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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건축코드, 기후변화와 코로나 영향으로 대대적인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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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건축코드, 기후변화와 코로나 영향으로 대대적인 변화 예고

- 2022년 호주 건축코드 개정안, 10여년 만에 가장 큰 변화 예상 -

- 달라진 기후, 신재생에너지와 신모빌리티에 적합한 건축 디자인, 자재 수요 예상 -

- 코로나19 로 관심 높아진 실내 환기, 관련 건축규정은 미비해 정부 차원의 제도 마련이 시급 -


2019년말 호주는 역대 최악의 산불을 겪었다. 호주는 매년 10월 산불(Bushfire)시즌이 시작돼 그 전에 이른바 Hazard Reduction, 미리 산불놓기 작업을 시행한다. 주요 위험지역의 산림과 도시 경계에 산불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작업인데 2021년 9월초에도 어김없이 Hazard Reduction이 시행됐다. 이 시기에는 시드니 도심에서도 안개와 연기가 자욱하고 대기환경 유해도가 높아져 호흡기 질환 환자들은 외부활동이 자제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NSW)의 미리 산불놓기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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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NSW주 환경부/소방 서비스, 시드니모닝헤럴드

호주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은 호주의 가장 뜨거웠던 해였으며 그 해 평균 기온은 1961~1990년 평균보다 1.52°C 높았다. 2021년 여름, 미국 허리케인, 중국와 유럽에서는 홍수가 닥친 상황에서 2021년 하반기, 여름을 맞이할 호주에서는 경각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바, 호주의 건축 시장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친환경 건축자재 및 불연성 소재 사용에 대한 규제 뿐만 아니라 더 뜨거워진 기후와 급격한 날씨에 적합한 건물을 짓도록 건축 규제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의 건축코드란


호주의 건축코드, National Construction Code(NCC)는 현지 건축과 관련된 모든 규정으로 호주에 건축자재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이 코드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을 충족시킨 후, 코드마크 인증(Codemark Scheme)을 취득해야 한다. 코드마크 인증에 대한 적합성 평가는 제 3자 인증기관인 JAS-ANZ(Joint Accreditation System of Australia and New Zealand)으로 등록된 업체를 통해 진행하며 인증 요건에 부합하면 코드마크를 취득할 수 있다.

이러한 건축코드는 3년마다 개정되고 있으며 산업계 피드백, 연구자료, 정부 정책을 반영해 이루어지고 각 지역정부들은 이를 바탕으로 세부 정책, 규제 등을 시행하게 된다. 2021년 9월 기준, 이 개정을 위한 제안들이 취합된 상태로 빠르면 2022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2010년 이후 단일 개정으로서는 최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우리 수출업체들이 미리 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호주의 건축규정
호주 빌딩규약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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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건축코드
National Construction Code
워터마크
WaterMark
코드마크
Code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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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BCB

NCC 2022의 주요 변화 내용


ABCB에 따르면 주요 변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신 모빌리티 출현, 코로나19 발발, 기후변화이며 특히 저층 아파트와 주택들에 대한 변화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 기준, 호주의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 중 소규모 태양광(small-scale solar)인 지붕형 솔라가 차지하는 비율은 23.5%로 코로나19에도 호주 전역의 주택에 약 38만 개의 솔라 패널이 설치되는 등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반면 호주의 전기 자동차는 2021년 기준 보급률이 1.6%로 높지 않으나 2021년초 연방정부가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보급확대를 위한 미래 연료 전략(Future Fuel Strategy) 을 발표하고 각 주정부에서도 세제 개편 및 충전소 건설을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건축 업계에서는 아직도 새로 지어지는 주택들 상당수가 태양광 에너지 활용 및 전기차 충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에 NCC 2022변경에서는 태양 전지판 및 전기 자동차 충전 장비 설치를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호주의 주택 열 효율성 및 환경요인을 고려한 NatHERS 등급은 최저 등급을 6에서 7로 상향 조정해 호주 전역의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24%까지 줄일 수 있도록 했다.

그 외 넓은 복도, 강화된 욕실 벽, 식수 배관의 허용 납 수치 조정,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출구 및 창문의 접근성 개선, 비 주택 건물들의 산불 예방책(불연성 건축 소재), 상업 건물의 경우는 급격한 날씨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는 쪽으로 규정 변화가 예상된다.

ABCB에 의한 규제 개편은 아니지만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경우 시드니 남서쪽 주택가 개발시 어두운 색으로 지붕을 설치할 수 없도록 했다. 이 지역은 해안가보다 내륙쪽에 가깝고 택지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여름철 최고 기온이 이미 50도에 육박할 정도인데 어두운 색 건물들이 여름철 발생하는 도심내 열섬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주택용지는 큰 나무 한 그루를 심을만큼의 용적을 갖추어 주택 사이사이 녹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시드니 서부 대학(Western Sydney University) 열 전문가 교수 Sebastian Pfautsch는 단일형 주택의 경우 넓고 평평한 형태로 지으면 태양열과 지열을 직접적으로 받으니 평수가 작아도 수직형으로 지어 자연 통풍이 용이하도록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계획/공공지역 개발부는 기후변화를 도시 계획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건강, 주 경제 및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혀 주정부의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시드니 한 주택가의 지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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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시드니모닝헤럴드

코로나 이후 이슈로 떠오른 실내환기의 필요성


한국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집집마다 공기청정기를 구비하고 외부 대기환경 및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호주에서는 2019년 말 산불, 2020년 코로나 19 가 확산되면서 실내 공기질 및 환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나타났다. 호주는 2020년 호텔격리를 시행하면서 일부 확진 사례가 환기와 통풍이 좋지 않은 호텔 복도 및 객실 사이에서 발생하자 공기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이 이루어질 수 있음이 밝혀졌고, 전 빅토리아주 주지사 Ted Baillieu는 실내 환기가 백신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2021년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지역봉쇄를 시행한 주정부들은 실내보다 실외가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둔 호주의 실내 환기 시스템은 무방비 상태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경우 10월 중순 학교들이 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돼 당장 교실의 환기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19세기 지어진 오래된 학교들은 자연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 지어진 건물들은 기계적인 환기, 그것도 실내 공기를 순환하는 정도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문제시되고 있다. 또한 교실 내 건축 자재 및 가구에서 배출되는 유해 물질과 실내외 공기의 미립자도 실내 공기 오염도를 증가시키는 주요인이다.

호주 학교 환기 점검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현지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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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NSW주 지방 학교수업 재개에도 실내 환기와 코로나19 안전지침에 대한 사전점검 미비"
자료: ABC뉴스

현지 언론에서는 학교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일반 가정, 특히 아파트와 같은 집합 주거 건물과 사무실 등이 모두 바이러스 확산 관련 높은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성공적인 코로나19 관리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실내 환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유럽과 미국도 실내 환기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의 실내 환기 시스템은 공기를 정화하기 보다는 순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며 바깥 날씨가 좋지 않거나 외부 소음때문에 창문을 닫는 사람들의 생활습관도 실내 공기질이 나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이에 호주 교육부는 보건부와 공동으로 교내 공기질 개선 방안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호주 한 언론사에 따르면 연방정부가 환기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변화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사점


앞서 살펴본 호주의 건축코드 변화는 호주 주택, 상업, 공공 건물의 건축 자재, 설비, 디자인 등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을 미쳐 건축사, 시공사 뿐만 아니라 해외의 수출업체들도 그 내용을 잘 살펴보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현지에서는 2022년 말부터 새로운 규정이 적용될 경우 일부 건축 자재들은 교체 수요가 발생해 10~30%까지 가격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물류 대란 및 공급선 확보가 지연돼 자재 확보가 어려워지거나 시공할 전문 인력이 부족해 프로젝트들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지 건축자재 바이어는 KOTRA 시드니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현지 시장 트렌드가 급격히 변하고 있으며 새로이 개정되는 건축코드 규정에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이 건축코드에 적합하지 않으면 수입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시장 트렌드보다 앞서가 수입하기 주저했던 친환경, 불연성 건축 자재, 환기 시스템 등의 제품들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내 환기의 경우, 명확한 규정이 부재하지만 코로나로 촉발된 업계와 사회의 요구에 따라 전면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환기 필터, 시스템, 기기 제조사들은 현지 시장 규격 및 인증을 충족한 후 수출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현지 환기장치 제조사들은 해외 수입 제품들과 경쟁이 치열해 생산비용을 줄이고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 아시아권에서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기업들은 생산, 유통을 겸하고 설치는 외부업체를 이용하기도 한다. 호주에서 환기장치는 자체 기능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성이 중요하며 생산 또는 사용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인 요소를 갖춘다면 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자료: 호주 환경부, 호주 보건부, 호주 빌딩규약이사회, NSW주 환경부/소방 서비스, 시드니모닝헤럴드 외 현지언론 및 KOTRA 시드니무역관 인터뷰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