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과 JTBC의 합작법인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지난해 출범한 1호 '토종 연합 OTT' 웨이브에 이어 CJ ENM과 JTBC의 두 번째 연합 플랫폼이 출범할 경우 국내 OTT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몰고 올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CJ ENM은 지난 12일 자사 OTT 서비스 '티빙'의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분할신설회사를 설립하겠다고 공시했다. 분할 기일은 6월 1일이다.
CJ ENM은 이 같은 계획을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의결한다. 이번 분할에 대해 CJ ENM은 "분할된 회사가 OTT 사업 부분에 전념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전문성과 고도화를 추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CJ ENM이 발표한 JTBC와의 합작법인 설립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들은 통합 OTT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에 지난해 CJ ENM은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3사의 OTT '웨이브' 출범 당시 자사 콘텐츠의 공급을 중단했다. JTBC 역시 지난 1월 웨이브 실시간 방송에 이어 VOD 공급도 중단하는 등 단독 OTT 서비스 준비를 시작한 모습이다.
CJ ENM과 JTBC의 통합 OTT 출범은 국내 OTT 시장에 큰 파급력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방송사 모두 OTT의 주된 소비층인 2030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등을 다수 보유했다. CJ ENM은 tvN, OCN 등에서 배출한 예능과 드라마 콘텐츠 흥행작 다수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JTBC 역시 지난해 스카이캐슬로 자체 최고 시청률(23.8%)로 히트를 쳤고, 최근 방영 중인 '이태원 클라쓰' 역시 두 자릿 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OTT 플랫폼 '티빙'은 지난해 전면 개편을 시행, 영화·키즈 등 콘텐츠 다변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9월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는 '웨이브'를 출시했다.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사의 제작·보도 프로그램을 기반한 서비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나, 최근 무료 서비스 영화를 대폭 늘리고 해외 드라마 단독 공개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OTT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웨이브에 이은 두 번째 통합 OTT 출시가 가까워지면서, 국내 OTT 시장이 어떤 합종연횡과 변화를 이룰지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웨이브처럼 티빙을 기반으로 한 통합 OTT 역시 KT나 LG유플러스 등 다른 이통사들과 제휴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은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미디어·콘텐츠 제휴에 대해 앞다퉈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KT의 경우 OTT 시즌을 이용자 취향의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달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9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국내외 OTT 등 외부와의 제휴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KT는 IPTV '올레tv'에 CJ ENM과 JTBC 콘텐츠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월정액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일단 지난해 말 CJ ENM으로부터 CJ헬로를 인수하면서 이미 관계를 맺기도 했다. 게다가 국내 이통사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서비스 제휴를 맺고 IPTV 상품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께 넷플릭스는 CJ ENM과 JTBC와 콘텐츠 제작·유통 계약을 맺기도 했는데, 이 같은 연결성이 제휴로 이어질 가능성도 언급된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