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21일 인도정부가 이달초 내놓은 명령을 통해 예정을 앞당겨 당장 다음달부터 이른바 ‘단계적 생산 프로그램(PMP Phased Manufacturing Programme)’를 실시키로 하면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응, 삼성전자는 인도정부가 1년이나 앞당겨 PMP를 실시할 경우 인도 현지산 삼성휴대폰 수출경쟁력이 악화되며, 이는 결국 올해 수출물량을 지난해 15%에서 40%로 늘리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인도정부에 청원서를 넣었다.
삼성전자는 인도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디스플레이 등의 부품을 2020년 3월 31일까지 생산해 줄 것을 요구한 이전 PMP 일정에 따라 투자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처럼 갑자기 일정이 바뀌게 되면 당장 이 부품들을 수입해야 하고, 고율 수입세까지 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노이다에 인도 최대 휴대폰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현재 인도에서 스마트폰용 능동형유기발광소자(AMOLED)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한 조립공장을 설립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공장은 내년 4월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인도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디스플레이패널에 수입관세를 부과하면 제조원가가 올라가 인도에서 삼성 플래그십 제품(노트9와 S9)의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썼다. 삼성전자는 이 서한에서 당장 다음달부터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에 관세가 부과되면 “인도에서 생산한 휴대폰 수출을 늘리려는 계획도 재검토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도 썼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도에서 생산한 휴대폰 가운데 지난해 15%였던 수출 물량을 올해 40%로 늘릴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관세 조기부과 방침이 시행되면 “인도산 휴대폰 수출시 베트남같은 저비용 생산국들과 경쟁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정부가 TV용 LED 패널에 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분기에 인도에서 TV 생산을 중단했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정부 명령 때문에 휴대폰 생산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앞서 부과한 5%의 TV용 LED 패널 관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명령을 철회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도정부에 청원한 것은 맞다. 하지만 내용은 인도정부의 조기 관세부과로 부담이 생겨 결과적으로 생산이 줄어들며 수출이 줄어들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라고 밝혔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