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중심의 스타트업 투자 지원 -
6월 29일, 터키 투자청, 주한 터키 대사관 등의 공동 주최로 한국-터키 기업가 정신 및 창업 생태계 웨비나가 개최됐다. 터키는 벤처캐피털의 스타트업 투자, 성공 스타트업의 사례를 한국 측에 공유하고, 한국의 글로벌 스타트업 성공 사례를 통해 양국의 창업 생태계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중 터키 투자청 등의 발표 내용을 통해 터키의 스타트업 생태계 개요와 현황, 그리고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하여 간략히 전달해 보고자 한다.
웨비나 진행 모습
자료: 웨비나 화면 캡처,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편집
연사로는 Ahmet Cüneyt Selçuk(아흐멧 쥬네잇 셀축) 터키 투자청 금융투자 매니저, Barış Özistek(바르쉬 외즈이스텍) 보아지치 벤처 이사, Oğuz Silahtar(오우즈 실라타르) 타렌툼 공동 창업자, 연규황 제피러스랩 센터장이 참석하여 강연을 진행했다.
웨비나 개요
주제 | 연사 |
얼리 스테이지 투자처로서의 터키 | 아흐멧 쥬네잇 셀축 터키 투자청 재무투자국장 |
급성장하는 터키 스타트업 생태계 | 바르쉬 외즈이스텍 보아지치 벤처 이사 |
AI/ML을 활용해 게임산업과 에너지 산업에서 수익을 높이는 방법 | 오우즈 실라타르 타렌툼 공동창업자 |
한국의 스타트업은 어떻게 실리콘밸리의 유니콘이 됐을까 | 연규황 제피러스랩 센터장 |
터키의 스타트업 생태계 소개
터키 투자청의 셀축 국장은 터키를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잘 마련돼 있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고루 갖춘 매력적인 국가로 소개했다. 발표자에 따르면,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 펀딩과 정책적 지원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터키는 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2020년 기준 터키 내 스타트업들이 받은 투자지원 중 대다수가 정부를 통해 이루어졌다. 올해에도 1분기 동안 터키 과학기술위원회(TUBITAK)가 660만 달러의 자금을 형성하여 357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그 외에도 자금의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중소기업청(KOSGEB), 투자청, 과학산업기술부, 개발청 등의 다양한 터키 정부부처에서 정책적으로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기관의 지원 외에는 직접 투자, 엔젤 투자, VC를 통한 투자 등이 있다. 터키 투자청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터키에는 현재 463개의 공인된 엔젤 투자자가 있다. ‘20년 기준 179개의 스타트업이 엔젤 투자자와 VC로부터 총 1억37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올해는 VC와 사모펀드를 통한 투자가 증가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장려하고 있는데, 실제로 투자금 회수(exit)시, 투자 지분에 대한 법인세 등을 면제해 주거나 기타 원천 징수 대상인 세금을 감면해 주는 방법을 마련해 놓은 상황이다.
발표자가 터키를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유리한 국가로 꼽는 이유 중 하나는 젊은 인구와 발달한 IT 인프라였다. 실제로 터키 전체 인구의 65%가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스타트업의 잠재 고객 규모는 매우 큰 편이며, 스타트업 초기에 필요한 '유저'확보에 있어서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터키는 매년 평균 90만 명의 고등교육을 이수한 인재가 배출되고 있는데 이 중에 절반가량이 엔지니어링을 전공했으며, 최근 ICT관련 전문 인력도 늘어나는 추세라 개발자 인력을 확보하기도 용이하다고 한다.
터키의 스타트업은 생태계는 어떻게 성장하게 됐나
터키에 스타트업이 처음 탄생하기 시작한 시장 초기(2008~2012)에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신규 비즈니스 런칭이 쉽지 않았다. 초반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게임산업에서 출발했는데, 당시에만 해도 터키 정부는 건설 및 인프라 산업에 중점을 두던 시기라 게임산업을 하나의 국가 육성 산업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정부 및 기타 VC를 통한 창업 자금을 조달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상황이 바뀌었다. 두번째 발표자였던 보아지치 벤처의 외즈이스텍 이사에 따르면, 게임업 등 IT 관련 산업이 부가가치 창출이 크다는 점을 주목하여, 많은 정부 기관이 하이테크놀로지 산업의 발전을 위해 각종 장려책을 발표하고 있다고 한다. 특정 기술 개발의 지원 시, 이와 관련된 연구 개발 세금 감면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며 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터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각종 국립 및 민간 기관
자료: 웨비나 화면 캡처, 이스탄불 무역관 편집
해외 투자자들도 터키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로컬 기관과 협력해서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례로 유럽 투자기금(EIF)은 터키 과학산업기술부와 협력하여 ACT Venture Partners(총 펀드 기금 2,500만 유로)와 DCP(총 펀드 기금 3,000만 유로) 두 개의 펀드를 설립했다.
터키 스타트업 성공 사례
터키에서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3개의 유니콘(Peak, Trendyol, Getir) 회사가 있다. Peak사는 터키의 모바일 게임 제작 회사로 2010년에 설립됐다. 750만 달러를 투자를 받은 Peak사는 자체 개발한 게임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 소개되고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이후 Peak사는 지난 2020년 Zynga에서 180억 달러에 인수했다. Trendyol사의 경우 터키의 대표적인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으로 2018년 지분의 82%를 알리바바에서 인수했다. Getir사는 터키의 식료품 및 생활용품 배달 어플리케이션으로 4개의 VC로부터 총 9억7,800만 달러를 투자 받아 현재는 750억의 기업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여 많은 현지 스타트업의 귀감이 되고 있다.
터키 스타트업 엑시트 성공 사례
자료: 터키 투자청
시사점
터키의 스타트업은 빠른 시간 안에 성장을 이루어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이 이미 현지 기관과 협력하여 투자하고 있고, 최근에는 중동 지역의 투자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계는 적은 편이다. 중국의 일부 투자자만 터키에 투자하고 있을 뿐 한국계 투자자는 전무한 상황이다.
외즈이스텍 이사는 한국의 기업과 투자자들을 향해 터키의 게임 산업을 유망 산업으로 제시했다. Gaming in Turkey의 보고서에 따르면 18~50세의 게임 유저들은 대다수가 핸드폰, 태블릿같은 개인 모바일 기기 혹은 컴퓨터를 사용해서 게임을 하고 있다. 반면 VR과 게임용 콘솔의 비중은 낮은 편에 속해 터키의 게임 시장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PC게임과 모바일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터키의 한 게임회사에서 조사한 게임 중계 방송 시청자 수는 2020년 기준 약 130만 명으로 예상된다. 이 중에 52%는 일주일에 4회 이상 시청하는 애청자이며 게임 전용 경기장에서 직접 관람하기도 한다.
터키인의 게임에 대한 관심은 지속 증가해 1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게임 전용 경기장 2개를 건설했고 대학에는 게임 관련 프로그래밍 학과, 게임 개발 석사과정 등 다양한 교육 과정이 개설됐다. 2018년 4월에는 게임(e스포츠) 연맹이 출범하여 선수, 클럽, 심판에 대한 라이선스를 부여 및 관리하고 있고 게임개발협회(TOGED)는 게임 관련 저작권 관리 및 게임 산업의 진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처럼 터키의 게임 산업은 날로 성숙해 가고 있다.
현재 넷마블은 정식으로 터키에 투자해 현지 기업 Joy Game과 협력해 여러 게임을 터키 시장에 유통하고 있고, 우리나라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PEARL ABYSS)는 검은 사막은 터키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여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터키는 아직 우리 기업들에 낯설 수 있지만 앞선 게임 산업을 보유한는 우리 기업들에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터키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게임 유통, 스타트업 멘토링, 스타트업 투자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볼 수 있다.
자료: 웨비나 강연, 터키 투자청, Daily Sabah, NTV,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