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앙지방법원은 지난 7일 오후 8시 경, 8일 오후 3시로 예정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를 상대로 한 위메이드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심리에서 거래소 측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이번 가처분 신청에서 이어질 민사 본안 소송과 더불어 앞서 언급한 4대 거래소와 위믹스를 상장하지 않은 고팍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위믹스 상장 폐지 결정에 있어 담합이 이뤄졌다는 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예정이다.
DAXA는 지난 10월 27일, 위메이드가 앞서 업비트에 제출한 계획서 대비 많은 양의 위믹스를 유통했다며 상장 폐지 예고 절차인 투자 유의 종목 처분을 내렸다. 이후 4주간 소명을 거친 끝에 지난달 24일 "오는 12월 8일부로 위믹스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유의 종목 처분을 받은 시점에 위메이드는 "계획서 대비 29.4% 초과 유통된 것을 확인했다"며 재발 방지와 소통 강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거래 지원 종료 조치에는 크게 반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장현국 대표가 "이번 조치는 업비트의 갑질이자 사회악적 행위"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투자 유의 종목 지정 당시 위믹스의 거래가는 2602원에서 1777원으로 31.7% 급락했다. 상장폐지 발표 시에는 2206원에서 492원으로 77.7%, 가처분 기각 시점에는 894원에서 176원으로 80.3% 떨어졌다. 최고점과 최저점의 시차는 41일, 하락률은 93.2%다.
오랜기간 가상자산에 투자해온 이들은 의외로 이번 가처분 신청 기각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국내 한 블록체인사 직원은 "국내 여타 블록체인 업체들은 대체로 자신들의 코인에 불똥이 튀지 않기만을 바라며 몸을 사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냉정히 말해서 이번 사건은 위믹스 홀더가 아닌 투자자들에겐 가격 변동이 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투자의 장이었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블록체인계 관계자는 "피카나 드래곤베인의 전례가 있었던 만큼, 나나 내 주변 사람들은 위메이드의 가처분 인용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카는 올 6월 업비트를, 드래곤베인은 7월 빗썸을 상대로 상장 폐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2건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다.
4대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 지원이 종료된 후, 투자자들은 출금 지원 종료 시점까지 위믹스를 출금해야한다. 각 거래소 별 출금 지원 종료 예정일은 △코인원 12월 22일 △코빗 12월 31일 △빗썸 1월 5일 △업비트 1월 7일이다.
위메이드와 거래소 간의 민사 소송은 유수의 로펌들이 참여하는 '별들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앞서 가처분 신청 심리 과정에서 위메이드는 법무법인 김앤장·율우·화우를, DAXA 측은 법무법인 세종·율촌·광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이중 김앤장은 심리 개시 전날인 1일 사임했는데 업계인들은 업비트·DAXA 측과의 관계를 고려해 사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심리 과정에서 논의된 주요 쟁점으로는 △DAXA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위믹스 투자자들이 받은 피해에 대한 책임 소재 △위믹스 유통량 문제와 상장 폐지라는 처분 사이 형평성에 대한 '비례(과잉 처분 금지)의 원칙' 문제 등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DAXA 측은 위믹스의 신뢰도 하락이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이게 피해를 주리라 판단해 거래 지원 종료 처분을 내렸을 것"이라며 "해당 조치의 판단 근거가 될 '투자자 피해'를 추산한 데이터의 실질성과 정확성이 이번 법정공방의 승패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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