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는 게임 내 채굴 가능 자원 '흑철'과 가상화폐 '드레이코', '위믹스' 등이 환전되는 형태로 '미르4' 글로벌 서비스를 지난 8월 26일 개시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메이드는 '미르4'와 위믹스를 바탕으로 P2E(Pay to Earn) 생태계와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IP 자체의 글로벌 확장은 물론, 블록체인으로 확장을 원하는 타 게임사들과의 비즈니스 협업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게임의 역사는 캐나다의 대퍼 랩스(Dapper Labs)가 세계 최초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을 론칭한 2017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크립토키티는 출시 후 1년동안 약 2700만 달러(3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게임계 역시 일찍부터 블록체인으로 확장을 노리고 있다. 위메이드 외에도 2017년 설립된 이래 블록체인 '플레이댑'과 협업하며 블록체인 게임을 꾸준히 론칭해온 수퍼트리가 대표적이며, 국내 대표 모바일 게임사 게임빌 역시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2대주주로 올라서며 블록체인 진출을 가시화했다.
이러한 블록체인 게임의 흐름 속에 위메이드 다음으로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게임사는 카카오게임즈라는 의견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카카오 그룹 역시 위메이드의 '위믹스'처럼 자체 블록체인 '클레이튼'과 가상화폐 '클레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레이튼은 카카오 그룹의 블록체인 개발사 '그라운드X'가 2019년 론칭한 플랫폼으로, 이미 해외 유명 블록체인 게임 '엑시 인피니티', '인피니티 스타' 등의 파트너로 지정된 것은 물론 엠게임 대표작 '귀혼', '프린세스 메이커 포 카카오'를 블록체인 게임으로 재단장, '귀혼 포 클레이튼', '프린세스 메이커 포 클레이튼'으로 재발매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제목 등이 공개되지 않았을 뿐, 카카오게임즈도 오래 전부터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해왔을 것"이라며 "위메이드와 카카오가 몇 년 동안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과거 카카오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개발한 카카오게임즈 주요 관계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으며, 지난달 13일 위메이드트리가 위믹스·클레이 간 교환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가 깔아놓은 '블록체인 게임' 판에 다양한 게임을 퍼블리싱한 경험이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클레이'를 앞세워 가세한다면 상당한 파장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정부의 규제 등은 여전한 걸림돌이다. 스카이피플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이 지난 5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분류 거부로 인해 국내 서비스가 금지되는 등 블록체인 게임은 '사행성 문제'에 가로막혀 국내 서비스에 난항을 겪고 있고, 위메이드 '미르4' 역시 국내판에 블록체인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
IT업계 관계자는 "국정감사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주요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카카오 그룹 전체가 정부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블록체인 게임은 '규제 회색 지대'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카카오게임즈가 가까운 시일 안에 본격 행보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