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는 지난 12일 자사 VR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에서 이용자가 자체 제작한 아이템, 콘텐츠 등을 판매하는 기능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거래 수수료는 25%로, 퀘스트 스토어 등을 통해 거래할 경우 스토어 수수료 30%를 먼저 부과한 이후 플랫폼 수수료를 따로 부과, 최종적으로 크리에이터는 52.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6일 메타 플랫폼스 내에서 저커버그 대표의 이름을 딴 디지털 화폐 '저크 벅스(Zuck Bucks)'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며 해당 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지 여부는 불확실하나 '로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벅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로블록스'의 기축통화로 이용자가 제작한 게임 내 콘텐츠가 모두 로벅스로 거래된다. 로벅스는 현금으로 10달러에 1000로벅스 단위로 구매할 수 있으며, 10만 로벅스 이상을 보유한 이용자에 한해 구매가의 35% 비율로 재현금화((30% 수수료 추가 부과, 최종 24.5%)할 수 있다.
로블록스 외에도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이 유사 기능을 갖추고 있다. 네이버 '제페토'도 현금 환급 가능한 젬이라는 화폐가 활용되고 있으며 'VR챗'은 플랫폼 자체는 무료이나 내부에서 활용되는 아바타, 월드 등을 이용자들끼리 자체 거래하는 사설 사이트가 여럿 운영되고 있다.
반면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에서 활용되는 현금 구매 재화 브이벅스는 현금 환급이 불가능하며, 마이크로소프트 '마인크래프트'는 자체 화폐를 활용하지 않고 서버 제공 수입 등 제한적인 수익 창출만 가능하다.
투자 분석업체 머틀리 풀은 메타가 로블록스 코퍼레이션 인수에 나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12일 나스닥 종가 기준 메타의 시가총액은 5829억달러(약 714조원), 로블록스 코퍼레이션 시가총액은 253억달러(약 31조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687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당시 시가총액 311억달러에 버금간다.
로블록스 코퍼레이션 주가가 최근 저점을 찍고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인 요소다. 연초 98.81달러에 거래됐던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의 주가는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 2월 말 5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으며 12일 종가 기준 주당 43달러에 거래돼 4개월만에 56.5%의 하락률을 보였다.
아싯 샤르마 머틀리 풀 연구원은 "저커버그 대표는 2012년 인스타그램을 10억달러에, 2014년 왓츠앱을 160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빅딜'을 망설이지 않은 전례가 있다"며 "로블록스는 메타가 원하는 대부분의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어 열정적으로 인수 전략을 구상할만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메타가 노리는 로블록스와 유사한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에 관해 비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없지 않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메타버스 주가 올해 대체로 하향세를 보이는 가운데 로블록스와 메타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며 "투자자들은 메타버스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에 강한 의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2일 기준 메타의 나스닥 주가는 214.14달러로 올해 첫 개장일인 1월 3일 대비 36.7% 하락했는데 이는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테이크투 등에 비해 더욱 큰 하락폭이며 AMD나 유니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비즈니스 전문지 포츈은 "저커버그 대표는 지난해 10월 사명을 메타 플랫폼스로 변경하며 메타버스를 완성하는 데 짧게는 10년, 길면 15년이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메타버스는 자신이 수십억달러의 가치가 있는지 아직 증명해보이지 못했고, 기술 보강·커뮤니티 활성화 등 다양한 장벽을 넘어야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