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 들이는 크래프톤…印 자회사 설립, 현지 기업 직접 투자 등
크래프톤은 지난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 중단 이후 인도 현지 자회사 설립과 고용 확대, 1000억 원 규모의 투자 발표에 이어 최근 인도 이스포츠 업체 ‘노드윈 게이밍’에 255억 원 투자에 나서는 등 ‘인도 달래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사실상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 재개를 위한 행보다.
앞서 인도 정부는 중국과의 국경분쟁 촉발로, 중국 기업인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차단시켰다. 당시 인도의 중단 조치에는 텐센트와 크래프톤간의 ‘특수관계’가 고려됐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인 텐센트는 지난해 하반기 크래프톤 지분을 추가 매입해 16.4%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인 장병규 의장과 지분 격차를 1%로 좁히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인도 정부의 조치 직후 텐센트의 인도 서비스 권한을 회수하고, 선그긋기에 나서는 등 발빠르게 대처했지만 인도 당국의 ‘배그 모바일’ 중단 기조에 변화를 주지 못했다.
지난해 말 인도 전자통신기술부(MeitY)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다른 중국 앱과 함께 인도에서 금지됐으며 현 단계에서는 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버전의 직접 서비스를 준비했지만 이마저도 인도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들어 첫 인도 기업 투자에 나서면서 ‘인도 달래기’ 재시동을 걸었다. 지난 11일 인도 대표 이스포츠 업체인 ‘노드윈 게이밍’에 16억4000만 루피(약 255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크래프톤의 인도 기업 직접 투자는 처음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노드윈 게이밍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잠재력을 가진 이스포츠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빠른 시일안에 인도 팬 및 유저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크래프톤은 본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인도의 이스포츠, 비디오 게임, 엔터테인먼트 및 기술 산업 육성을 위해 계속해서 투자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작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로 印 복귀할까?
인도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최대 시장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인도가 ‘배그 모바일’ 글로벌 다운로드 비중 25%(약 1억8000만 건)를 차지할 정도다. 모바일게임 시장조사업체인 센서타워에 따르면 인도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지난해 7월 한 달 ‘배그 모바일’ 글로벌 다운로드 건수는 734만 건으로 이중 인도가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중국과 미국 순으로 조사됐다.
‘배그모바일’ 인도 매출 비중도 상당하다. 크래프톤 지난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 8872억 원 중 약 90%(약 7703억 원)를 아시아에서 올렸다. 한국과 북미·유럽은 각각 547억 원, 570억 원에 불과했다. 보고서에는 아시아 지역별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인도 시장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기업공개(IPO) 추진을 앞둔 시점에서 크래프톤의 인도 시장 재진입은 필수적이다. 특히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직접 개발한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로 글로벌 공략에 나서는 만큼, 인도는 전략적 승부처다. 이미 ‘배그 모바일’로 점령당한 인도 시장은 ‘뉴스테이트’의 글로벌 장악을 향하는 ‘대륙의 관문’이기 때문이다.
신작 초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지난 5일 구글 플레이를 통해 글로벌 사전예약 진행 일주일 만에 5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마케팅 활동없이 구글 플레이 단일 마켓에서 일주일 만에 거둔 성과로, 배틀그라운드 IP가 가진 세계적 인기와 기대감을 입증한 결과라고 회사 측은 평가하고 있다.
인도 현지도 ‘뉴스테이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크래트폰이 중국 텐센트의 인도 서비스 권한을 회수하고, 현지 자회사 설립과 인도내 투자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신작을 계기로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재개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한 언론은 “(배틀그라운드 개발사)펍지 모바일이 지난 12월과 1월에 복귀할 것으로 보였지만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면서 “신작을 공개가 (인도 정부의)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