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증가로 사기 피해 늘어 -
- 사기 피해 최소화를 위해 독일 비즈니스 문화 숙지해야 -
최근 독일에서 다양한 소비재들을 수입하여 한국에 공급하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수입 비용 절감을 위해 현지 도매상으로부터 제품을 직수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특히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가능해진 이유는 인터넷을 활용한 소통 채널 다변화로 현지 업체와 소통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지 도매상과 비대면 국제 거래는 절차의 간소화로 빠른 업무 처리와 수입 비용 절감의 장점이 있지만, 실제 대면 거래를 통해 거래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기의 위험성 또한 도사리고 있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독일의 비즈니스 문화가 한국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한국 업체들에 접근하는 사기 업체가 최근 늘고 있으며, 따라서 한국 기업들의 사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기 업체들로부터 한국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제 사례를 통해 사기 업체들이 주로 활용하는 수법 등을 살펴보고 이들을 구분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제공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실제 사례는 한국 업체 A가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관할 지역에 있는 업체에게 사기를 당한 것 같다면서 도움을 요청한 건으로 사건 개요 및 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ㅇ 개요: 한국 수입업체 A가 캡슐 커피를 수입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독일 도매업체 FBC TRADING GmbH의 International Import-Export Manager인 Mr. F와 이메일 및 WhatsApp을 통해 교신함. A사는 해당 업체와 거래 전 사기 업체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홈페이지 검증, 독일 등기소 등록 여부, 기업 소재 여부 등을 자체 조사함. 조사 결과 해당 업체가 등기소에 등록된 업체이고 홈페이지에 표기된 주소와 등기소에 등록된 주소도 일치해 사기 업체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거래 진행함. 하지만 입금 후 Mr. F씨와의 모든 연락이 두절되자 사기임을 직감한 A사가 함부르크 무역관에 확인 요청함. 함부르크 무역관은 A사의 요청에 따라 업체 조사를 실시했고 조사 결과 FBC TRADING GmbH는 사기 업체로 밝혀짐.
ㅇ 주요 조사 내용: A사에서 전달해 준 업체 정보를 바탕으로 홈페이지를 검색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이 의심스러운 부분이 조사됨. - FBC TRADING Gmbh의 홈페이지를 검색해 본 결과, 독일 업체임에도 불구 영어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음. 또한 사이트의 이름이 FBC TRADING GmbH가 아니라 FBC TRADING GmBH로 b가 대문자로 표기돼 있었음. 독일에서 GmbH는 유한회사라는 뜻으로 자영업이 아닌 법인에 해당하며, 따라서 표기법은 항상 Gmbh로 동일함. 따라서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 이름인 GmBH처럼 B를 대문자로 표기하는 경우는 없음. - 홈페이지에 등록된 전화 번호는 일반 유선 전화가 아니라 핸드폰 번호였음. Gmbh는 법인 회사이기 때문에 개인 휴대 전화 번호를 회사 대표 번호로 두는 경우는 없음. - 홈페이지에 있는 전화로 전화를 시도해 본 결과, 해당 번호는 없는 번호였음. - FBC TRADING GmbH를 구글에 검색한 결과, 해당 업체에 대한 후기 및 별점 평가가 있었음. 후기들을 확인한 결과 FBC TRADING Gmbh에 사기를 당했다는 후기를 발견할 수 있었음. 해당 후기에 등장하는 FBC TRADING GmbH의 담당자 이름도 Mr. F씨였음. 자료: google ㅇ 조사 결과: 해당 업체를 조사한 결과 ① 해당 업체가 사기 업체라는 후기가 있고 ② 홈페이지가 영문으로만 되어 있고 GmbH의 표기법도 잘못되어 있으며 ③ 독일 법인이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 번호를 회사 대표 전화번호로 사용하고 있고, 심지어 해당 번호는 현재 없는 번호인 점으로 보아 FBC TRADING GmbH는 사기 업체로 판단됨. |
위에 소개한 사기 업체의 사례는 사기 업체가 회사 등록을 해 놓고 실제 영업하는 업체인 것처럼 꾸민 후 사기를 벌이는 수법이다. 이 경우는 대체로 업체만 독일에 등록해 놓고 실제 독일이 아닌 해외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워낙 수법이 교묘해서 독일 현지에 사는 사람들도 쉽게 간파하기가 어렵다. A사는 해당 업체가 사기 업체일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업체 조사를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기 업체가 교묘하게 쳐 놓은 덫에 걸리고 말았다. 이미 송금이 완료된 상태였고 더이상 연락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기 당한 금액의 회수도 불가능했다. A사의 담당자는 “업체 등록 여부도 다 확인하고 거래를 진행했는데 사기를 당했다. 다른 업체와의 거래를 진행하는 것도 이제 겁이난다.“며 하소연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실제 사례는 위에 사례와는 조금 다르게 실제 영업을 하는 업체의 정보를 도용해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거래 업체들을 속이는 수법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ㅇ 개요: 한국 수입업체 B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독일 도매업체 Walachei Gmbh로부터 커피를 수입하려고 하던 중, B사가 해당 업체가 실제 영업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에 업체 조사를 의뢰함. B사의 요청에 따라 함부르크 무역관은 업체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 결과 B사에 접근한 업체는 사기 업체로 밝혀짐. ㅇ 조사 내용: B사에서 전달해 준 이메일과 보내온 자료를 조사한 업체 정보와 대조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이 다른 부분들이 발견됨. - 대표자 성명: Walachei GmbH의 대표자 성명은 Eㅇㅇ van Bㅇㅇㅇ으로 신청사에서 전달해 준 이메일 및 자료(Supply Form)에 있는 대표자 성명 Eㅇㅇ Bㅇㅇㅇ과 다름. - 홈페이지 주소: Walachei GmbH의 홈페이지 주소는 www.walacheigmbh.com이 아니라 www.wishywashy.eu로 조사됨. - 전화 번호: Walachei Gmbh의 홈페이지(www.wishywashy.eu)에 등록된 전화 번호는 상기의 조사 내용과 같이 +49-30-4435 ㅇㅇㅇㅇ로 유선 전화임. 하지만 신청사가 보내준 자료에 전화번호는(+49 1-5216-63xxxx)로 해당 번호는 개인 핸드폰 번호임. - 팩스: 신청사가 전달해준 메일에 업체 담당자 서명에 있는 팩스 번호는 +49 298 493 9057로 해당 번호는 Walachei GmbH가 있는 베를린 지역의 번호가 아님. 베를린의 지역번호는 30임. 또한 Walachei GmbH의 홈페이지(www.wishywashy.eu)에는 팩스 번호가 공개 되어 있지 않음.
ㅇ 조사결과 - 실제 Walachei GmbH의 대표 이름은 Eㅇㅇ van Bㅇㅇㅇㅇ 임. 해당 이름에 있는 van은 네덜란드 이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으로 이름이 아니라 성(姓)에 포함됨. 대표적인 예로는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가 있음. 따라서 Walachei Gmbh 대표자의 성은 Bㅇㅇㅇㅇ이 아니라 van Bㅇㅇㅇㅇ임. - 또한 대표자에 대해 조사해 본 결과 그는 순환경제 전문가로 친환경과 연관된 지속가능성 관련 컨설턴트임. 현재 www.walacheigmbh.com라는 홈페이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은 친환경 제품과는 거리가 있어서 대표자와의 연관성이 높지 않음. 반면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이 조사한 Walachei Gmbh의 홈페이지(www.wishywashy.eu)에서는 친환경 세탁 세제를 판매하고 있어 대표자의 이력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임. - 독일 법인 사업자들은 일반적으로 개인 휴대폰 번호를 회사 대표 전화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음. 또한 신청사에서 전달해 준 메일에 있는 팩스 번호는 해당 업체의 사업장이 있는 베를린의 지역번호가 아님. - 사업자 번호나 VAT 번호는 동일하나 이는 홈페이지 상에 공개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쉽게 도용이 가능함. - 따라서 조사 결과, ① 대표자 성명과 홈페이지 주소 등이 일치하지 않고, ② 일반적인 독일의 법인과 달리 개인 핸드폰 번호를 업체 전화 번호로 사용하고 있으며, ③ 팩스 번호 역시 지역 번호가 베를린이 아닌 번호를 사용하는 등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B사에게 접근한 업체는 실제 영업을 하는 업체의 정보를 도용한 사기 업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
B사에게 접근한 사기 업체 역시 독일이 아닌 해외에 근거지를 두고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 영업하고 있는 업체의 정보를 도용하는 수법으로 사기를 벌여 피해 업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B사의 경우는 수입 대금을 입금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업체가 사기 업체라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에 사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위에서 살펴 본 사기 업체들은 실제 등록을 하거나 혹은 다른 업체 정보를 도용하는 등 치밀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사기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핸드폰 번호를 대표 번호로 사용하고 영문 홈페이지만 운영하는 것과 같이 독일 현지에 사는 사람이라면 의심할 만 한 실수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기 업체들의 사소한 실수를 파악할 수 있으면 독일 업체와 거래 시 사기 업체를 구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면 위에 실제 사례에 비춰 독일 사기 업체들을 구분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GmbH(Gesellschaft mit beschränkter Haftung)는 유한 회사라는 뜻으로 Co.,Ltd. 와 같은 뜻이다. 독일어에서는 명사의 첫 스펠링을 대문자로 표기하기 때문에, GmbH에서 G(Gesellscahft, 조합)와 H(Hafttung, 책임)는 대문자로 표기한다. 따라서, GmbH는 항상 GmbH로만 표기해야 하며 사례 1에서 본 것과 같이 GmBH처럼 B를 대문자로 표기할 수 없다.
독일 업체와 거래 시에 사기 업체를 피하기 위해 업체가 어떤 형태의 기업인지 또한 형태에 맞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해외에 근거지를 둔 사기 업체들이 위에 사례처럼 기업 형태의 명칭을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 형태를 파악하면 그 업체의 규모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어서 사기 업체를 구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독일 업체와 거래 시 거래 업체의 기업 형태와 명칭을 제대로 숙지하는 것은 사기를 피할 수 있는 좋은 예방책 중 하나이다. 독일의 기업 형태와 명칭은 다음의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니 독일 업체와 거래를 원한다면 숙지하도록 하자.
https://news.kotra.or.kr/user/extra/mkotranews/nationInfo/nationItemMovileView/jsp/Page.do?cdKey=101013&categoryIdx=227
두 번째로 GmbH는 개인 사업자가 아닌 자본 회사로서 법인이며, GmbH 뿐만 아니라 법인 형태의 독일 기업의 경우 휴대 전화 번호를 업체 대표 번호로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특히 독일에서는 휴대 전화를 계약없이 사용하는 선불폰이 활성화 돼 있기 때문에 거래 시 휴대 전화 번호로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독일에서 맨 앞자리 번호가 1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는 모두 휴대전화 번호이므로 거래하려는 업체의 전화번호가 1로 시작할 경우 사기 업체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그리고 만약 거래하려는 업체가 유선 전화를 대표 전화로 하고 있을 경우에는 업체의 전화 번호가 소재 지역의 지역 번호를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독일 문화에서는 위에 실제 사례 1에서처럼 개인 핸드폰이나 WahtsApp 같은 메신저를 통해 비즈니스를 논의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세 번째로 법인 회사는 탈세 방지를 위해 법인 계좌로만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 명의의 계좌를 통해 거래하는 경우가 없다. 만약 거래 업체가 개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을 원하는 경우는 되도록이면 송금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요즘은 핀테크가 발달해서 해외 송금 절차가 매우 간편해 졌기 때문에, 사기 업체들이 이 지점을 노리고 개인 계좌로 온라인 송금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으로 송금을 원하는 업체는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해야 한다. 만약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물건을 받은 후에 입금하는 후불 거래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은 홈페이지 관련 부분이다. 독일 업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의 경우 영문으로만 되어 있는 홈페이지는 거의 없다. 독일어가 영어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알파벳을 사용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독일 사람들이 당연히 영어를 잘 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영어를 못하는 독일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독일 업체의 홈페이지가 독/영문인 경우는 있어도 영문 홈페이지만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독일 기업은 홈페이지에서 회사 연락처, 대표자 명, 회사 등록 정보 및 세금 번호 등의 정보를 Impressum(Imprint) 페이지를 통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만 한다. 기업이 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최대 5만 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따라서 독일 기업의 홈페이지에서는 Impressum페이지를 항상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독일 업체의 독일어 홈페이지를 영문으로 전환할 경우 Impressum 페이지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홈페이지를 독일어로 바꿔서 Impressum 페이지가 있는지 또한 해당 페이지에 회사 정보 등이 잘 기재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거래하려는 독일 업체가 영문 홈페이지만 사용하거나 회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Impressum 페이지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라면 사기 업체일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시사점
이러한 사기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거래 방법은 신용장 거래를 하거나 후불 조건으로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대면 거래에서 이러한 거래 방식을 활용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독일 기업들이 신용장 거래를 선호하지 않고 후불 거래는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서 비대면 상황에서 거래 방식에 대한 의견을 독일 업체와 조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비대면 국제 거래 시 거래하려는 업체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거래에 신중을 기하는 것 외에는 유감스럽게도 사기를 예방 할 수 있는 다른 마땅한 대책이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위에 다룬 실제 사기 사례와 독일 현지 상황을 반영한 사기 업체 구분 팁들이 독일 업체와 거래하려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자료: WirtschaftsWerkstatt, Bundesanzeiger, D&B Hoovers, Google, Kotra News, 업체 홈페이지,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