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피소드에서는 우영우와 한바다 변호사들은 김정훈과 가까워지기 위해 그가 좋아하는 펭수가 부른 노래 '펭수로 하겠습니다'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우영우의 아버지 우광호(전배수)의 아이디어로 김정훈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우영우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좀 더 모아보자. 영화와 드라마에서 언급된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폐장애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보자. '펭수로 하겠습니다'를 직접 부를 순 없어도, 이 정도의 노력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자폐장애를 다룬 한국영화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말아톤'이다. '말아톤'은 자폐장애를 가진 초원(조승우)이 달리기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고 이를 가르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어머니 경숙(김미숙)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폐장애에 대한 사회의 냉혹한 시선과 함께 자폐장애인을 키우는 부모의 고충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다루고 있다.
냉정한 시선과 맞서는 초원과 가족들의 모습이 아프게 다가오면서도 스포츠 영화의 인간승리가 진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특히 배우 조승우가 보여준 자폐장애 연기는 그해 대종상과 백상, 부산영평상에서 남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할 정도로 명연기였다.
'말아톤'은 현재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네이버 시리즈온, U+모바일TV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가 17년전 헤어진 엄마 인숙(윤여정)과 재회하고 뜻밖의 동생 진태(박정민)를 만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진태는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자폐 장애인이다. 가족에 대한 원망으로 삐딱한 성격을 가진 조하는 진태를 보살피면서 가족애를 깨우치게 된다.
조하와 진태가 형제애를 쌓아가는 과정이 감동을 주면서도 진태가 음악적 재능을 펼치기까지의 과정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조하와 진태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티빙과 왓챠, 쿠팡플레이에서 이용할 수 있다. 또 웨이브와 네이버 시리즈온, 애플TV플러스 등에서 개별구매도 가능하다.
'증인'은 '우영우'의 극본을 쓴 문지원 작가가 참여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있다. 이한 감독과 문지원 작가가 각본을 쓰고 이한 감독이 연출한 '증인'은 자폐장애 학생 지우(김향기)와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우영우'와 닮았다.
대형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 순호는 살인사건 용의자의 변호를 맡게 되는데 유일한 목격자가 자폐장애 학생 지우다. 순호는 증언을 듣기 위해 지우에게 다가가지만, 지우는 순호를 거부한다. 순호와 지우가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여러 갈등이 일어난다. 이 가운데 영화는 순호가 지우를 이해하고, 지우도 순호의 진심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10대 자폐장애 학생으로 등장하는 지우는 살인사건을 목격한 기억력이 남들보다 뛰어났지만, 그것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살인사건을 목격했다면 누구라도 그것을 입 밖으로 내기 두려웠을 것이다.
'증인'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타인과 관계를 유지해가며 감정을 배우는 지우의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와 함께 자폐장애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순호의 모습은 자폐장애를 바라보는 외부인의 시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증인'은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네이버 시리즈온, U+모바일TV 등 주요 OTT 서비스에서 모두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영화는 다큐멘터리 '학교 가는 길'이다. 위에 언급된 창작물처럼 세상이 자폐장애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 가는 길'은 자폐·발달장애에 대한 세상의 비정한 시선과 그에 대항하는 어머니들의 싸움을 보여준다.
지난해 5월 개봉한 '학교 가는 길'은 예고편부터 충격적이었다. 자녀들이 다닐 수 있는 특수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어머니들이 단상에서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눈물로 지역사회에 동의를 요구한다. 그러나 다른 어머니들은 냉정하게 바라보며 고성으로 항의도 한다.
'학교 가는 길'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진학교의 설립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자폐·발달장애 학생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특수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서진학교가 설립되려고 하지만, 지역사회의 일부 주민들은 이를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다.
영화는 학교에 가기 위해 매일 1~4시간 거리를 왕복하는 자폐·발달장애 학생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국사회 복지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한다. 그리고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기 위해 싸우는 어머니들의 강단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학교 가는 길'은 현재 정액제 OTT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고 개별구매해야 한다. 구글플레이와 웨이브, 티빙, 네이버 시리즈온 등에서 대여 혹은 구매할 수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