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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남 국토정보원장 “구글지도와 안보, 괜한 얘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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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남 국토정보원장 “구글지도와 안보, 괜한 얘기 아냐”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최근 구글이 우리정부에 우리나라지도를 국외 반출하겠다고 공식 요청했다. 대상은 디지털방식으로 만든 5000분의 1 대축척 한국 수치(디지털)지도다. 정부가 구글에 지도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지도쇄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여론도 “제공해라” “안된다”로 명확하고 극명하게 갈려 있다. 지난 15일 우리나라 지도 관련 최고 책임기관인 국토지리정보원의 최병남 원장(59)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국토연구원 GIS연구센터장, 국토정보연구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14년 이래 국토지리원장을 맡아왔다. 지난 3월 2일 국내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차원에서 국내기업들에게 수치(디지털)지도 무료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최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구글의 국내디지털 지도 국외반출 요청에 대해 정부는 그동안 부정적 입장을 취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글 측에 따르면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도반출조건으로 전세계에 서비스중인 구글 위성영상지도 상에서 보안에 민감한 한국내 일부 지역 영상을 흐릿하게 처리(필터링)해 달라는 조건을 달았다고 한다. 꼭 그럴 만한 이유가 있나?
최병남 국토지리정보원장.사진=이재구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최병남 국토지리정보원장.사진=이재구기자
“사실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세계유일의 남북분단 및 대치상황이라는 점에 따른 국가 안보 문제를 들 수 있다.”

-이미 구글이 제공하는 위성 영상지도인 구글어스는 물론 러시아의 얀덱스, MS 빙, 애플 맵 영상지도 등이 청와대나 군사적 보호구역들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수치지도를 가져다가 가공하겠다고 하는 게 왜 문제가 되나?
“괜히 안보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그래서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 구글이 원하는 디지털지도는 오차가 3.5미터에 불과하다. 이 지도에 구글어스의 3차원 영상 지도를 얹으면 그동안 부정확했던 지도상의 좌표가 아주 정확해진다고 한다. 북한이 포사격 등 정밀 타격을 할 경우 그대로 노출된다는 보안 전문가의 말을 들었다. 이 때문에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구글영상지도 구글어스의 서비스 영상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그럼 구글 이외의 글로벌 기업, 즉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애플처럼 위성영상지도를 제공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이 지도반출을 요청할 경우에도 필터링 요구를 할 것인가?

“비슷할 것이다.”

-외국의 사례가 있나?

“이스라엘의 경우 전세계에서 서비스되는 구글어스 영상지도상에서 이스라엘정부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지역을 흐릿하게 처리해 서비스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구글 측의 얘기를 들어보니 구글 지도서비스는 서버를 전세계 중요지점에 두고 클라우드방식의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한국에 별도로 클라우드센터를 만들수는 없다고 말한다.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둘지 여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다만 국가안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구글도 국내법을 따라야 할 것이다. 우리정부가 무조건 지도를 주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이미 사전에 구글측에 충분히 이런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구글측은 기업의 원칙이라며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최원장은 22일 지도국외반출협의체를 구성하는 7개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국토지리원에서 첫 심사 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