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까지만 해도 PC MMORPG의 왕은 넥슨 '메이플스토리'였다. 그러나 2월 말 장비 강화 콘텐츠 '추가옵션'의 확률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 밝혀지는 등 여러 논란이 일어나 이용자 층이 대거 이탈했고, 로스트아크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로스트아크만을 전담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 RPG는 2019년까지만 해도 당기 순 손실 29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 834억 원, 영업 이익 67억 원, 당기 순 이익 83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로스트아크가 다른 게임에 비해 가진 매력에 대해 출시 초부터 즐겨왔다는 IT업계 관계자는 "시간을 오래 들이면 고과금 이용자를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가성비 좋은 게임, 과금 유도가 적은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인기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로스트아크는 '피로도' 시스템이 없어 핵심 재화 '골드'를 무한정 벌어들일 수 있다. 과금을 통해 골드 등을 구하고 싶다면 월 단위 한정 판매되는 '2+1 크리스탈 패키지' 등으로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며 모든 패키지를 구매해도 타 MMORPG 중과금 이용자 수준인 60만 원을 밑돈다.
고레벨 유저들의 핵심 콘텐츠 '장비 강화'에 필요한 각종 재료를 얻을 수 있는 특수 던전은 하루 3회, 주 3회 등 제한이 걸려있다. 이 역시 본캐와 부캐 사이 재료 이동이 자유롭다는 점을 이용해 시간을 들여 부캐를 육성하면 해결할 수 있다.
금강선 로스트아크 총괄 디렉터의 인기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금강선 디렉터는 솔직한 화법과 말솜씨로 이용자들에게 '빛강선', '강선이 형'이라 불린다"며 "게임 개발자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은 한국에선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로스트아크는 2021년 들어 명실상부 한국 대표 MMORPG로 자리잡았다. 자연히 8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크래프톤의 뒤를 이어 IPO를 시작할 후보로 스마일게이트 RPG가 거론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 RPG는 T3 엔터테인먼트와 더불어 지난해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다"며 "크래프톤의 다음 주자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도 두 회사"라고 전했다.
코스닥 상장까지 노려볼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로스트아크에 부정적인 전망은 없는 것일까. 로스트아크를 즐겨온 IT업계 관계자는 "많은 고과금 유저들이 최종 장비인 '25 강화 3티어 장비'를 확보했다"며 "새로운 최종 장비가 나온다면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2티어 장비가 최고였던 시절 3티어 장비를 새로 업데이트하자 적잖은 이용자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게임을 그만두는 현상이 일어났다"며 "당시의 일을 반복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스마일게이트 RPG는 지난달 여름 업데이트 프리뷰 '로아온 미니'에서 고과금 이용자를 위한 신규 장비 '에스더 무기'가 9월 업데이트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에스더 무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