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29일(현지 시각) 스탠더드 플랜을 월 12.99달러에서 13.99달러(약 1만5800원)로, 프리미엄은 월 15.99달러에서 17.99달러(약 2만원)로 각각 인상했다고 밝혔다. 2007년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미국 시장에서 다섯 번째 요금 인상이다.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제작 비용이 늘면서 구독료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하는 다른 국가에서 사용료를 올리겠다는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61.3%로, 사실상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30일 무료 체험 서비스는 중단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넷플릭스 상승세는 가파르다. 최근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한국인이 지난 9월 넷플릭스에서 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462억 원을 기록했다. 결제자는 336만명으로 추정했다.
2018년 9월 결제금액 63억원, 결제자 49만명이던 넷플릭스는 지난해 9월 결제금액 241억원, 결제자 184만명으로 급성장했다.
스마트폰 이용 조사에서도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으로 지난달 넷플릭스 앱을 1번 이상 이용한 사람은 527만 명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사용료 현행 유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망 이용료를 둘러싸고 SK브로드밴드와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는 데다 국회도 넷플릭스 제재에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으므로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넷플릭스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으며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가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른바 넷플릭스법(망 품질 유지 의무법)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기업까지 영향을 받게 되면서 넷플릭스 논란은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까지 확대 된 상태다.
넷플릭스로 비롯된 무임승차 논란과 인터넷 기업의 반발 등 국내 여론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이용료 인상 카드를 꺼내 들기에는 넷플릭스도 부담이라는 시각이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 요금인상에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