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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카카오톡' 위챗도 일부 접속불가…원인은 '실시간 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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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카카오톡' 위챗도 일부 접속불가…원인은 '실시간 검열'

공산당대회 앞두고 베이징서 '시진핑 물러나라' 현수막 내걸려
시위 언급 시 영구 차단…'온라인 자아비판' 나선 이용자도 있어

'위챗'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신화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위챗'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신화통신·뉴시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이 약 14시간 동안 마비됐던 가운데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 또한 일부 이용자들이 접속 불가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 개최에 따라 '인터넷 검열'이 강화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파이낸셜 타임즈,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여러 소셜 앱 이용자들이 계정 차단 등의 현상을 겪고 있다. 여기에는 텐센트가 개발한 국민 메신저 앱 '위챗'도 포함됐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전당대회를 나흘 앞둔 지난 13일, 베이징에서 벌어진 '반 시진핑 시위'가 지목됐다. 당시 베이징 시통교(橋)에는 "문혁(문화대혁명)이 아닌 개혁이 필요하다", "거짓말 대신 자존심을 세우라", "나라의 적 시진핑은 물러나라"는 등 현 정권을 겨냥한 붉은 글씨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로 인해 웨이보 포털 등에선 '베이징', '시통', '다리', '용기' 등의 단어와 '시통교'를 주제로 한 음악 등이 모두 금지어로 지정됐다. 또 시위와 관련된 소식을 전하거나 사진을 올리는 이들에겐 모두 계정 정지, 접속 차단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등 실시간 검열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시통교에 지난 13일 시진핑 주석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사진=자유아시아방송(RFA)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베이징 시통교에 지난 13일 시진핑 주석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사진=자유아시아방송(RFA) 트위터

미국 매체 테크놀로지 리뷰는 이와 관련해 베이징에 거주하는 C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는 "지난 14일 오후 1시 경, 위챗 단체 채팅에 시위 관련 이미지를 전송했다가 4시간 만에 '관련 정책에 따라' 영구 계정 차단 조치가 내려졌다"며 "민감한 소식인 만큼 며칠 정도 차단되는 것은 감수했지만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불편을 토로했다.

이러한 '위챗 차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자아비판'에 나선 이들이 등장했다. 한 중국인 네티즌은 웨이보를 통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정신 상태가 좋지 않아 나도 모르게 6명이 있는 위챗 채팅방에서 민감한 발언을 했다"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텐센트 측은 내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기 바란다"고 공개 게시물을 게재했다.

한국의 카카오톡이 그렇듯, 위챗은 단순한 메신저 앱이 아니다. 다양한 온라인 구독 서비스와 건강 검진 QR코드와 온라인 결제 등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새로운 계정을 이러한 서비스와 연결하려면 며칠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위챗이 이용자의 채팅과 이미지 등을 실시간 검열하는 기능이 탑재됐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진 시티즌 랩은 지난 2019년 "위챗에는 실시간 자동 검열을 통해 이용자들이 전송하는 이미지를 즉시 차단하고 해당 계정에 징계 조치를 취하는 시스템이 탑재돼있다"고 발표했다.

테크놀로지 리뷰 측에 따르면, 텐센트 측은 "위챗에 이러한 검열 시스템을 적용해 이용자들의 계정을 영구 차단했는가" 등의 질문에 현지시각 16일까지 응답하지 않았다.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는 5년마다 개최되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로 올해로 20회를 맞이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며 2013년 3월부터 약 10년간 중국을 이끌어온 시진핑 주석의 3번째 연임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