. 이는 프로젝트를 직접 수주하는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므로 품목별로 기술을 갖춘 기업이라면 낙찰된 프로젝트의 주요 하부 프로젝트를 확보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 있다. 현재도 사우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기공사, 배관공사, 조명공사 등 부문별로 특장점을 가진 많은 기업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사우디에는 TCR(Temporary Commercial Registration, 임시법인설립)이라 불리는 제도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할 수 있으며 이후 관련 라이선스까지 취득한다면 해당 프로젝트 기간동안 사우디 내 활동을 가능케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지로 진출하여 공사를 수행하는 방법 외에도 프로젝트 진행 기업에서 필요한 물품, 원자재 공급계약 등 우리 기업이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나아가 한국 문화가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활용한 소비재, 식품 분야의 진출 역시 좋은 기회라고 평가된다. 실제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 사우디 내 한국 제품이나 식당, 식품 등은 확보가 쉬운 편은 아니다. 물론 할랄 인증이나 사우디 식약청(SFDA) 인증 등 진입에 필요한 까다로운 조건들을 갖추기 위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추후 시장의 발전 가능성과 주변국가로의 전파성 등을 고려하면 사우디 시장이 충분한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사우디 통계청(GASTAT), 한국무역협회(KITA), 사우디 현지언론 및 KOTRA 리야드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