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게임위 수도권사무소에서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 김규철 게임위원장 등 관계자들은 △'블루 아카이브' 등 서브컬처 게임에 과도한 선정성 잣대를 들이민다는 주장 △회의록 미공개 등 '밀실 심사' 논란 △38억원 규모 등급 분류 시스템 비리 의혹 등 최근 있었던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바다신2'를 비롯한 아케이드 게임들이 과거 바다이야기와 비슷한 콘텐츠가 포함되거나 '리니지' 시리즈 등 타 게임의 음악을 도용했음에도 등급 분류를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콘셉트는 유사하나 시간당 투입 금액을 제한하는 등 법을 준수했다", "저작권 침해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면 등급 분류를 취소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지난달 13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지난 3년간 게임위 심의 상정 게임 3828건 중, 위원 의견이 개진된 사례가 227건(5.9%)에 불과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깜깜이 심사' 의혹이 제기됐다. 이달 4일에는 국가기록원이 게임위에 "공공기록물법 시행령에 따라 회의록을 작성할 것"을 주문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인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측은 지난달 27일, 게임위가 2017년부터 총 38억8000만원을 투입해 개발한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개발사에게 어떤 배상금이나 처벌도 가하지 않았다며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연이어 이러한 사실을 감사원 감사로 이첩하기 위해 국민 청구 연대 서명 캠페인을 29일 진행했다. 당초 캠페인의 목표는 청구 정족수인 500명을 채우는 것이었으나 약 8시간동안 진행된 끝에 정족수의 10배를 넘는 5489명의 시민들이 서명을 완료했다.
게임위는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여 내년부터 등급분류·직권등급재분류·분과위원회 회의록을 모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앞서 게임위는 3년간 회의록 정보 공개 이의 신청을 5차례 접수했으며 이 중 1건만 회의록을 공개했다.
또 올해 안에 '게임이용자 소통 간담회'를 개최하고 향후 분기별로 '게임 이용자와 대화'를 정례화해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감사원 감사나 수사 결과에 대해선 "업무상 과오나 형사적 책임이 발견될 경우 100% 책임을 지고 징계와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위는 최근 있었던 논란들에 대한 해명과 개선 방안을 내놓았으나 간담회 중 나온 일부 발언들이 논란을 불렀다. 우선 "게임을 바라봄에 있어 게이머의 눈높이와 사회적 기준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발언으로 인해 "게이머들이 반사회적이라는 것이냐"는 반발이 일어났다.
또 김 위원장이 글로벌 PC 유통망 '스팀'에 대해 "포르노 수준의 게임들이 눈에 띈다", "게임에 대한 이해가 다른 것은 인정하지만 역겨운 것들도 있다"고 말해 "이제는 스팀까지 '성인물 플랫폼'으로 몰 셈인가"라는 등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게임위는 이날 저녁 별도의 성명문을 통해 "게이머와 사회 간의 시각 차이에 대한 것은 게이머들의 이해도와 그 외 사람들의 이해도에 있어 차이가 있다는 뜻"이라며 "게임이 과거에 비해 국민적으로 대중화됐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선 "스팀의 모든 게임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 일부 부적절한 게임이 유통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게임위는 스팀 운영사인 밸브 코퍼레이션이 국내 민간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2006년 역사가 시작된 게임물등급위원회를 전신으로 해 2013년 창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등 관련 법에 의거, 게임물의 등급을 매기고 심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매 3년마다 위원장과 위원이 교체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