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원인은 대규모 직원 해고였다. 지난 2019년, 전년 대비 약 5억 달러 매출 성장을 기록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경영진이 1억 달러 이상 성과금을 챙기는 사이 전체 직원 중 9%에 달하는 800여 명을 한 번에 해고한 것이 논란이 됐다.
디터 바이제네거(Dieter Waizenegger) Ctw 그룹 대표는 지난 6월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주들에게 "바비 코틱 CEO의 경영 방식은 편향됐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한다"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보냈다.
계속되는 노동자 측의 반발에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한 발 물러났다. 코틱 CEO는 올해 4월 자신의 연봉을 175만 달러에서 반으로 줄이고 성과금 역시 연간 175만 달러로 상한선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CtW 그룹은 "드러나는 연봉과 성과금을 줄여도 주식, 옵션 등을 포함 1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보이지 않게 챙길 것"이라고 주장하며 물러나지 않았다.
이에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달 14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코틱의 지난해 연봉에 관해 잘못된 점을 다루기 위해 다음 주까지 회의를 연기하겠다"고 밝힌 후 23일 코틱 CEO에게 1억 5500만 달러를 분할 지급하는 안건을 주주 투표에 붙였다. 결과는 54% 찬성에 의한 가결이었다.
파이낸셜 뉴스는 "거금을 챙기기 위해 주주총회를 일주일 미룬 것은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CtW 그룹 역시 "46%가 반대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은 "추가 회의 시간 덕분에 우리의 엄격한 성과급 보상 관행을 철저히 재검토할 수 있었다"며 반발을 일축했다.
다사다난했던 2분기 마무리를 앞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가는 95.61달러다. 게임 분야 '대장주' 액티비전 블리자드 3분기 전망을 두고 증권가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언더그라운드 트레이더'의 공동 창립자 제아 유(Jea Yu)는 목표가를 120달러로 추산하며 "블리자드 주식을 살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MIT·월 스트리트 투자자 그룹 트레피스(Trefis)는 "다소 부침이 있긴 했으나 강력한 게임 IP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며 "100달러 아래에서 산다면 높은 수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버트 린(Albert Lin) 국제 재무 분석가(CFA)는 "주가가 오를 가능성은 높으나 임·직원 사이 임금 격차 등 경영 문제는 명백한 악재"라는 신중론을 내놓았다.
실리콘 밸리 출신 투자분석가 레오 선(Leo Sun)은 "견고한 사업체이긴 하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SEA 등 유망한 대체재에 비해 명확한 장점이 없다"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