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관광 활성화 및 외화수급 확대 기대 -
쿠바-파리클럽 간 대외채무 조정 현황
쿠바 정부는 2015년 대쿠바 주요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 회원국 14개국과의 부채 조정협약을 통해 110억 달러 규모의 부채 중 85억 달러에 대해 탕감하되, 잔여 부채는 2033년까지 최우선적으로 상환하는 안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지속되는 외환 부족 상황으로 인해 2019년 상환 예정이었던 8200만 달러 중 3300만 달러에 대해 연내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특히 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인해 최대 외환 수입원인 관광산업 및 전문인력 해외 파견 수요가 급감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2020년 쿠바 정부는 2년간의 지불유예를 요청했으며, 2020년 6월 양 측은 1년간의 지불유예에 합의했고, 지속적인 코로나19의 확산 등의 이유로 2021년 6월 다시 한번 채무상환 일정에 대한 조정을 비공개로 합의했다. 2차례에 걸쳐 2019년 미상환액 및 2020년 상환 예정액에 대한 지불유예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쿠바의 상황을 고려, 양 측은 2021년 11월 다시 한번 채무 상환일정 조정에 합의했다.
새로운 합의에 따르면 2021년 상환분에 대한 체납을 예방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쿠바는 2022년 6월부터 부채 상환을 재개하는 새로운 상환일정에 합의했으나 채무 불이행에 따른 패널티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내 경제 상황
쿠바 정부는 시장 원리를 왜곡하던 이중화폐제도를 27년 만에 폐지하고, 민간부문의 경제활동 참여를 위해 중소기업설립법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개방정책을 도입했음에도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지난 2년간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다(2019년 -0.2%, 2020년 -10.9%). 2021년 경제성장률은 0.4%의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나, 2024년에 이르러서야 팬데믹 이전의 경제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관광산업 및 전문인력의 해외파견 축소에 이어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강화로 인한 저가 공급 원유 수입 축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미국 내 쿠바인들의 외환송금 축소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쿠바 내 외환보유 현황은 지속 악화됐다. 특히, 외환유입이 실질적으로 차단된 상태에서 추진한 화폐 단일화는 기초 생필품을 비롯한 수입제품의 급격한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으며, 주요 물품의 부족현상 가속화뿐 아니라, 급격한 물가 상승을 초래했다. 미 달러화가 기존의 CUC(태환페소)를 실질적으로 대체함에 따라 화폐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페소화 경제권과 달러화 경제권이 구분되며 양 경제권 내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 EIU에 따르면 2020년 물가상승률은 약 420%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외화유입이 회복되는 2022년부터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 말 정기국회에서 Alejandro Gil 경제기획부 장관은 이중화폐제도 폐지와 함께 노동자 평균임금에 대해 4배 가까이 인상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 필수지출이 2019년 27% 수준에서 2021년 85%까지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Mario Murillo전 경제기획부 장관은 쿠바 비공식 부문 내 물가상승률은 지난 한해 동안 6,900%에 이르렀다고 덧붙였으며, 이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비공식 부문을 통해 이뤄지는 쿠바 내 현실을 감안할 때 급격한 사회 양극화 현상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제회복 조치 및 계획
쿠바는 취약한 제조업에 기인한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서비스 수지로 상쇄하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2020년 기준, 쿠바의 무역수지는 5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반면, 서비스 수지는 61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무역수지를 상쇄했다. 서비스 산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문인력 해외파견 및 관광산업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이에 쿠바 정부는 중단기적 경제 회복을 위해 해당 산업의 회복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하며, 이를 위해 국경 개방 등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발표했다.
쿠바 정부는 11월~3월간 이어지는 관광 성수기에 맞춰 2021년 11월 15일부로 국제공항 운영 정상화 및 방역조치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현재 극도로 제한돼 운영 중인 국제항공편의 단계적 증편이 예상되며, 완화된 방역조치(의무격리 및 PCR 의무검사 면제)로 인한 관광객 유입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하였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실험 결과 높은 예방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고려, 의료관광 패키지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쿠바 내에서는 본격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진 후부터 확진자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80%가 접종을 완료했다.
그러나 쿠바 정부의 국경 개방 및 관광 재개 발표에도 즉각적인 외환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팬데믹 이후 관광산업의 재개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사례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특히 주요 관광객 유입국인 캐나다와 EU 등의 경우 코로나19의 5차 대유행, 자국의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소비 감소 및 생활패턴 변화 등이 해외여행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2022년부터 관광산업의 회복이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나,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러한 현상은 파리클럽과의 3차 상환 유예 합의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환 유예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대외수입 축소 등의 긴축조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파리클럽에 대한 채무상환은 최우선 순위로 이뤄져야하는 합의조건에 따라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수입대금 미결제분에 대한 해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어 대다수 국가의 대쿠바 무역거래는 상당기간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자료: EIU, Granma, 로이터 등 주요 외신 및 KOTRA 아바나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