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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사태 선언 이후 6개월, 미얀마 바이어로부터 듣는 현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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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사태 선언 이후 6개월, 미얀마 바이어로부터 듣는 현장의 목소리

- 대외수입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시장 마저 동반 침체 -

- 현지 바이어들도 악조건 속에서 활로 모색에 사활 -




거듭되는 악재로 위축되는 미얀마 시장


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월 집권한 군부가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며 미얀마 보건의료체계가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특히 인구대비 백신 접종율이 3% 수준에 정체되어 있는 반면 하루 확진자 비율은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높게 나타나는 등 현재까지도 코로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강제휴업 및 봉쇄 조치가 반복적으로 시행하면서 내수시장이 붕괴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비상사태 이후 발생한 금융, 외환의 위기와 물류 대란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국제 금융제재로 발생한 외환부족으로 환율이 급등하며 미얀마 바이어들의 구매력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위축과 운임 급등 문제 또한 원활한 대외교역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비상사태가 선언된 2월 이후 미얀마의 대외수입실적이 지속적으로 침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 대유행이 본격화된 지난 7월 수입실적은 비상사태 발생 직후와 비슷한 8억 4,410만 달러 수준까지 축소되기도 했다.

2020/2021 회계연도 수출입 동향
(단위: 백만 달러)

기간

수출

수입

수지

20.10
845.3
1,160.90
-315.5
11
793.8
916
-122.2
12
1,584.70
1,513.80
70.9
21.1
2,030.30
1,883.30
147
2
1,201.60
824.3
377.2
3
978.4
1,363.90
-385.5
4
1,295.80
1,190.80
104.9
5
961.3
1,205.20
-243.9
6
1,507.70
1,351.50
156.1
7
1,255.50
844.1
411.4
자료: 미얀마 상무부

바이어들이 바라보는 시장침체의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


이와 같이 경제지표로 드러나는 부정적인 통계수치가 실제 시장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파악하고 그 원인을 구체적으로 추정해보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위기를 직접 겪고 있는 바이어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전망해볼 수 있을 것이다.

※ 바이어들의 요청에 따라 업체명은 기재하지 않음.

식품 바이어가 전하는 시장 상황과 전망

물류가 사실상 마비됐기 때문에 현지에 공급할 상품을 수입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제품의 경우 원래 통관에 한달 정도 걸렸는데 지금은 무려 2개월에서 3개월 가까이 소요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입비용 역시 2배 가량 폭증했다. 늘어나는 물류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제품 수입을 중단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이런 업체들은 이미 수입해서 재고로 쌓아 둔 상품을 판매하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해상을 통한 수입이 비용과 시간 면에서 훨씬 불리하게 때문에 그나마 수월한 인접국과의 육로 교역에 의존하고 있다.

금융 인프라의 붕괴 역시 체감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무리한 현금인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은행예금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 실제 우리회사도 3월 말부터는 계좌이체를 일체 받지 않고 현금으로만 거래하려고 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급격히 퍼지는 바람에 비대면 거래가 불가피해졌고 현재는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와 계좌이체를 받아주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이렇게 올린 매출을 온전히 현금화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늘 시달리고 있다. 금융 시스템이 붕괴 직전인 미얀마에서는 현금만이 유일하게 신뢰받는 자산이다.

미얀마 식품 판매점
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Global New Light of Myanmar


반면 제품의 판매 자체는 생각보다 양호한 편이다.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양 섭취를 잘해야 한다는 인식이 현지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데, 그 덕분에 식품소비가 꾸준히 유지되는 듯하다. 오히려 일부 매장에서는 공황상태에 빠진 시민들이 식품을 사재기하는 바람에 재고가 바닥나는 상황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버티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짜트(Kyat)화도 너무 심하게 폭락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환율이 회복되지 않으면 수입가격 상승으로 사업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향후 수입 상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생산 비중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현금부족 현상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직원들의 급여 지급도 불가능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대규모 감원까지 각오해야 한다.

코로나 상황도 실질적인 악재다. 3차 대유행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직원의 절반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휴업과 재택을 반복해야 했는데, 이와 같은 비상근무 상황이 너무 오래 이어지다 보니 사업장 운영도 정상적으로 되지 못하고 있다.

생활소비재 바이어가 전하는 시장상황

미얀마 상무부가 원활한 수입통관을 위해 전력 지원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대상 품목은 코로나와 관련된 의료기기와 의약품에 한정되어 있다. 우리회사가 취급 중인 상품은 수입 통관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재고관리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

환율 불안으로 수입원가 압박도 심각하기 때문에 현지시장에 공급할 제품의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는 그나마 가격협상이 가능한 기존 공급업체와의 거래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으며 신규 수입선 발굴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정세가 워낙 불안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소비시장 변화도 거의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비상사태 발생 전에는 1년에서 3년 사이의 장기계획을 바탕으로 기업을 경영했는데, 지금은 급변하는 상황을 관찰하며 한달 간격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등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에 급급하다.

물론 이와 같이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일부 제품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덕분에 소독제, 세제 등 위생용품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원격수업이 일상화됐기 때문에 IT제품 또한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지 바이어가 체감하는 미용(Beauty) 시장의 위기

미용에 대한 관심 속에 꾸준히 성장해오던 피부 관리실 운영사업이 코로나 유행의 직격탄을 맞았다. 아무래도 대면 접촉이 많은 서비스다 보니 이와 같은 감염병 확산에 취약했던 것 같다. 실제로 클리닉을 방문한 고객 상당수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고, 밀접 접촉자로 지목된 직원들이 덩달아 격리조치 되며 시설의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지기도 했다.

수입 화장품과 미용제품의 판매실적도 50% 가까이 줄어 들었다. 특히 립스틱, 파우더, 아이라이너와 같은 색조 화장품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정치적인 악재 때문에 경영상 애로가 가중되기도 했다. 한때 제품홍보를 위해 협력했던 배우가 군부와의 연관성을 의심받으며 우리회사가 유통하는 제품 전체가 소비자들로부터 보이콧을 당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이처럼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웹사이트를 통한 제품 홍보와 판매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화장품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온라인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에 실적부진이 최소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온라인 비즈니스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다. 수입상품의 다양화 역시 고려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건강보조제, 영양제, 비타민제와 같은 의약외품 판매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마스크, 소독제 등 위생용품의 공급 역시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회사가 수입해서 판매했던 KF94 마스크는 우수한 성능과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앞으로는 미얀마 전 지역으로 공급망을 넓힐 계획이다.

의료기기, 의약품 바이어가 체감하는 시장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

주로 대형 수요처를 대상으로 이뤄지던 의료기기 판매사업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대형병원 상당수가 운영을 중단했기 때문에 제품 발주 역시 끊긴 상태로, 2분기에 미리 받았던 주문에 대한 공급이 사실상 유일한 판매실적이다. 정부조달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지만 이 역시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의 고갈로 난관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의료기기 납품 대금을 계좌이체 방식으로만 지급하고 있는데, 이를 현금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비싼 수수료를 부담하며 사설 금융업자와 거래하기도 했다.

미얀마 병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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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Myanmar Insider


물론 코로나 확산 덕분에 항생제, 비타민제, 해열제 등 의약품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지만 정작 이 제품들의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약품의 경우 수입을 위해 식약처 허가가 필수적인데 물류 대란으로 시험용 샘플 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 운송이 필수인 냉동 샘플의 반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심지어 코로나 강제휴업 기간에는 식약처도 업무를 중지하며 수입심사가 아예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때문에 이미 승인 받은 의약품 위주로 수입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미얀마의 의약품 시장 전망은 상당히 밝다고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의약품 자체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 의약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사점


이상에서 살펴본 내용을 통해 금융위기와 물류대란, 그리고 공중보건의 붕괴가 실제로 시장에서 광범위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현금의 고갈과 환율의 급등과 같이 바이어가 대처하기 힘든 문제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미얀마에 대한 수출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새롭게 발생하는 수요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보건의료와 위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한 시장진출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자료: 미얀마 상무부, 중앙은행, 각사 인터뷰, KOTRA 양곤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