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세계 최초 출시를 하루 앞두고 삼성전자 폴더블폰(접이식폰) ‘갤럭시 폴드 5G’'를 써 본 첫 느낌은 무엇보다도 ‘눈이 시원하다’는 것이었다. 기존 스마트폰 보다 컴팩트하지만 두꺼운 기기를 양쪽으로 펼치니 시원한 대화면이 나타났다. 큰 화면에서는 3가지 앱을 동시에 동시에 띄우고 사용할 수 있어 기기 편의성이 훨씬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기기를 접은 채 앱을 이용하다 화면을 펼쳐 큰 화면으로 연이어 사용할 수 있는 ‘연결성’은 놀라웠다.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 폴더블폰의 대화면 장점이 두드러졌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을 위한 최적의 스마트폰이라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 눈이 시원한 7.3인치 대화면 최장점…부드럽게 접혔다 열려
처음 손에 쥔 갤럭시폴드는 넓어진 화면 만큼 확실히 묵직하긴 했다. 갤럭시폴드의 무게는 276g 이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10+의 무게인 196g 정도보다 80g 더 무거운 수준이다. 두께도 기기 두 개를 겹친만큼 꽤 두꺼웠다. 그러나 화면을 접어둔 형태다 보니 가로 부분이 짧아 (약 6cm) 한 손에 기기를 감아쥘 수 있었다.
화면은 어떠한 접힘 자국도, 화면 화질 차이도 없었고, 부드럽게 접혔다 펼쳐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를 위해 개발한 플렉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덕분이다. 기존 스마트폰 화면보다 약 50% 더 얇은 새로운 복합 폴리머 소재로 반복적으로 접었다 펴도 디스플레이 층간 미끄러짐과 분리 현상이 없도록 했다.
펼친 화면 맨 오른쪽 상단부에는 별도의 카메라 존이 위치했다. 갤럭시S10이나 갤럭시노트10 시리즈에 적용된 카메라홀만 남기는 화면 공법은 사용되지 않았다. 갤럭시폴드에는 화면을 펼쳤을 때의 앞, 뒷면 그리고 접었을 때 전면(커버)에 모두 카메라가 들어 있는 만큼, 안정성을 위해 이 같은 디자인을 선택했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갤럭시폴드의 색상은 코스모스 블랙과 스페이스 실버 총 2종이었다. 화면을 접힐 때 보이는 모서리부분 디자인이 전체 기기와 잘 어우러졌다.
■ 접었다 펼쳐도 쓰던 앱 그대로…대화면에 최대 8개 앱 동시 구동 가능
본격적으로 화면을 펼쳐 사용해봤다.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봤다. 넓은 화면에 꽉 차게 홈 화면이 나타났다. 특히 놀란 부분은 기사를 클릭했을 때다. 꼭 전자책이나 태블릿PC로 보는 것처럼 텍스트를 볼 수 있었다. 폰트도 더 크게 나타나 눈도 시원했다. 영상 시청 때도 마찬가지였다. 유튜브로 영상을 트니 넓직한 화면에 크게 나타나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음향 역시 놀라웠는데, 기존 스마트폰은 외부 스피커가 아래부분에 하나 있는 것과 달리, 갤럭시폴드는 위 아래 모두 탑재됐다. 영상 속 소리가 훨씬 크고 생동감 넘치게 들렸던 이유였다.
게임이나 영상 등 미디어 시청할 때 화면과 음향 모두 기존 대비 몰입감이 훨씬 뛰어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갤럭시폴드에도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노트10 기종과 마찬가지로 ‘다이내믹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더욱 실감나는 화질을 구현했다. 또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큰 화면을 한 손에 사용하기 불편할 수 있는데, 화면을 살짝 접은 채로도 문제 없이 앱을 구동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띈 장점은 앱 연속성과 멀티 액티브 윈도 기능이었다. 앱을 접은 채로 메시지 앱을 가동해 글자를 입력하다 단말기를 펼치니 큰 화면에 아까 띄워 둔 메시지 창이 그대로 나타났다. 버벅거림이나 지연이 전혀 없었다. 삼성전자 측은 “앱 연속성 기능은 설정 창에서 실행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지금관 반대로 앱을 펼쳐 사용하다가 접혔을 때에도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 역시 설정을 통해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튜브로 영상을 보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해야 한다면? 갤럭시폴드에서는 한 화면에서 바로 가능했다. 유튜브가 틀어진 화면 우측 끝에서 안쪽으로 스와이프하니 앱 선택 창이 나타났다. 그중 카톡 앱을 선택하니, 유튜브 화면 오른쪽이 분할되면서 카톡 앱이 가동됐다. 이 같은 분할 화면은 총 3개까지 가능했다. 게다가 이거 이외에 별도 팝업창은 5개까지 띄울 수 있었다. 총 8개의 앱이 동시 구동 가능한 셈이었다. 영상도 볼 수 있고, 실시간으로 친구들과 대화도 나눠야 하고, 메일도 확인해야 하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성을 극대화한 느낌이었다.
여러개의 앱을 작동시키는 데도 매끄럽게 작동됐다. 분할된 창의 크기는 손가락으로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다. 현재 삼성은 구글 등 안드로이드 개발자 측과 지속적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이 같은 멀티 액티브 창을 지원하는 앱들도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이날 시험해본 결과 인스타그램과 넷플릭스 등 일부 앱에서는 이 기능이 되지 않았다. 다만, 10월 초 출시되는 안드로이드 10 이 적용되면, 앱에 기본적으로 이 기능이 지원되게끔 개선될 것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앱 특성상 사용성 측면에서 기능 도입을 특별히 배제하는 일부 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앱에는 기본적으로 적용될 것이란 설명이다.
카메라는 모두 3군데, 즉 접혔을 때 앞, 뒤 부분, 그리고 펼쳤을 때 오른쪽 위에 각각 적용돼 있다. 카메라앱 역시 접힌 채 실행한 후 펼쳐도 대화면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었다. 카메라 사양 또한 훌륭하다. 후면 카메라는 트리플(3중)카메라가 배치됐다. 즉, 1600만 화소 초광각, 1200만 화소 광각,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가 탑재됐다. 펼친 화면에서의 전면에는 듀얼 카메라로 1000만 화소 광각과 800만화소 망원 카메라가 나란히 배치됐다. 접혔을 때의 전면 카메라 역시 일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1000만 화소 렌즈로 무리없이 ‘셀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갤럭시 폴드는 7나노미터공정에서 생산된 64비트 옥타(8)코어 프로세서와 12GB 램이 탑재됐다. 내장 메모리는 512GB 단일 기종만 출시됐다. 4235밀리암페어시(mAh)의 듀얼배터리가 탑재돼 균형감과 높은 효율성을 동시에 갖췄다.
한편 출시 초기인 만큼 비쌀 수 밖에 없는 가격은 단점이다. 갤럭시폴드 5G의 가격은 239만8000원으로, 이는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10+보다 1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게다가 국내엔 약 3000대가량만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시중에서 쉽게 만나긴 어려워 보인다. 갤럭시폴드는 6일 한국을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4G LTE 또는 5G 기종으로 순차적으로 출시될 계획이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