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도시에서 ANC의 과반 확보 실패로 연정 지속 불가피 -
11.1(월) 지방자치단체장을 결정하는 지방선거(Local government elections)가 남아공에서 개최되었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선거는 1994년 민주 정부 출범 이래 다섯 번째로 시행되었으며 남아공의 최근 민심과 정치지형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올해 선거 투표율은 46%로 전체 2,600만 명의 등록 유권자 중 약 1,200만 명만이 투표를 완료하여 1994년 이래 가장 저조했다.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제1정당 자리를 유지, 득표율은 사상 최저치
만델라 전 대통령을 배출하고 라마포사 현 대통령이 속해있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득표율은 사상 최저치인 45.59%를 기록했다. 총 213개 지방의회 중 161개 지방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나, 8개 광역도시(Metro) 중 50% 이상 득표에 성공한 도시는 Mangaung과 Buffalo City에 불과했다. Ekhuruleni에서의 ANC 득표율은 38%로 2016년 49%와 비교 시 크게 하락했으며 수도인 Tshwane에서도 최저 득표율(35%)을 거두게 되었다. 이는 7개 도시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율을 얻은 10년 전 선거 결과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 정당별 2021년 지방선거 전국 득표율
순위 | 정당 | 득표율 | |
2016년 | 2021년 | ||
1 | African National Congress(ANC) 아프리카민족회의 | 53.91% | 45.59% |
2 | Democratic Alliance(DA) 민주동맹 | 26.90% | 21.62% |
3 | Economic Freedom Fighters(EFF) 경제자유투사당 | 8.19% | 10.32% |
4 | Inkatha Freedom Party(IFP) 잉카타자유당 | 4.25% | 5.65% |
5 | Action SA 액션 SA | - | 2.34% |
자료: 남아공선거관리위원회(IEC)
주요 대도시별 정당 득표율 변화
Johannesburg | Tshwane |
Ekurhuleni | Cape Town |
eThekwini | Nelson Mandela Bay |
ANC 부진 속 제1야당 DA는 안정적, Johannesburg에서 신규 정당 지지율 두드러져
ANC는 흑인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폐지를 이끌어내며 흑인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으나 지난 10년간 득표율은 점차 하락하여 왔다. 경제 저성장, 흑인 정부의 비리 의혹, 높은 실업률 등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이유이며, 최근 코로나19발 경제위기, 잦은 정전 등으로 인해 악화된 민심이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2024년 총선 전까지 ANC 내 혁신과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지율 추가 하락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당 내외 인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제1야당인 DA는 목표한 득표율(24%)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지난 2년간의 부진했던 과거와 비교할 때 만족할만한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DA는 전통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Cape Town에서 5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단독 지방정부 구성이 가능해졌으며, 주마 전 대통령의 근거지이자 전통적으로 ANC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온 지역인 KwaZulu Natal 주 소속 Umngeni 지역에서 첫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남아공 최대 도시이자 밀집지에 거주하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이상의 유권자가 공존하는 Johannesburg에서의 득표율이 정당별 지지도 변화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편인데, ANC의 득표율은 2016년 45%에서 34%로 감소했으며, DA 득표율 또한 38%에서 26%로 하락했다. 2016년 처음으로 지방선거에 참여, 1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알렸던 EFF 또한 2021년 동일한 11%를 유지하며 정체되었다. 이에 반해 전 Johannesburg 시장인 Herman Mashaba가 새롭게 창당한 Action SA의 선전이 두드러졌는데, 단 4개 광역도시와 2개 지방의회 선거에만 참여했기 때문에 전국 득표율을 논할 수는 없으나 Johannesburg에서 16%의 지지율을 얻으며 3위 정당 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기록했다. 특히 Johannesburg 내 흑인 밀집지인 Soweto에서 특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ANC가 Johannesburg에서 잃은 표심이 Action SA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일부 백인 유권자들 역시 Action SA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합정치 지속 불가피, Action SA의 행보에 주목
ANC의 전반적인 득표율 하락으로 66개 지역에서 과반수를 달성한 정당이 선출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연합정치(Coalition)는 계속될 전망이다. Johannesburg와 Tshwane 등지에서는 높은 득표율을 얻은 Action SA가 이번 선거 연정의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Action SA를 이끌고 있는 Mashaba는 DA 출신으로 ANC의 부패와 행정 무능력을 비판하며 출범한 당이기 때문에 ANC 인사의 단체장직 선출 및 유지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Mashaba는 이미 ANC와의 연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바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선거 결과와 관련하여 라마포사 대통령은 정당간 다름을 내려놓고 공의의 목적 달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조했으며, 이를 통해 새롭고 더 나은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여전히 남아공에는 ANC를 대체할만한 지지도를 가진 정당이 없는 관계로 당분간 ANC의 집권은 계속될 전망이나, 이번 선거에서의 ANC 득표율 하락은 남아공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어 집권층의 대대적인 각성과 변화가 있지 않으면 향후 선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7월 소요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최근 지속되고 있는 전력난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치러졌다고 평가되고 있다. 향후 남아공은 2023년 총선을 개최할 예정이며 국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 제도를 택하고 있으므로, 2023년까지의 정치지형 변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
자료원: News24, IEC, IOL, M&G, EWN 등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