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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뒤집힌다"…OTT시장, 내년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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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뒤집힌다"…OTT시장, 내년 '지각변동' 예고

넷플릭스 1강 체제 '흔들'…티빙, KT시즌·파라마운트+와 상승세
웨이브·쿠팡플레이·디즈니+ "콘텐츠에 힘"…왓챠는 변화 예상

국내 주요 OTT 서비스 메인화면.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주요 OTT 서비스 메인화면.
그동안 '1강 3중'으로 형성돼 있던 한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내년에는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넷플릭스가 1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시즌을 품은 티빙은 웨이브, 쿠팡플레이와 격차를 벌리고 토종 OTT 1위로 급부상하게 됐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을 실을 전망이고 쿠팡플레이도 콘텐츠 수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디즈니플러스는 대작 콘텐츠의 공개를 앞두고 있고 왓챠는 경영권 매각이나 투자금 확보 등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 '1강 3중'에서 '1강 1중' 혹은 '2강 2중' 형태로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

'1강' 넷플릭스 위기, 오리지널 IP 본격 활용 기대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 이용자 수와 이용 시간을 자랑하던 넷플릭스는 최근 기세가 주춤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주간 총 사용자 수는 8월 800만명대에서 최근 600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시장점유율은 38.22%로 여전히 2위와 20%대 격차를 보이며 앞서 있지만 종전보다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고 요금제 이슈가 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형 요금제에 대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반대로 프리미엄 플랫폼 이미지가 훼손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얻는 데에도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를 중심으로 계정 공유를 제한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넷플릭스에 대해 '돈독 오른 기업'이라는 인식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올해 초 요금 인상과 함께 계정 공유 제한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된데다, 토종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 수준이 향상돼 넷플릭스를 떠나는 사용자가 늘어났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올 하반기 '수리남'이 화제성을 확보하며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글리치'나 '썸바디'에 대해서는 워낙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인 만큼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여기에 '카터'와 '서울대작전', '20세기 소녀'도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면서 이용자 수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예능 콘텐츠인 '테이크 원'도 기대만큼 화제성을 이끌어 내는 데는 실패했다.

넷플릭스는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가입자를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스위트홈', 'D.P.'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성공작의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살인자O난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택배기사' 등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대거 대기하고 있다.

내년 공개가 확정된 예능 중에는 팬들 사이에서 '갑오징어게임'으로 불리며 기대를 모은 '피지컬100'과 '대탈출', '더 지니어스'를 성공시킨 정종연 PD의 첫 넷플릭스 작품 '데블스 플랜'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올해 총 5편의 영화를 공개한 넷플릭스는 내년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승부', '정이', '길복순', '발레리나', '독전2' 등을 공개한다.

'또 다른 1강' 노리는 티빙, 연합군 앞세워 진격


티빙은 올해 KT 시즌을 인수합병하고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그동안 웨이브, 쿠팡플레이와 함께 '3중'으로 분류되던 티빙은 시즌을 품으면서 웨이브보다 앞서게 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시즌 합병 이후 점유율 18.05%가 되면서 웨이브(14.37%), 쿠팡플레이(11.8%)보다 앞서게 됐다.

티빙은 단순히 시즌을 합병한 것뿐만 아니라 대주주 CJ ENM과 KT의 미디어·콘텐츠 협력으로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수혈받을 수 있게 됐다. 이미 시즌의 오리지널 콘텐츠인 '신병', '굿잡', '얼어죽을 연애따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등을 포함한 시즌의 모든 작품이 티빙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성공시킨 KT스튜디오지니의 콘텐츠 제작 역량까지 수급받을 수 있게 됐다.

시즌뿐 아니라 파라마운트 플러스도 티빙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몸값'과 '욘더'의 해외 공개를 돕는 데 이어 '헤일로', '스타트렉: 스트레인지 뉴 월드' 등 오리지널 드라마의 국내 공개를 독점하고 있다.

특히 티빙 오리지널 '욘더'의 경우 티빙과 파라마운트 플러스의 공동 투자로 제작된 작품이고, 앞으로 이 같은 프로젝트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내년에도 양질의 콘텐츠 공개를 기대해볼 수 있다.

시즌과 파라마운트 플러스의 도움 없이도 강력한 자체 경쟁력을 지닌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샤크: 더 스톰'과 '방과 후 전쟁활동', '잔혹한 인턴' 등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을 확정했으며 여기에 새로운 작품들도 일부 추가될 수 있다.

콘텐츠 힘주는 웨이브·쿠팡플레이·디즈니+…변화되는 왓챠


올해 초 '트레이서' 이후 오리지널 콘텐츠가 고전하던 웨이브는 연말에 '약한영웅 class1'으로 화제성을 확보했다. 화려한 액션과 함께 탄탄한 스토리를 갖춘 '약한영웅'은 공개 직후 웨이브 시청자 유입에 크게 기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웨이브는 내년에 오리지널 드라마와 함께 예능에서도 성공작을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HBO와 독점 콘텐츠 공급 협력도 강화해 '하우스 오브 드래곤'과 같은 성공작의 독점 공개를 기대해볼 만하다.

'SNL 코리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쿠팡플레이는 올해 10월 KT알파와 단건구매(PPV) 방식으로 영화·애니메이션 650편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올해 한국영화 대작인 '비상선언'과 '한산: 용의 출현'을 OTT 독점 공개하면서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투자 대비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는 내년에는 뭔가 달라질 전망이다. 올 연말에는 최민식 주연의 대작 드라마 '카지노'를 공개하면서 반전을 꾀할 디즈니플러스는 내년에 '무빙', '사랑이라 말해요', '최악의 악' 등을 공개한다. 또 '형사록', '사운드트랙#2' 등 올해 성공을 거둔 작품 역시 일찌감치 시즌2 공개를 확정 지었다.

여기에 현재 공개 중인 '3인칭 복수'와 오는 7일 전편 공개를 앞둔 '커넥트' 역시 성공 여부에 따라 시즌2 공개를 예상할 수 있다.

올해 자금난에 시달리며 경영권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왓챠는 내년에 투자금을 확보하거나 새로운 경영자가 나타나는 등, 구체적 방향이 정해질 전망이다.

특히 왓챠는 '시맨틱 에러'의 성공으로 탄탄한 마니아층이 버티고 있고 왓챠피디아가 보유한 6억5000만 건의 평점 데이터가 있는 만큼 서비스 자체의 종료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이달에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와 '사막의 왕'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독점 공개 콘텐츠 '신입사원'의 공개가 예정돼 있어 분위기 반전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만에 하나 새로운 사업자가 결정되더라도 서비스를 개편해 새로운 형태로 왓챠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