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정종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3사의 콘텐츠연합플랫폼 '축'과 SKT의 '옥수수' 간 통합 OTT인 ‘웨이브(wavve)’ 출범식 자리에서 이태현 웨이브 대표가 이같은 통큰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웨이브는 우선 구독요금 체계를 변경했고, 같은 가격에 더욱 다양한 콘텐츠 제공에 나서기로 했다. 출시와 동시에 단독 제공하는 다양한 해외시리즈도 마련했다.
■ "2023년 유료가입자 500만·매출 5000억 목표, 충분히 달성 가능"
16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콘텐츠웨이브는 웨이브 출범식과 기자간담회를 열고 웨이브의 서비스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서비스를 소개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국내 선도 사업자가 되겠다는 것은 웨이브를 통해 미디어 시장 파이 키우는 마중물 되겠다는 의미”라면서 “웨이브가 잘 되면 유료방송, 지상파, OTT 등 전체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늘고 이는 가입자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 명, 매출 5000억 원을 목표하고 있다”면서 “개편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금액이 7900원인데, 이 가입자들까지 통틀어 500만 명을 말하고, 이는 기간 내에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목표 설정은 SKT의 탄탄한 무선가입자가 기반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대표는 “SKT와의 제휴 프로모션으로 가입자가 예상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웨이브는 출시를 앞두고 현재 최초 가입자 3개월간 최소 요금제 7900원을 4000원으로 낮춰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SKT LTE5G 최차상 요금 가입자들에는 데이터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이 대표는 “SKT가 꽤 많은 부분에서 목표에 도움을 준다고 본다”면서 “SKT 역시 가입자 증가율에 비례해 현 30% 가량의 지분에서 최대 50%의 지분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웨이브와 SKT의 제휴는 지속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본질에 집중…직관적 상품 구성·강력 콘텐츠로 승부
웨이브의 콘텐츠 전략은 베이직, 심플, 베터(Basic, Simple, Better)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일단 OTT서비스의 가장 핵심 기능인 스트리밍 기술, 콘텐츠 추천을 위한 고도화된 알고리즘, 강력하고 다양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탑재하되, 기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상품 구성을 더욱 직관적으로 개편, 이를 기반으로 더욱 강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웨이브는 이번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기존 35개나 되는 복잡한 요금제를 단 3종으로 단순화했다. 베이직(월 7900원) 스탠다드(10만900원) 프리미엄(1만3900원) 등으로, 스탠다드와 프리미엄의 경우 각각 2명, 4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하며 N스크린 기능이 지원된다. OTT서비스의 본질인 콘텐츠의 경우 기존 푹 대비 대폭 늘어난 혜택으로 고객 맞이에 나선다. 이 대표는 “지상파, 종편 포함 실시간 채널과 방영 프로그램 종료 직후 5분 내에 올라오는 VOD 서비스에 해외 시리즈를 대거 확보할 예정”이라며 “여기에 영화 1000편까지 더했다”고 설명했다. 출시와 동시에 이용자들은 웨이브에서 단독서비스되는 해외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웨이브는 워너브라더스의 ‘매니페스트’, 디즈니사의 ‘사이렌’, 훌루 오리지널 드라마 ‘더 퍼스트’를 최초 웨이브 단독 시리즈로 선보인다. 이후 지속적으로 해외 시리즈 드라마들을 추가할 계획이다.
■ 2000억 투자금 확보…오리지널콘텐츠에 올인, 해외 진출은 단계적으로
아울러 이 대표는 “재무 투자자들로부터 2000억 원 투자받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웨이브 자체 자금력을 더하면 최대 3000억 원이상 투자 가능할 것”이라면서 “올해는 100억 원 가량을 투자해 웨이브 최초 100% 투자한 드라마 조선로코 녹두전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드라마는 오는 30일부터 KBS2에서 실시간 방영되지만, OTT서비스는 웨이브에서 단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콘텐츠 투자는 매우 위험한 투자로, 초기에는 제작비 투자 외 일부 홍보, 시청자 접점 확대 비용은 방송사가 담당하는 등 병행할 것”이라면서 “시간이 지나고 가입자 400만 명 정도가 되면 웨이브 자체 오리지널 투자도 가능한 얘기”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은 주주사 드라마로 꾸며지겠지만, 투자 타켓은 앞으로 다양한 제작자와 장르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해외시장 진출 비전도 공개했다. 웨이브는 다음달 중으로 국내의 해외여행자들이 국내 요금 체계로 요금을 지불하면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현지 교민 대상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하는 3단계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 지상파 대표 한 목소리 "국내 미디어 산업 살리려면 정부 규제 완화 꼭 필요"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열린 출범식에는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를 비롯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양승동 KBS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T 대표 등이 참석해 서비스 출시를 축하했다.
최기영 장관은 축사를 통해 “올해 4월 세계 최초 5G 기술 상용화와 우수 한류 콘텐츠의 대외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OTT, 미디어 서비스를 촉진하고 정체된 국내 방송 미디어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을 기대한다”면서 “정부에서도 기업들의 방송미디어 혁신 서비스를 개발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뒷받침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방송통신사가 함께 손잡고 웨이브를 출범한 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방통위는 미디어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간 사업 환경 제고와 미디어 공공성 강화, 새로운 사업 혁신을 미디어 생태계에서 골고루 중재하고 혜안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방송3사 대표와 웨이브 측은 이번 웨이브 출범을 계기로 한류 콘텐츠의 경쟁력 회복을 염원하는 한편, 정부의 과도한 규제 격파를 요청하는 목소리를 냈다.
최승호 MBC 사장은 “아직도 지상파 방소사들이 가진 규제 수준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여러 측면에서 머리부터 꼬리까지 규제받는다”면서 “그런 부분들이 국제 환경 속 글로벌 OTT 경쟁에서 자본 동원력이나 여러 부분에 한계를 가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에서 물이 들어올 때 배를 저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정훈 SBS 사장 역시 “연말이면 디즈니가 한국 상륙하는 등 거대 글로벌 미디어 그룹과 싸워야 한다”면서 “지상파 3사가 웨이브를 제대로 일으키도록 방통위와 과기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희주 웨이브 플랫폼사업본부장 역시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OTT 시장이 많이 점령당하고 있고, 미디어 산업에선 지상파뿐 아니라 IPTV 역시 코드커팅 생각할 수 있다”면서 “미디어는 산업으로 글로벌 OTT 대항하기 위해 기존 발목 붙잡았던 방송 규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