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전 정부의 실패한 자원외교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현 정부는 자원탐사 쪽에는 아예 눈을 돌려버린 상황입니다. 하지만 과거 해외 유전 매입 당시 우리가 기술을 갖고 있어 직접 검증하고 샀다면 그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저희는 내년 1월을 목표로 자원탐사 결과를 3차원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마치 그래픽디자이너들이 오토캐드를 쓰듯 사용하기 쉬운 것을 말이죠. 이를 이용하면 국내 서해안과 포항 일대 재탐사는 물론 해외 유전 매입 시 정확한 자원 부존량까지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자원탐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신창수 서울대 자원에너지학과 교수와 손잡고 최근 자원탐사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 이동학 코코링크 사장(54)은 이렇게 말했다.
국내 유일의 고성능컴퓨터(HPC) 개발로 슈퍼컴 기술을 확보한 그가 더 이상 자원외교의 실패가 재연되지 않도록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지난 29일 서울대 입구에 있는 그의 회사를 찾았다.
HPC를 병렬로 수백대 이상 구성하면 슈퍼컴퓨터가 된다. 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슈퍼컴 구축기술을 확보해 해외에 판매까지 했다. 정부가 1000억원이나 들여 2020년까지 만들겠다는 그 기술을 이미 몇 년 전 확보한 데 이어 이젠 응용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이미 슈퍼컴과 OLED솔루션을 결합한 앱과 기기도 자체적으로 상용화해 판매 중이다. 서울대를 지주회사로 하는 코코링크는 서울대 산학협력단 주재 아래 이번에는 신창수 교수팀과 제휴해 일을 벌였다.
그가 한창 개발 중인 SW는 자원 부존(賦存) 가능성이 높은 땅 밑이나 해저 수㎞ 아래로 초음파를 쏘아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원 매장 상황을 보여주는 3차원(3D) 이미지를 그려내 준다. 땅속이나 해저로 쏜 초음파 반사 속도를 바탕으로 알아낸 밀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지금까지는 주로 2D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감으로 매장량을 해석해 냈지만 최근 몇 년 새 3D이미징을 통한 자원매장량 분석 방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 사장은 에너지탐사 해석의 세계적 권위자인 신 교수의 알고리즘 기술을 바탕으로 만드는 SW를 사용해 전 세계 석유, 가스, 샌드오일의 매장량을 기존의 어느 솔루션보다도 정밀하고 빠른 속도로 해석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가 상용화 중인 프로그램은 신 교수가 2008년 개발한 이른바 ‘라플라스 영역에서의 완전파형 역산 기술(waveform inversion in the Laplace domain)’을 기반으로 한다.
이동학 사장은 “기존 석유탐사 프로그램 상 설정된 탐사대상 지역 그리드가 25x25m였다면 이를 10x10m, 또는 5x5m 수준으로 더 촘촘하게 만들어 탐사결과를 해석해 내야 정밀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기하급수적으로 연산량이 늘어나죠. 당연히 슈퍼컴 기술이 필요하게 됩니다. 지난해 말 세계적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움(BP)이 세계 톱10에 드는 슈퍼컴을 도입한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세계 최고의 자원탐사 분야 권위자인 신 교수가 한국을 대표하는 슈퍼컴 강소기업 코코링크와 만나 ‘물건’을 내려 하고 있다. 코코링크와 신창수 교수는 다음달 말 국회에서 관련 세미나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