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능동 메타 표면 분야의 난제였던 빛의 세기와 위상의 독립적 제어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중적외선 파면을 더 정확히 고해상도로 변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 변조기술은 홀로그래피, 고해상도 이미징, 광통신 등 차세대 광학 소자 개발에 필수적인 기반 기술이다. 기존 광변조기술에는 액정을 이용한 방식과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을 이용한 방식이 있다. 그러나 두 방식 모두 단위 픽셀의 크기가 회절 한계보다 크고, 구동 속도에 제한이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기존에 연구되던 능동 메타표면은 빛의 세기 조절과 위상 조절 간의 불가피한 상관관계 문제가 있다. 기존 메타표면들은 개별 메타 원자가 하나의 공진 조건만을 가지도록 설계됐으나, 단일 공진 설계는 빛의 진폭과 위상을 독립적으로 제어하기에는 자유도가 부족하다는 한계점을 가진다.
연구팀은 두 개의 독립적으로 제어 가능한 메타 원자를 조합해 단위체를 구성함으로써 기존 능동 메타표면의 제한적 변조 범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연구팀이 제안한 메타표면은 중적외선의 세기와 위상을 독립적으로 회절 한계 이하의 해상도로 조절할 수 있어 광 파면을 완전히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제안된 능동 메타표면의 성능과 이러한 설계 방식을 응용한 파면 제어의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확인했다. 특히, 복잡한 전자기 시뮬레이션이 아닌 해석적 방법으로 메타표면의 광학적 특성을 예측할 수 있는 이론적 기법을 개발해 직관적, 포괄적으로 적용 가능한 메타표면의 설계 지침을 제시했다.
연구팀의 기술은 기존 파면 제어 기술 대비 월등히 높은 공간 해상도로 정확한 파면 제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적외선 홀로그래피, 라이다(LiDAR)에 적용 가능한 고속 빔 조향 장치, 초점 가변 적외선 렌즈 등의 능동 광학 시스템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장민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광변조기 기술의 난제인 빛의 세기와 위상의 독립제어가 가능함을 증명했다”며 “앞으로 복소 파면 제어를 활용한 차세대 광학 소자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상준 석사과정과 위스콘신 대학교 김세윤 박사가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 1월 28일 자 표지 논문(논문명 : Complete complex amplitude modulation with electronically tunable graphene plasmonic metamolecules)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파면 제어 기술은 홀로그래피, 고해상도 이미징, 광 핀셋, 광 메모리, 광통신 등에 핵심적인 기술이다. 메타표면은 일반적인 물질에서 일어날 수 없는 굴절 특성을 가지며, 회절 한계를 극복한 고해상도의 상을 맺는 등 전통적인 광학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되어왔다. 메타표면은 파장보다 작은 크기를 가지는 산란 물질인 메타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메타원자들은 반사되거나 굴절된 빛의 세기와 위상을 국소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각 메타원자들은 금속 혹은 유전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동 주파수 근처에서 하나 이상의 공진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메타표면을 이용하면, 매우 얇고 평평한 표면만으로도 산란된 빛의 진폭과 위상을 조절할 수 있고, 나아가 원하는 형태로 파면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홀로그램 투사, 초고속 빔 스티어링 혹은 경로 조절, 망원경 및 현미경에서의 초고속 수차 보정 기술들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메타표면이 높은 조절 능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지난 수년간 많은 연구가 지속되어 왔다. 높은 조절 능력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산란 구조에 광학 특성이 조절 가능한 물질들이 삽입되었다. 예를 들어, 그래핀 혹은 인듐주석산화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완전 흡수체, 효율적인 진폭 변조기 등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사례들이 있다. 또, 이와 비슷한 구조들이 능동 빔 스티어링 소자, 그리고 반사파의 위상을 크게 조절하는 위상 변조기들로써 활용되어왔다. 비슷하게 직접 천이(direct-bandgap) 반도체, 열광학적으로 조절 가능한 규소, 그리고 상전이 물질들이 메타원자의 구동 메커니즘으로 사용되어 산란 특성을 바꾸는 데 사용돼 되어왔다.
이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최신 능동 메타표면은 빛의 진폭 조절과 위상 조절 간의 불가피한 상관관계 문제를 겪고 있었다. 이전의 메타표면들에서 산란된 빛은 그 위상이 조절될 때 세기가 같이 조절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여태까지 위상을 360도 이상 조절할 수 있는 능동 메타표면은 구현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은 종래의 메타표면의 변조 메커니즘에서 기인한다. 현재의 메타표면들은 개별 메타원자가 하나의 공진 조건을 가지도록 설계되었으나, 이러한 단일 공진 설계는 빛의 세기와 위상이라는 두 가지 특성들을 독립적으로 조절하기에는 자유도가 부족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러한 제한적인 조절 가능성은 상의 해상도를 낮추고 원치 않는 노이즈를 생성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여태까지, 파면 제어에 필수라고 여겨지는, 세기와 위상을 독립적으로 조절하는, 즉 복소 반사 계수를 조절하는 능동 메타표면은 보고된 바가 없다.
연구팀은 전기적으로 조절 가능한, 반사 타입 메타표면 구조를 고안했다. 이 메타표면은 위상을 국소적으로 0도부터 360도까지 완전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산란된 빛의 세기와 위상을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파장보다 작은 산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안된 구조의 단위 구조인 메타분자는 그래핀 플라즈모닉 리본과 맞닿아 있는 금속 안테나의 쌍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메타분자 기반 메타표면 구조에서 그래핀 플라즈모닉 리본들의 페르미 준위 쌍은 빛의 세기와 위상을 조절하는 두 가지 조절 변수로 작용한다. 각 메타분자는 7마이크로미터(1µm=100만분의 1m) 파장의 중적외선에서 구동되며, 파장보다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어 장거리장에 도달해야 그 광학적 특성을 온전히 관찰할 수 있다. 즉, 메타분자의 광학적 특성은 그를 구성하는 메타원자들의 광학적 특성의 조합으로 나타나지만 개별 메타원자들이 주는 광학적 특성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 이는 복소 반사 계수 변조를 함에 있어서 더 큰 조절 가능성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메타분자의 성능과 이러한 설계 방식을 통한 파면 제어가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또, 유효 표면 어드미턴스, 유효 회로 모델에 기반한 다양한 도식적 접근 방법으로 복소 반사 계수 변조의 직관적인 설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