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은 상장을 위한 기업 공개 절차를 진행하던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여러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 카우보이' 등 '배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언급된 가운데 '눈마새'가 함께 언급됐다.
코스닥 상장 이후 게임업계 '거인'으로 인정받은 크래프톤이 '눈물을 마시는 새' 게임화에 나선다는 소식에 업계 일각에선 '드래곤라자 온라인'부터 시작된 '이영도 월드' 잔혹사를 크래프톤이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드래곤라자'는 이영도 작가의 데뷔작으로 1997년 온라인 연재로 첫 선을 보였다. '드래곤라자 온라인'은 소설 '드래곤라자'를 기반으로 중소개발사 이소프넷이 2001년 론칭한 MMORPG다.
'드래곤라자 온라인'은 출시 당시 원작의 느낌을 재현한 일러스트와 출시 당시 기준 훌륭한 그래픽 등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이소프넷이 부도로 문을 닫은 후 바른손 엔터테인먼트, 그라비티로 운영 주관사가 바뀐 끝에 2011년 국내 서비스를 종료, 글로벌 서버와 홍콩 서버에서 소수 이용자가 즐기는 비운의 게임으로 남았다.
이후 중국계 개발사에서 출시한 '드래곤라자M', '드래곤라자 2'나 올해 '드래곤라자EX', '드래곤라자 오리진' 등 여러 모바일게임이 '이영도 월드'에 도전했으나 대부분 인기, 매출 면에서 지지부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중소 개발사로 인력, 자본력 면에서 부족함이 많았을 것"이라며 "이영도 작가 특유의 난해한 세계관을 재해석하는 것에 더해 탄탄한 팬층의 지지까지 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올 초 '터미네이터', '어벤저스' 등의 시각화 작업을 담당한 콘셉트 아티스트 이안 맥케이그를 영입, '프로젝트 윈드리스'라는 가칭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지난 5월 처음으로 '눈마새' 아트워크를 선보였다.
'프로젝트 윈드리스'는 '눈마새' IP 관련 비주얼 R&D(연구 개발) 작업이다. 향후 다양한 2차 창작물의 기반을 다지는 IP 확장을 위한 첫 단계로, 크래프톤은 지난달 말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프로젝트 윈드리스'에서 나온 아트워크를 동영상 형태로 추가 공개했다.
크래프톤은 '눈마새'를 CD프로젝트 '더 위쳐' 시리즈와 같은 글로벌 IP로 만들 계획이다. '더 위쳐' 역시 동명의 판타지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으로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크래프톤은 현재 '배그' 세계관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예고하는 등 다양한 미디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눈마새' 역시 게임을 넘어 다양한 미디어로 뻗어나갈 것으로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눈물을 마시는 새'를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것보다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한국 대표 IP로 '눈물을 마시는 새'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