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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美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않는 3가지 이유…삼성전자의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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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美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않는 3가지 이유…삼성전자의 대응은?

세계 스마트폰시장 주요 선진국서 포화..유독 미국시장 정체 심각
삼성·애플 주도...화웨이 등 혁신적 중국폰 공백에 최적가 못찾아
두회사 양강 구도속 점진적 업그레이드에 만족하면서 혁신 정체
110만원 넘는 슈퍼플래그십 사용자들 더 오랫동안 사용하려 해

북미 스마트폰 시장이 5년연속 정체를 보이는 등 미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업그레이드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이유는 결국 고객이 요구하는 적절한 가격대의 혁신폰 부재라는 분석이 나왔다. 1000달러(약 110만원)대의 비싼 슈퍼플래그십(주력폰)을 구매한 사람들은 그만큼 오래 사용하려 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왼쪽)과 애플 아이폰XS.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이 5년연속 정체를 보이는 등 미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업그레이드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이유는 결국 고객이 요구하는 적절한 가격대의 혁신폰 부재라는 분석이 나왔다. 1000달러(약 110만원)대의 비싼 슈퍼플래그십(주력폰)을 구매한 사람들은 그만큼 오래 사용하려 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왼쪽)과 애플 아이폰XS. (사진=각사)
‘삼성·애플 양강 주도의 북미시장에서 두회사가 점진적인 성능향상으로 기존 고객의 입맛을 맞춰주지 못하면서 고객들은 업그레이드 필요성을 못느낀다. 전세계적 스마트폰 시장 정체 속에서도 지난해 동기보다 50%나 출하성장세를 보인 중국 화웨이 폰 같은 인기있는 혁신적 제품이 미국시장에 판매되지 않고 있다. 즉, 업그레이드할 준비가 된 고객들의 희망 가격대에 맞는 혁신제품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어 미국 휴대폰 시장의 활력이 떨어졌다. 게다가 1000달러(약 110만원)대의 비싼 슈퍼플래그십(주력폰)을 구매한 사람들은 그만큼 오래 사용하려 하는 경향을 보인다.’

더버지는 17일(현지시각) 이같은 이유로 세계 3대 스마트폰 소비지역인 미국시장의 소비자들의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이는 결국 북미 스마트폰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면서 5년연속 출하량 하락세를 보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달, 미국 1,2위 이통사 버라이즌과 AT&T는 미국소비자들이 알고 있던 내용을 공식화했다. 즉, 미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예전보다 훨씬 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미국 양대 이통사는 자사의 신제품 업그레이드 비중이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기존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는 것에 어느 때보다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세계적인 추세다. 많은 선진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과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지만 몇가지 이유로 미국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 커낼리스(아래 표 참조)가 집계한 1분기 미국시장 스마트폰 출하량 통계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5년 연속 출하량 하강세를 기록하며 최악의 시장 정체 상황을 드러냈다.

■삼성·애플 양강 시장지배 구조


올해 가장 흥미로운 스마트폰 가운데 하나인 화웨이의 P30프로는 미국정부에 의해 사실상 금지됐고 다크호스인 원플러스는 미국 T모바일과 계약을 맺어 공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교적 틈새시장에 불과하다. 전형적인 미국 스마트폰 구매자들이 삼성과 애플 두 개 브랜드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버라이즌, AT&T,T모바일, 스프린트의 온라인숍에서 제공되는 것을 보면 이들 두 회사의 제품들이 다양하게 깔려 있고 때로는 LG전자가 보이고, 한참 밑에 희미하게 교세라가 보일 정도다.

■미국 이통사 매장에서의 지정학적 게임


화웨이나 샤오미 같은 중국 휴대폰 브랜드는 현재 세계 대부분의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거의 완전히 공백상태다.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가 미국 이통사에 단말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TCL이 블랙베리와 팜 핸드폰으로 공급하는 것같이 익숙한 브랜드를 사용하는 방식을 통해야 한다.

미국 정부의 지정학적 판단은 이통사 매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은 주로 애플과 한국같은 미국 동맹국가 제조업체 제품으로 좁혀지면서 이통사의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과 삼성, 점진적 업그레이드에 만족하면서 정체


두 스마트폰 공급사들은 가능한 한 열심히 경쟁하기보다 대부분 반복적인 업그레이드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맷 엘리스 버라이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두회사가 보여주는)한 모델에서 다음 모델로의 점진적인 변화는 그리 크지 않았으며 충분한 인센티브가 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커낼리스가 집계한 1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과 점유율, 1위 애플에 이어 2위 삼성전자, 3위 LG전자, 4위 레노버(모토로라),5위 TCL 순이다.(자료=커낼리스)이미지 확대보기
시장조사회사 커낼리스가 집계한 1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과 점유율, 1위 애플에 이어 2위 삼성전자, 3위 LG전자, 4위 레노버(모토로라),5위 TCL 순이다.(자료=커낼리스)


삼성 갤럭시 S10을 매력적인 제품으로 만드는 요인으로는 작은 베젤의 아름다운 디스플레이, 고성능 카메라, 무선충전용 대형 배터리, 빠른 성능, 방수성, 그리고 헤드폰잭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3년 된 갤럭시S7에도 이미 이런 요소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갤럭시S7 소유자가 갤럭시S10을 원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스크린 베젤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가벼워지고, 빨라지고 있지만 개선 속도가 너무 점진적이어서 대다수가 서둘러 업그레이드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아이폰X(텐)에서 대대적인 재설계를 단행, 이런 극적 변화를 기다려 온 사람들의 단말기 업그레이드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새로운 하드웨어 특징과 기능을 도입에 대해서는 보수적 성향을 유지했다. 소비자들은 아이폰6와 아이폰6S를 한눈에 구별하기 위해 애쓰듯이 아이폰X와 아이폰XS의 차이를 구별하기 위해 애쓰게 된다.

화웨이 같은 회사가 보다 공격적 업그레이드 사이클에 돌입하지 않는다면 애플과 삼성은 최소한 미국 시장에서만큼은 서로 (점진적 업그레이드)보조를 맞출 수 있게 된다.

새로운 기능을 추구하기 위한 화웨이의 맹렬한 대시는 유럽과 전 세계의 휴대폰 구매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화웨이는 올해 1분기 중 지난해 동기에 비해 50%나 출하량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과 애플은 모두 주춤했다.

■슈퍼 플래그십(주력폰)의 신경제학...비싼 만큼 오래쓰고 싶어한다


이통사들이 사용자당 평균 수익(ARPU)에 절대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철저한 비밀이다.

이들은 점점더 전화선 임대료를 프리미엄 비디오나 음악 서비스와 결합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애플,삼성,구글이 제공하는 1000달러(약 110만원)의 슈퍼플래그십(주력폰)을 사도록 하기 위한 장기 약정계약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 전략은 놀랍게도 잘 먹혔다. 소비자들은 월별 비용이 거의 증가하지 않으면서도 이러한 특별한 스마트폰의 향상된 성능(또는 순전히 미적, 사치적 매력)에 가치를 두고 있다.

반면 초저가 단말기를 판매하는 하드웨어 제조업체도 두가지 장기적 문제에 맞닥뜨리고 있다. 하나는 그들이 이전에 쓰던 휴대폰의 2배값을 치르는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빛나는 새 휴대폰을 2배 가까운 기간동안 쓰길 기대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최신 iOS 업데이트로 많은 세대의 아이폰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또한 많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도 이전 안드로이드버전으로도 잘 사용해 나가고 있다. 또 다른 큰 문제는 4자리 가격대의 휴대폰값을 기꺼이 지불하려는 사람들의 숫자가 본질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미국내 스마트폰 공급사와 이통사들은 가장 혁신적이고 매력적인 기기를 대다수 사람들이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가격대로 바꾸었다. 이들은 이같은 사실을 잘 감추었지만 여전히 단말기 가격은 비싸다. 삼성전자의 가장 싼 갤럭시S10 변종인 갤럭시S10e는 아직도 749달러(89만5000원)다. 미국인의 스마트폰 예산은 스마트폰 가격 인상속도처럼 오르지 않았다. 이제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평소 스마트폰 구입 가격대를 볼 때 의미있는 혁신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만 보게 된다. 원플러스7프로는 700달러(약 83만7000원) 이하 시장에서 엄청나게 잘 생긴 베젤리스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는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며 새로운 기능들로 가득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미국내에서는 매력적이고도 동시에 저렴한 스마트폰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중 북미시장에서 갤럭시S10의 호조에 힘입어 단 40만대가 늘어났음에도 출하량 점유율은 지난해 동기(23.2%)보다 크게 는 29.3%를 기록했다. 북미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기피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이같은 상황과 배경은 삼성전자 북미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서 혁신적인 중가폰이 더 힘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거으로 읽힌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