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이 회장은 CJ헬스케어와 CJ헬로비전, 투썸플레이스 등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신사업 중심의 투자를 확대했다. 그 가운데 CJ 문화콘텐츠 사업의 중심에 있는 CJ ENM도 대규모 투자와 사업재편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CJ ENM과 SM엔터테인먼트는 양측 모두 논의 중이기는 하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으나 최근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이를 의식해 추가협상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CJ ENM이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경우 방송과 음악사업에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엠넷에서 진행 중인 오디션 프로그램과 사후 활동에도 큰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또 방송콘텐츠 제작에서도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이 밖에 CJ ENM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키우면서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CJ ENM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티빙의 유료 가입자는 전분기 대비 43.6% 증가했다.
하반기 ‘스트릿 우먼 파이터’와 ‘유미의 세포들’이 화제를 얻으면서 유료 가입자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과 힙합메디컬시트콤 ‘이머전시’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티빙은 내년에 일본과 대만에 진출하고 2023년에는 OTT 본토인 미국을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티빙은 일본 최대 메신저인 라인과 협업하기로 했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라인을 포함한 글로벌 메이저 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내년 일본과 대만, 2023년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라며 “주요 국가에 D2C(기업-소비자 직거래) 서비스를 출시하고 운영함으로써 CJ ENM의 콘텐츠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로컬 콘텐츠를 수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는 “라인은 일본, 대만에서 국민 메신저로 사랑받고 있다”라며 “라인의 글로벌 사업 역량과 티빙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합한다면 양사가 아시아 대표 OTT 플랫폼을 만들어낼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앞서 티빙은 JTBC와 네이버의 지분 참여로 몸집을 키웠다. 여기에 CJ ENM 방송사의 콘텐츠 노하우를 이식받으면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이를 위해 tvN 본부장으로 있던 이명한 본부장을 티빙 공동대표로 임명하고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을 줬다.
그 결과 ‘신서유기 스프링캠프’,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여고추리반’ 등을 선보였다. 특히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는 한국 OTT 오리지널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화제성을 모으며 티빙의 유료 가입자 증가를 주도했다. 여기에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와 분데스리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등 축구경기를 OTT 독점 중계한 것도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부진했던 영화사업도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이 이뤄지면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CJ ENM은 3분기 ‘방법: 재차의’와 ‘보이스’를 극장에 걸었으며 다음 달 손석구, 전종서 주연의 ‘연애 빠진 로맨스’를 개봉한다. 또 티빙 동시 개봉 영화인 ‘해피 뉴 이어’도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올 연말에서 내년 초 사이 ‘영웅’, ‘헤어질 결심’, ‘외계+인’, ‘유령’, ‘공조2’, ‘브로커’ 등을 극장에 건다. 특히 윤제균 감독의 대작 뮤지컬 영화 ‘영웅’과 박찬욱 감독의 로맨스 영화 ‘헤어질 결심’, 최동훈 감독의 영화 ‘외계+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와 강동원, 아이유가 출연한 영화 ‘브로커’ 등 대작 영화들이 개봉하면서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처럼 호재가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도 CJ ENM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디어는 비수기지만 TV 광고 호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분기 방영 콘텐츠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견조한 실적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예능과 드라마를 아우르는 콘텐츠 흥행으로 광고 매출 성장과 티빙 유료가입자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제작비 부담이 낮은 예능 콘텐츠를 통해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OTT 경쟁 심화 국면에서 저예산 고효율 콘텐츠는 생존과 성장을 위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CJ ENM이 3분기 매출 8700억 원대, 영업이익 780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정도 늘어난 수준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