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창펑 바이낸스 대표는 한국 시각 기준 9일 오전 1시 경, SNS를 통해 "FTX가 중대한 유동성 위기에 관한 도움을 요청했다"며 "이를 돕는 과정에서 우리가 FTX를 완전히 인수한다는 내용을 담은 LOI를 작성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 '암호화폐 겨울'이란 위기가 닥친 가운데 FTX는 시장의 '백기사' 역할을 해왔다. 올해 FTX는 그룹 내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를 통해 블록파이, 보이저 등 업체에 7억5000만달러(약 1조원)대 구제 금융을 제공했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대표는 "시장을 위해서라면 더 좋지 않은 거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블록체인 전문지 코인데스크가 이달 2일 "알라메다 리서치 내부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사측의 대차대조표 상당부분이 FTT(FTX Token)로 채워져있으며 이를 담보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재무적 취약성을 지적했다. FTT는 FTX가 지난 2019년 5월 발행한 자체 암호화폐다.
FTX의 재정 유동성에 대한 논란이 시작된 가운데 자오창펑 바이낸스 대표는 지난 7일 오전 4시 경 "바이낸스는 지난해 FTX 지분을 청산하던 과정에서 21억달러(약 3조원)의 암호화폐를 지급받았다"며 "최근 밝혀진 폭로를 고려, 당시 받은 암호화폐 중 FTT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바이낸스는 항상 업계 관계자 간 협력을 장려하고 있으나 프로젝트의 공개적 실패는 플랫폼과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FTT 청산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몇 개월에 걸쳐 이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오 대표의 발언은 FTX와 FTT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발표 직전 개당 24달러대에 거래되던 FTT는 이틀 만에 6달러 이하로 급락했다. FTX에선 투자자들이 예치금을 인출하는 '뱅크런'으로 인해 지난 사흘동안 60억달러(약 8조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FTX의 위기는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경색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BTC)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2900만원 이상에 거래됐으나 'FTX 사태' 이후 최저 2428만원까지 떨어졌으며 9일 오전 11시 기준 25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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