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명준)은 사람마다 다른 인체의 뼈, 근육, 지방, 혈관, 혈액 및 체액 같은 차별성을 보이는 인체 구성 요소를 신호체계로 바꾼 후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개개인을 구별하고 인증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31일 발표했다.
ETRI 연구진은 지문, 홍채, 얼굴 인식 등 현재 상용화된 생체인식 인증기술들이 이미지 처리 기반 기술로 복제된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즉, 기존의 지문 등을 활용한 인증기술은 외형 이미지에 치중했으나 이 신기술은 신체 내부의 구조적 특성을 활용한다는 차별성을 가진다.
ETRI는 “인증 단계 편의상 손가락으로 시연을 진행했지만, 신체 부위 어디든 미리 등록을 해놓으면 인증대상의 해부학적 특성을 모델링 하면서 개인별로 식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개발의 핵심기술로 ▲생체 조직 모델링 기술 ▲딥러닝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진동, 전극 소자 기술 등을 들었다.
ETRI의 ‘인체 전달특성 기반 바이오 인식 시스템’은 현재 성인의 손바닥 크기로 만들어 전기 및 음향 신호를 인체에 전달하기 위해 ▲에너지변환기(Transducer) ▲센서 ▲신호 처리부로 구성된다.
또한, 손목시계형으로도 만들어 전극을 손목 부위에 닿도록 구현했다. 연구진은 여러 센서에서 얻어진 신호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특성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특이성 및 재현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현했으며 향후 이 시스템을 센서나 칩 형태로 경량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승인을 얻어 5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여 7000개 이상의 임상 데이터도 확보했다. 확보된 임상 데이터를 머신러닝 및 딥러닝 모델을 통해 검증한 결과, 생체인식 정확도는 99% 이상을 달성했다.
또한, 인천대학교 김남근 교수 연구팀의 연구 협력으로 신체의 신호전달 특성에 대한 기계적 모델링 구현에도 성공했다.
인공지능 학습 모델의 최적화를 통해 정확도는 향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시스템은 편의성이 강화된 모바일 웨어러블 플랫폼 형태로 개발이 진행 중이며, 이에 따른 활용 분야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ETRI의 기술은 기존 생체인식 기술에 비해 원천적으로 복제가 불가능하고 연속으로 생체 인증을 할 수 있다. 편의성도 뛰어나 우리 몸의 특정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인증이 가능하다. 특히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의식적으로 손끝이나 얼굴을 센서에 가져갈 필요 없이 부착형 또는 모바일 기기의 무자각 상태에서 개인 인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성과는 연구진이 보유한 생체 정보 획득 관련 핵심 원천연구 노하우를 통해 결실을 맺을 수 있었으며, 연구진은 향후 세계적인 생체 인식 및 보안기기 전문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실제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기술을 적용해 사이버 결재, 현금자동입출기(ATM) 입·출금 등 금융 결제, 인터넷 자동 로그인, 출입 통제, 자동차 문손잡이, 가정용 맞춤형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제공을 비롯, 병원에서 환자 정보 관리를 위한 스마트 시스템 등으로 적응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안창근 ETRI 의료정보연구실 박사는 “스마트폰을 잡았을 때 인증이 되게 하거나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를 통해, 의자 좌석에 착석 시 인증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본 기술이 미래 생체 인식 산업의 원천 기술로 활용되길 기대한다” 고 말했다.
이 기술 개발은 ETRI 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