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지난달 21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우리는 게임을 오리지널 영화, 애니메이션, 비스크립트 TV로 확장하는 것과 비슷한 또 다른 새로운 콘텐츠 범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올해 6월 온라인 굿즈 스토어인 '넷플릭스닷숍'을 론칭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IP를 활용해 유명 디자이너가 제작한 의류와 데코레이션 소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굿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나이키에서 조시 사이먼 부사장을 소비자 제품 판매 담당으로 영입했다. 또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 제품 담당을 지난해 20명에서 60명으로 확대 개편했다.
영화나 드라마 굿즈는 작품을 기억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극장가에서 관객을 유치하는 방법으로 굿즈 상영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디즈니는 마블과 스타워즈, 픽사 애니메이션 등 어린이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다양한 IP로 굿즈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손꼽히고 있다.
넷플릭스는 디즈니의 굿즈 전략과는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다. 피규어 제품도 일부 선보이고 있지만, 디자인을 강조한 의류나 생활소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디즈니가 주 타겟으로 공략하는 어린이나 키덜트족보다 디자인에 민감한 MZ세대를 타겟으로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넷플릭스는 온라인 굿즈 스토어를 미국 외 주요 국가에서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 론칭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킹덤'이나 '스위트홈', '승리호' 등은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콘텐츠인 만큼 굿즈를 출시할 경우 큰 이익을 낼 수 있다.
앞서 넷플릭스는 2018년 3억달러(약 3500억원)를 투입해 L.A 기반 옥외광고회사 레전시아웃도어를 인수하려고 한 바 있다. OTT라는 가장 트렌디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넷플릭스에서 오래된 광고 플랫폼인 옥외광고회사를 인수하려고 하자 당시 넷플릭스 주식은 약 6% 정도 하락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도로의 옥외광고판을 이용해 광고효과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 넷플릭스는 자유도가 높고 광고효과가 큰 옥외광고판을 활용해 자사의 오리지널 콘텐츠 홍보효과를 누리려는 계획이었다. 특히 넷플릭스가 인수를 시도한 레전시아웃도어는 LA 할리우드 일대의 옥외광고판을 독점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레전시아웃도어의 인수에 성공했다면 LA 할리우드 일대 자사 콘텐츠의 광고효과 외에도 다른 브랜드의 광고를 유치해 광고수익을 누릴 수 있다.
넷플릭스가 이처럼 신사업에 적극적인 이유는 그동안 스트리밍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했으나 디즈니플러스와 HBO맥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 후발주자들이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으면서 성장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기준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 가구는 전분기 대비 150만 가구 늘어난 2억900만 가구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난 수준이며 넷플릭스 내부 예상치인 100만 가구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그동안 가입 가구 증가율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신사업을 적극 유치하면서 시장 지배적 위치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의 2분기 매출은 73억4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18억4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강력한 대항마인 디즈니플러스의 상승세가 거세고 HBO맥스와 아마존프라임비디오도 본토인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된 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