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은 메타버스와 관련된 기기일 뿐 메타버스 그 자체를 대변하진 않는다. 다만 XR은 메타버스의 미래가 될 수 있다. 디바이스가 발달하면서 스마트폰, 태블릿 이후에 메타버스를 즐길 수 있는 기기가 등장한다면 그것은 XR을 재생할 수 있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Head mounted Display)가 될 것이다.
구글도 지난 2012년 AR글래스를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개인정보 침해와 디자인 등 여러 외부 요인으로 제품을 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면서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XR기기 시장에 다시 한번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애플은 M2를 새롭게 출시한 맥북에어와 맥북프로13에 탑재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애플이 앞으로 내놓을 AR글래스에 이를 탑재하는 게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인사이더 등 주요 외신에서는 올해 2월 애플 AR글래스의 렌더링 이미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공개된 애플 AR글래스는 실제 안경처럼 얇은 테를 가진 게 특징이다.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제품인 만큼 작은 크기에 저전력 고효율 칩이 필수적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올해 신형 칩을 공개한 후 내년 중 AR글래스와 VR기기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열린 '구글 I/O 2022'에서 AR글래스 시제품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AR글래스는 이전 모델과 달리, 실제 안경과 같은 디자인으로 실시간 번역 기능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안경을 끼고 상대방과 대화를 하면 상대방의 말이 실시간으로 번역이 돼 안경에 나타나는 방식이다.
이밖에 검색과 증강현실 등의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해당 AR글래스의 출시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0년 AR글래스를 착용한 홍보영상까지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영상은 AR글래스와 글래스 라이트 두 가지 모델로 나눠져 있으며 애플이나 구글에 비해서는 안경테가 두꺼운 게 특징이다.
주요 기술은 손동작을 통해 AR영상을 조작하는 핸드 트래킹 기술과 키보드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무선 덱스 기술 등이 있다. 또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워치 등과 연결해 사용성을 확장한 게 특징이다.
AR글래스는 산업현장과 일부 개인 이용자들 사이에서 수요가 있었으나 시장이 자리 잡히지 않아 대기업들이 제품을 내놓지 않던 시장이었다. 그러나 비대면 시대에 메타버스 서비스의 성장과 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AR글래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글로벌 AR글래스 시장 규모는 2020년 25만5600개(추산)에서 연평균 80.3% 규모로 성장해 2027년까지 1580만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는 AR글래스를 시작으로 VR HMD까지 영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HMD 시장은 메타 자회사인 오큘러스와 대만 HTC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아직 기기를 소형화하고 무게를 낮춰야 하는 과제가 남은 만큼 가전 기업들에게는 기술경쟁의 장이 될 여지가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비하면 VR기기는 많이 가벼워졌지만 여전히 무겁고 불편하다는 이용자들이 있다"며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나온 것처럼 안경 수준의 HMD가 나올 때까지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