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설정 메뉴 내 '실험실'이라는 기능이다. 실험실은 카카오가 더욱 편리한 메신저 기능을 이용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운영하는 오픈 베타 테스트 기능이라고 보면 된다.
■ QR코드 입력·송금 간소화·키워드별 메시지 분류…작지만 유용한 기능들
28일 기준, 실험실에 올라 있는 기능은 총 9가지다. 많은 이용자에게 익숙한 '눈 내리기 기능'을 포함해 쉐이크 기능, 송금 바로가기 기능, 키워드 알림 모아보기, 채팅방 입력창 잠금 기능 등이 여기에 속해 있다. 최근엔 '음성인식 기능'도 업데이트됐다.
예를 들면, '쉐이크 기능'은 활용도가 높은 QR코드 입력기를 복잡한 절차 없이 한 번에 띄울 수 있는 기능이다. 카카오톡 앱을 스마트폰 화면에 띄운 뒤 스마트폰을 두 번 흔들면 바로 카카오톡 QR코드 입력기가 나타난다. 이 입력기는 원래 메신저 하단 메뉴 '더 보기'에서 우측 상단 아이콘을 눌러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이다.
'송금 바로가기'는 카카오페이를 통한 모바일 송금 절차를 줄여준다. 카카오톡 메신저 창에 입력된 계좌번호를 누르면 카카오페이로 이동하는 메뉴가 뜬다. 페이 기능을 실행해 진행하는 계좌이체 방식을 단순화한 것이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업무 관련 소통을 하는 경우엔 '키워드 알림 모아보기'가 유용할 수 있다. 단체 채팅방 알림을 꺼뒀더라도, 특정 키워드를 설정해두면, 키워드가 들어간 메시지가 올 경우 알림이 울리고, 이를 모아서 볼 수 있다.
가령 업무 지시를 받을 때 'O 대리' 혹은 'OO씨' 등으로 불린다면, 해당 단어를 키워드로 설정하면 된다. 많은 인원이 들어가 있어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카톡 메시지를 피해 알람을 꺼뒀더라도, 본인에게 떨어지는 업무 지시나 호출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현재 해당 기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이미 정규 기능화되었다고 카카오 측은 밝혔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실험실을 통해 설정하면 된다.
이달 초 업데이트된 음성인식 기능은 카카오톡 앱 실행 후 "카톡 온 거 있어?" 혹은 "가족방에 온 카톡 읽어줘" 등 말을 걸어 메시지 확인과 전송을 하게 해준다. AI 스피커를 통해서만 명령하던 기능을 메신저 앱만으로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도착한 메시지를 음성으로 확인하거나, 텍스트 메시지 보내기 정도만 가능할 뿐 그 이외 기능은 지원되지 않지만, 직접 자판을 통해 문장을 입력하기 어려운 상황에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용자 호응도에 따라 정규 기능 편성…호응 없을 땐 기능 사라지기도
카카오의 초기 시절을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복수의 사진을 말풍선 하나로 묶어 보내거나, 단체 채팅방에서 개별 말풍선에 답장하는 기능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카카오에서 여러 유용한 메신저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 데는 이 실험실 운영의 역할도 컸다. 카카오는 앱 출시 초창기부터 이 실험실 메뉴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하고, 더욱 편리한 메신저 플랫폼으로 거듭 진화해온 것이다.
카카오는 실험실 기능들의 이용자 활용도를 측정하고, 인기가 있는 기능인 경우 정규 기능으로 편성하고 있다. 알람이 꺼진 단체 채팅방에서 내 메시지에 대한 다수의 반응(답장)을 빠르게 확인하게 해주는 '답장 메시지 알림 기능'이나 나에게 온 메시지 말풍선을 스와이프해 답장 메시지를 쓰게 해주는 '스와이프 답장 기능', 여러 채팅방을 이용하다 종종 발생하는 발송 실수를 피하기 위해 중요한 단톡방에 입력 잠금을 걸어둘 수 있는 '발송 잠금 기능'도 실험실 기능에서 정규 편성된 것들이다.
단, 실험실 속 기능은 이용자 호응 정도에 따라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실험실 메뉴 하단에 카카오는 기능이 소리 없이 사라질 수 있다고 공지해뒀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