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은 현지시각 지난 1일 "익명의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 4명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텐센트가 유럽의 게임사와 IP 보유 업체들을 인수하기 위해 적극 노력 중"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저변 확대와 메타버스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텐센트는 지난 2분기 게임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1% 하락한 425억위안(약 8조60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중국 정부의 강경 규제가 지목됐다. 상반기 동안 텐센트는 해외 게임 접속 지원 프로그램 '텐센트 가속기', e스포츠 개인방송 플랫폼 '텐센트 e게임(펭귄 e스포츠)' 등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중국 정부는 하반기 들어 게임 분야에 대한 규제를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내어주지 않던 온라인 게임용 출판심사번호(판호)를 올 4월 재개, 6월부터는 매월 내어주고 있으며 9월에는 텐센트가 서비스할 게임 역시 판호 목록에 올랐다.
실제로 텐센트 경영진은 올 8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당분간 게임 산업계에 새로운 규칙은 없을 전망"이라고 발표하는 한편 "글로벌 역량 확보를 위해 중국 외 지역의 게임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텐센트는 올 8월 말 소니와 더불어 '엘든 링'을 개발한 일본 게임사 프롬 소프트웨어에 총 364억엔(약 3621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투자 후 프롬 소프트웨어의 모회사 카도카와는 69.66%, 텐센트는 16.25%, 소니는 14.09%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달아 9월 초에는 프랑스 최대 게임사 유비소프트의 지주사 기예모 형제 유한회사(Guillemot Brothers Limited)에 총 3억유로(약 4235억원)을 투자, 지분 49.9%와 의결권 5%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텐센트는 유비소프트 경영진 기예모 일가에 이어 회사의 2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로이터 통신이 언급한 4명의 관계자 중 일부는 이러한 행보가 메타버스와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텐센트는 올 9월 초 상하이 세계 인공지능 컨퍼런스(WAIC)에서 "AI 기술 연구소 유투랩(YouTu Lab)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포브스가 "텐센트 게임 사업부에 직원 300명 규모의 확장현실(XR) 전담 부서가 설립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6월 27일 텐센트의 게임 쇼케이스 '스파크 2022'에선 가상인간 아바타·디지털 트윈 공장·비행 시뮬레이션·디지털 문화재 복원 등 여러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발표했다.
텐센트는 지난달 자사 클라우드 사업부와 유럽에 본사를 둔 IT 컨설팅사 액센츄어와 '촨젠후롄(全真互联, 영문명 Immersive Convergence)'이라는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를 일종의 B2B 메타버스로 보고 있다.
'촨젠후롄'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디지털 트윈·TPM(신뢰 가능한 모듈)·사물 인터넷(IoT)·확장 현실(XR)·다중 감각 상호작용 등을 핵심 기술로 하며 △일반 이용자에게 언제 어디서나 몰입형 경험 제공 △기업·조직을 위해 보다 직접적 효과를 지닌 가상 솔루션 제공 △공공을 위한 지속 가능한 몰입형 솔루션 개발 촉진 등을 목표로 한다.
마화텅 텐센트 대표는 "촨젠후롄은 시간과 공간, 실물경제와 가상경제를 연결하고 미래의 문을 여는 프로젝트"라며 "일반 이용자와 기업을 넘어 사회 전체에 새로운 솔루션, 나아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