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전문지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암호화폐 보안 기업 웁살라시큐리티와 함께 테라 붕괴 원인을 조사한 결과, 테라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지갑이 테라폼랩스 소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14일 보도했다.
폭락이 일어난 원인으로 테라 블록체인의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구조가 꼽힌다. LUNA는 미국 달러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 테라USD(UST)와 연동된 자산이다. 구체적으로는 1UST와 1달러 가치의 LUNA가 상호 교환돼 공급량을 조절하는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LUNA가 일종의 담보 역할을 한다.
코인데스크코리아에 따르면 테라 폭락의 원인은 지난 달 7일 밤부터 테라USD(UST)가 세계 각 거래소로 입금되며 가치 하락이 일어났기 때문이며 이를 이끈 것은 약 8500만UST를 코인베이스로 입금한 '지갑A'였다.
'지갑A'는 해당 거래에 앞서 테라 블록체인에서 생성된 '지갑B'에서 UST를 대량으로 전달 받았다. 지갑B는 5월 7일 밤 바이낸스를 통해 '사용자C'에게 약 1억UST를 입금했다. 또 사용자C는 지갑 'terra1gr', 'terra13s'와 수천만개에서 1억개 사이의 테라(LUNA)를 주고 받았다.
사용자C와 거래한 두 지갑은 모두 테라폼랩스와 관련이 깊다. terra1gr은 테라폼랩스가 공식적으로 운영한 루나 재단 LFG(LUNA Foundation Guard)가 소유한 지갑이다. terra13s는 테라 붕괴 이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회생안을 내놓으며 새로 만든 지갑이다.
코인데스크코리아 측은 "온체인 포렌식 분석 결과, 지갑A·지갑B·사용자C·terra1gr·terra13s는 모두 동일한 소유자, 또는 한 집단이 관리하는 지갑과 계정일 가능성이 높다"며 "테라폼랩스는 스스로 테라를 붕괴시키는 자금 거래를 주도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러한 거래를 한 이유에 대해선 "UST 거래가에 변동이 생길 경우 공급량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노리기 위함이었을 것"이라며 "예상 이상의 가격 하락으로 UST의 공급량 감소, LUNA의 공급량 증가와 이에 따른 LUNA 가치 하락으로 파국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형우 웁살라시큐리티 대표이사는 "시세 조종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테라폼랩스는 물론, 바이낸스 등 관련 거래소도 규제 당국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인데스크코리아의 보도에 반론을 제기한 이도 있다. 테라 커뮤니티의 네임드 구성원인 네티즌 '팻맨(FatMan)'은 SNS를 통해 "코인데스크 코리아 측이 말한 '사용자C'와 거래한 지갑 중 일부는 테라폼랩스가 아닌 암호화폐 거래소 '쿠코인(KuCoin)' 소유"라며 "연결 과정에 오류가 있는 만큼 이번 보도는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terra13s 지갑의 소유주로 지목된 '루나클래식(LUNC) DAO' 측 역시 해당 주장을 인용하며 "해당 보도의 근거가 된 보고서는 명백한 상업적 명예훼손"이라며 "발표 이후 28일 내에 합의금을 받지 못한다면 즉각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테라 폭락사태는 한국 검찰에서도 조사 중이다.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테라 투자자들을 대표해 지난달 19일 권도형 대표 등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서울남부지검은 다음날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해당 사건을 배당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남부지검 측에 확인 결과, 수사단 측에서도 온체인 포렌식 기법을 통해 문제가 있는 지갑과 코인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사기혐의 외에도 배임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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