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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지금 '한류시대'…'韓게임'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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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지금 '한류시대'…'韓게임'으로 이어질까

K팝·영상·음식 '유행'…게임 인지도는 '아직'
블록체인 게임·온라인 베팅 시장에 가능성 있어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가 지난해 10월 '한류' 등 26개 단어를 새로이 사전에 등재했다고 발표하며 사용한 이미지. 사진=옥스포드 사전 블로그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가 지난해 10월 '한류' 등 26개 단어를 새로이 사전에 등재했다고 발표하며 사용한 이미지. 사진=옥스포드 사전 블로그
영국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정 인물·작품을 넘어 한국 전체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게임산업'으로도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런던의 왕립 박물관 빅토리아 앤 알버트(V&A)는 최근 자체 기획한 '한류!: The Korean Wave' 전시회를 예고 했다. 방탄소년단(BTS)이나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최근 유행하는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는 물론, 백남준·함경아 작가의 작품 등 비상업적 예술,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발전사 등 문화 외적인 부문까지 총 망라한다,
지난해 말 '한류'를 포함 26개 한국 관련 단어들이 옥스포드 사전에 신조어로 등록됐다. 여기에는 '오빠·언니·애교·파이팅' 등 일상 용어는 물론, '먹방·갈비·삼겹살·잡채·치맥' 등 식문화 관련 용어까지 다수 포함됐다. 옥스포드 대학교는 "한국 문화의 국제적 인지도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영국 장기체류 경험이 있다는 IT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영국은 한국 관련 식재료는 물론, K팝이나 한국 영화 등에 대해서도 거의 모르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런던에 위치한 식당 '분식'에서 시민들이 인증 샷을 찍고 있다. 사진='분식' 공식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런던에 위치한 식당 '분식'에서 시민들이 인증 샷을 찍고 있다. 사진='분식' 공식 페이스북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런던의 인기 축구팀 토트넘FC서 핵심 전력으로 활약 중인 손흥민과 BTS·블랙핑크 등 K팝 가수들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끈 가운데 '킹덤',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한국 영화·드라마들의 유행이 한류에 불을 붙였다.

이러한 인기는 음식 등 생활 분야로도 번졌다. 영국의 BBC는 지난해 말 2020년 '고추장'에 대해 보도할 때 'Korean Chilli Sauce'가 아닌 'Gochujang'이란 고유명사로 불렀다. 데일리메일은 지난해 말 "지난 1년 사이 '고추장'의 영국 내 판매량이 3배 이상 증가했다"며 "한류가 영국에서 점점 주류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디어 한류의 중심축인 게임 분야는 아직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해 게임시장 규모는 57억달러(약 7조원)로 세계 6위였다. 4위 한국의 82억달러(약11조원)에 비해 69.4% 수준으로 결코 작지 않은 시장이 형성돼 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 유고브(YouGov)이 올 2분기 빅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게임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진 것은 크래프톤의 '펍지: 배틀그라운드'였으나 전체 게이머 중 35%만이 알고 있다고 응답해 전체 브랜드 중 인지도 113위를 차지했다.

넷마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위)' 글로벌 버전과 위메이드 '미르4'.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넷마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위)' 글로벌 버전과 위메이드 '미르4'. 사진=각 사

업계 관계자는 "영국이 최근 블록체인에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블록체인 게임이 국산 게임의 인지도 상승을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재무부는 올 4월 "가상자산 글로벌 허브가 되는 것이 영국의 목표"라며 스테이블 코인과 DAO(분산형 자율 조직) 등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국산 블록체인 게임은 이미 영국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넷마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와 위메이드 '미르4'는 이달 들어 영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권에 꾸준히 머무르고 있다. 두 게임은 각각 마브렉스(MBX)와 위믹스(WEMIX)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경제 구조가 적용돼 있다.

영국 온라인 콘텐츠 분야서 게임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셜 카지노·온라인 베팅 분야 역시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영국 도박 위원회(UKGC)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온라인 베팅 시장의 규모는 69억파운드(약 11조원)로 뉴주가 발표한 같은 해 게임 시장 규모를 웃돌았다. 베팅의 주요 장르로는 슬롯 게임이 29억파운드(약 4조5344억원), 스포츠 베팅이 26억파운드(약 4조654억원)로 집계됐다.

국내 대표 소셜 카지노 게임사 더블유게임즈는 올 초 온라인 베팅을 의미하는 '아이게이밍' 분야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자사 슬롯 게임 '웨어울프 윈드폴'이 영국 도박 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미르4'를 운영 중인 위메이드는 NHN이 개발하고 있는 스포츠 베팅 게임 '위믹스 스포츠(가칭)' 출시를 맡은 만큼, 관련 사업을 통해 영국 시장 진출도 가능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